W204 2.5V6 를 타다가,  한동안 차 없이 살았습니다.

저는 늘 버스로 출퇴근을 하는데다,   주차공간도 마땅치가 않고 뭣보다,
손님들이나 등등 한잔하게 되면 차가 짐스러워서 도통 불편했거든요

애들 등하교나 장보는 용도 정도는 와이프의 E90 320i 로도 차고 넘치고
가끔 제가 정 차가 필요하면,  와이프차를 빌린다음 기름을 넣어주는것으로도
불편이 없었지만,


언젠가부터 슬슬 느껴지는게 가끔 애들이랑 드라이브라도 가자고 하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싫다더군요
 

와이프한테 얼핏 들어보니 '차가 좁고 승차감이 나빠서 멀리 타고 다니는건 싫대나?'

아니 이놈들아 라떼는 말이야...  포니1에 11명이 타고... 이것들이 배가 불러서!!
(아닌게 아니라,  첫째의 키가 벌써 180에 육박하고 있어서 그럴만도 합니다)

어쨌든,  차종 물색에 들어갔습니다.   


본래 처음에 염두에 둔 차는 모하비였습니다.   E90이 작긴하지만,  편하게 쓸만하고  
(더구나 지난 여름부터 최근까지 500정도 들여서 정비도 해놓았으니 처분하기도 애매)

모하비라면,  가족끼리 여행다니기도 좋고,  튼튼한데다 관리만 잘 해놓으면 누가봐도
나쁘지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었죠.  거기에 프레임바디라서 튼튼하고 또 모델체인지
직전이라 가격도 적당한것은 덤 


하지만...   SUV도 타는 사람만 탄다는 것이 맞는것 같고,  저희집은 SUV를 타는 사람이
고종형 한분 밖에 없을 정도로 높은차 + 디젤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패밀리인듯합니다.


여튼,  실험삼아 지난 가을 아이들 데리고 국내여행을 갈 때,    카니발을 렌트해봤죠.

'그래,  어디한번 제대로  넓은(디젤)차 한번 타봐라~~'   


보시는바와 같이,  짐공간도 크고 (4인가족인데 아무리 2박이지만 짐이 좀 적긴하네요)
시트도 많아서 아주 여유로왔습니다.   특히 중2인 첫째놈은 가장 후미석에 쳐박혀서 
계속 게임하고 유X브 보고...   

'어이~  청소년~  뭐하시나~' 하고 물어봐도 겨우  '아,  왜요?'  하고 메아리가 돌아오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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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세이드도 고려해봤고,  쉐보레의 트래버스도 좋은 선택이라 생각했었습니다.
맥스크루즈도 마지막까지 고민했지만...

결국 장거리 여행을 다녀온 가족들의 한결같은 소감은
'승차감이 나쁘고, 진동과 소음이 심해서 너무 힘들다'  였습니다.   


카니발이란 차는 굉장히 매력이 있고,  쓰임새가 멋진 차종이지만,   제가 렌트카를 타서인지는
몰라도 부밍음이 너무 심하고,  리어가 가벼워서 제한속도를 얼마 안넘긴 고속에서도 거의
날아가는 느낌이더군요.   


그리고 이번에는 와이프의 의견을 대폭 수용하기로 애초부터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무조건 세단,  난 높은차 못타겠다' 는 말로 위의 모든 고민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그리하여 세단으로 알아보게 되었는데,  처음의 구상은 그냥 이랬습니다.  


'온가족 탈 일이 적고 시내주행이 태반이니 소나타급을 하나사고,  당신차는 조만간 팔자'
였지만,   그게 또 그렇지가 않더군요.   당시 고려대상은

- LF소나타 초기형 2.0 (제가 변태라 그런지 초기형 디자인이 가장 좋아요 ㅠㅠ)
- 쉐보레 임팔라 3.6 (작년 제주도 갔을때 애들이랑 타고 다녔던 추억이 진하게...)
- 쉐보레 말리부 2016년형 2.0T (이것도 제주도 갔을때 렌트했는데,  참 좋았습니다)
- K7 2016년형 3.0 개솔린

정도였습니다.    제 맘에 가장 들어왔던 차는 말리부였고,  와이프도 나쁘지 않다고
했었지만,  답이 잘 안나오더군요. 


그래서 카니발을 타고 국내여행에서 서울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문득 기억이 난

'혹시,  예전에 00엄마랑 장보러 갈때 그차 타고 좋았다고 나한테 카톡보낸거 생각나?'  하니까
'아...  뭐...  ㅎㅎ   근데 왜?'    (이렇게 되면 얘기 끝난거죠)


뭐 그런 스토리로...  중고라서 미안하지만,  제네시스 3.3 2WD를 가져왔습니다.

워낙 많이 팔린차라서 그런지 시세도 안정적이고,  수리도 편하겠더군요. 
아는 딜러가 있어서 수배를 부탁해놓고 한달전쯤 가져왔습니다.

저는 진회색이 좋았지만,  '세단은 검정' 이라는 촌아주머니의 고집에 또 져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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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당초부터 예상은 했었지만,  가져온 이후로 제가 탄게 5번 정도?  그중에 태반이
애들이랑 장보러 간것,  그리고 주말 아침에 친구만나러 팔각정 한번 올라간게 전부입니다.

어차피 애들 타라고 산거라서 별 불만은 없지만,   지금까지의 소감은

- 소음과 진동면에서 아주 만족스러움
- 무게감은 느껴지지만 예전의 준대형세단과는 주행성의 차이가 큼
- 2톤의 무게에 280마력의 출력이라 충분하진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음
- 시내연비 (종로구 시내+내부순환 8킬로 정도),  고속도로 (90내외 정속 14킬로 정도)



아무래도 내년초나 봄쯤에는 와이프차는 처분하든 아니면 제가 타든 하게 될것 같고
만약 처분을 하게 된다면,  저만 탈 수동차를 한대 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고쳐놓은게 좀 아깝긴 한데,  E46을 오래탔기 때문에 유사한 4기통 개솔린 후륜에는
이미 좀 흥미가 떨어졌고,


신쿱 2.0T 수동이나
아반떼 AD 터보스포츠 수동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벨로스터N 이 최고겠지만,  가격이 좀 부담... ㅠㅠ)


후배가 선물해준 자동차용 풀페이스 헬멧은 여전히 잘 보관하고 있는데,
언젠가는 서킷 라이센스를 꼭 따보고 죽어야겠다 싶습니다.


꽤 간만에 쓴 글인데,  별로 재미도 없는 얘기를 늘어놓아 버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