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너무 진지하게 읽기보다는 한번쯤 차에 대한 가벼운 생각으로 읽어보기를 권장합니다.

안녕하세요. 눈팅하는 회원 중 한 명입니다.
저는 공무 출장 때문에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1년은 안 되는 기간이지만 차가 없으면 안 되는 곳인지라
어찌저찌 돈을 긁어서 중고차를 구입했어요.
(한국에서 타고 다니던 클리오는 집에 계시는 부모님께서 운행 중... 1000km도 안 되셨더군요 운전하신지는)
제가 한국에서 타던 차와 다르게 엄청 큰 SUV인데(13년 지난, 26만km 넘은 중형 SUV) 엔진은 휘발유로 굴러가는 V6 3.5리터입니다.

* 굳이 이 차를 고른 이유는. 그나마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차로 본 녀석이고 한국에서 대형차는 타기 싫지만..
그래도 한번 타보고 할 말은 해보자는 생각으로 골랐습니다.

확실히 덩치가 크니까 좋은 점은

- 주변에서 차 덩치 크다고 놀람(한국 사람에 한함)
- 주변에서 덩치 큰 트럭들이 지나가도 놀라지는 않음
- 엔진이 커서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잘 나감(3.5리터..)
- 짐을 때려넣기엔 안성맞춤. 또는 사람 태우기엔.

확실히 덩치가 크니까 안 좋은 점은
- 코너 돌 때 휘청거리는 차체
- 주차할 때 부담스러운 차체(후방카메라는 커녕 주차 센서도 없음)
- 밟는 것보다 기름을 열심히 빨아먹는 엔진(평균연비는 리터당 9~10km)
- 오래된 차라 알게 모르게 잡소리가 큼(특히, 풍절음)

디젤을 타다 휘발유를 타니 '아 이래서 자동차는 휘발유 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잘 모르겠어요.
차마다 매력이 하나둘씩 있는데 이 SUV로 드라이브를 하면 '내가 차를 운전하는구나.'라는 느낌보다는
'내 뒤에 누군가를 잔뜩 태우거나 짐을 잔뜩 채워야할 것 같다.' 이런 느낌이 들더군요. 간혹 만나는 현대 팰리세이드, 기아 텔루라이드, 포드 익스플로러..

얘도 가족용 또는 사커맘 카가 이런 기분이구나 싶은데

한국에 들어가면 클리오를 타면 기분이 좋겠지만 한편으로 고민이더군요.
'협력점마다 서비스 수준도 천차만별이고 부품값도 보통이 아니고 디젤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유지비가 비싸고 
잡소리(저는 잡소리를 그닥 느끼지는 않아서 크게 신경쓰지는 않습니다..), 블루투스 통화가 어려운 녀석을.. 
게다가 심심찮게 보이는, 중고차 감가가 너무 커요...라는 말을 너무 많이 보는데. 어떡하지.'

그래도 장거리 운전하는 일이 많아 디젤이 이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가 밑도 끝도 없이 확산하면서 
운전하는 일이 정말 적어서 연평균 운전 거리도 확 줄어들 것 같다는 느낌도 들더군요.
미국에서 굴러가는 차를 보니 기아 쏘울이 많이 보이고 개인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기아 쏘울은 올해부터 우리나라에서 단종되었다고 하더라고요?(르노 클리오, 현대 i30, 기아 쏘울 끝...)
해치백 또는 왜건을 선호하는, 제 취향이 독특한 걸까요?

물론, 결혼하고 애가 생기면 '너는 직업상 이사를 하고 눈 많이 내리는 곳에 갈 수 있으니 SUV가 답이다.'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메인 SUV들은 디자인이 끌리지 않은데 가격은 뭐 이리 비싼 건지도 모르겠어요. 심지어 세단들을 보더라도, 다들 3~5년 정도 리스나 타다가 중고차 시장에 버젓이 올라갈 거라는 생각하니까 정이 안 생기고.
사람마다 개인 취향이 다르듯이 자동차 시장도 취향이 다를텐데

'차는 자고로 개인 소득에 맞춰서 구매해야 한다.' '승차감보다 하차감이 중요하다.' 
이렇게 떠들어대는 유튜브와 주변 시선들이 많으니까 이래저래 생각이 복잡하더군요 ㅎㅎㅎ

바다 건너편에서 코로나에 걸리지 말자고 조심, 또 조심하면서
한국에서 클리오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지 복잡미묘하여 글을 남겨봅니다.
눈이 많이 내리고 안그래도 날이 많이 추울텐데 회원님들 모두 몸 관리 잘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