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해 회원 정원우 입니다.

브레이크 패드 잔여량이 2mm도 안 남아서, 지난 토요일에 동네 근처의 브레이크 전문점에 들렀습니다.
순정 사양이니 맘 편히 순정이나 하드론으로 넣자며 룰루랄라 갔었죠.

그런데, 어제부터 오늘까지 순정 패드를 찾는데, 2015년식 차의 부품이 전국에 다 없다는 겁니다. 오잉?

이게 무슨 말이야 싶어서, 10년 넘은 현대차를 몇 대씩 직접 고쳐타느라 7년 동안 자주 드나들곤 했던
모비스 부품대리점에 문의를 해보니 안 그래도 그 차 때문에 여기저기 전화 오고 난리라고 하더군요.

튜닝 안 하고 순정으로 타려고 선뜻 선택한 차가 2015년식 i30 D-Spec.
알고 있는 건, 좀 더 타이트한 스티어링기어비, 좀 더 하드한 스프링과 댐퍼 및 스태빌라이저 정도.
이 외에는 은색 대신 다크그레이 컬러의 실내 가니쉬와 세미버킷시트에 빨간색 안전벨트 등 실내 부품.
그런데 브레이크도???

지금 흔히 유통되는 2세대 i30 GD의 순정 패드는 양쪽 귀때기 폭이 12mm... D-Spec은 14mm...
끼우면 들어가기야 하지만, 저도 찝찔하고 샾 사장님께서도 추천하지 않으시더군요.
D-Spec의 것이 다른 건지, 아니면 단순히 페이스리프트(엔진 배기량도 증가) 혹은 연식에 따른 차이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수소문 끝에 가까스로 어느 동네 카센터에 동일 품번이 있는 것을 확인하여 구했습니다.

지금 차를 구해와서는 차에 돈을 거의 안 들이고 있었기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고민은 했었지만,
부품이 안 구해진다 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은, 아예 부품 구하기 쉬운 캘리퍼로 바꿀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인기 아이템인 XG2P를 박아버린다든지.

이번까지는 순정패드를 쓰고, 다음 교체시 순정패드가 안 나오면(설마) 피차 디스크도 교체할 겸 브레이크를
모비스튠으로 건드려볼 생각입니다.


뜬금없이, 돈을 들여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을 했던 건, 나는 이 차를 꼭 안고 가고 싶은데, 오래 탈 수 있을까?
하는 인식이 그 동안 은연 중에 자리잡고 있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차를 바꿀 때마다 꼭 해넣었던 사제스피커도 안 넣었고 서브우퍼도 창고에 그대로 박혀있는 상태네요.

그 이유는 딱 하나. 수동미션.

결혼을 하게 되면 오토로 차를 또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입니다.
나는 어찌됐건, 다들 그렇게 하니. 그러면 돈 들인게 또 무용지물이 되잖아요.
수동을 굳이 잡고 있는 것도 너무 이기적일 수도 있고.
뭐... 이젠 결혼하기엔 나이가 많아져서, 혼자 살겠거니 하고 편히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기껏 수동으로 선뜻 돌아와서 이런 생각도 한다는게 참 웃기죠.

요즘 같은 시대에 수동을 굳이 잡고 있고, 이제 완전히 사양화 되어가는 것을 유난히 크게 걱정하는 이유는,
오토를 몰면 몰 수록 적응하지 못해서라는, 도저히 남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할 이유 때문입니다.
연비 때문이라 하면 그건 완전히 시대착오적인 핑계고, 그렇다고 운전 재미가 없어서는 더더욱 아닙니다.
오히려 오토가 차를 빠르고 세차게 몰아도 울컥거리지 않고 코너링도 무지 편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NF도 적응되고선 꽤나 밟고 다녔습니다. 덩치에 비해 운전 재미가 정말 좋은 차였습니다.

그런 것보다는...
수동보다 몇 배 비싼 미션오일 교환비용, 엔진회전과 차속이 따로 노는 느낌, 둔턱이나 오르막에서 출발할 때
클러치 없이 엑셀만으로 힘 조절이 힘들고, 정차할 때마다 N으로 놓지 않으면 브레이크를 제치고 차가 앞으로
나아가려는 느낌이 드는 것, 완전히 멈추기 직전의 제동감, 밟고 다닐 땐 오히려 잘 모르겠는데 천천히 다닐 때의
붕 뜬 듯한 악셀 감각이 몰면 몰 수록 적응되는게 아니라 하나하나 쌓여서 더더욱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입니다.
운전 재미와는 별개로.

여하간, 회사 일과 그 외로도 스트레스 받는데 편하자고 타는 차에 내가 스트레스 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여
그냥 나중 걱정도 하지 말고, 결혼을 하든 안 하든 꿋꿋이 타기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뭐 그 때 되면 배우자를 위해 자그마한 혹은 아예 큰 오토를 하나 뽑든지.
애써 구한 연식 얼마 안 된 차를 또 바꾼다는 건 금전적으로도 낭비고.
결혼 후에도 여러 이유로 수동을 타시는 분들도 계시고.

어쨌든 이제는 커스텀 작업을 하나 둘 해보려 합니다. ^^
음악을 좋아하니, 최소한 스피커는 순정을 탈피하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