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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조합입니다.

고성능이라는 공통점은 있을 수 있습니다만 바디타입, 세그먼트, 파워트레인, 구동방식 등이 전혀 다른 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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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 6기통을 집어넣었던 시절과 현재의 골프R을 비교하자면 철저히 실용적이고 밸런스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사운드와 감성에서는 손해를 보았지만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았을 때 얻은 것이 훨씬 많다고 봅니다.

 

W211 E55 AMG는 벤츠가 여전히 큰 배기량에 욕심을 많이 부릴 때라 경쟁차들을 압도하는 엔진 사이즈와 누가 곁에서 붙어도 꿀리지 않는 강력한 배기음, 그리고 주변에 위협을 줄만큼의 휠스핀을 일으킬 수 있는 초강력 토크를 갖춰 벤츠가 마초적인 이미지로는 독일에서 넘버원이라는 상징성을 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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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R이 2리터 직분사 터보엔진의 정점에 다다른 완성도와 내구성을 확보함으로 인해 튜닝에 대한 잠재력과 스포츠성 그리고 출력 대비 탁월한 연비등은 골프 레인지 안에서 누가 운전하건 실용적인 만족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게 합니다.

 

E55 AMG는 경제성과는 전혀 거리가 멀지만 이차에 익숙해지면 저속에서의 강력한 토크를 이용하여 운전하는 것이 얼마나 편하고 쉬운지를 깨닫게 되고, 때문에 작은 엔진을 가진 차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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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R도 ECU튜닝으로 토크가 남부럽지 않게 높아져 45kg이상의 토크를 쉽게 소화해내는 덕분에 순간가속력만큼은 어디에도 빠지지 않고, 부스트가 차는 시간이 엄청나게 빨라 현재 SKN ECU튜닝으로 380마력이상이라 공도 전투력은 500마력대 차들과 붙어도 밀리지 않습니다. 30분도 안걸리는 튜닝으로 거의 100마력을 높일 수 있는 ECU튜닝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600마력의 E55 AMG는 가속패달을 끝까지 밟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2단으로 출발해도 4초대의 0->100km/h발진 가속은 1단으로 출발하나 2단으로 출발하나 차이가 없고, 2단으로 130km/h를 달릴 수 있으니 기어변속없이 100km/h지점을 지나갑니다.

2단으로 출발해도 밟자마자 뒷바퀴가 찢어질 듯 연기를 내며 차가 똑바로 가지도 않습니다.

 

이런 강력함과 사운드 그리고 어떤 속도구간에서건 여유를 전해줄 수 있는 매력은 부족한 경쾌함의 아쉬움을 채우고도 남습니다.

 

종합적인 운전의 재미는 골프R쪽이 좋은 이유는 핸들링이 좋고, 더불어 초고속에서도 전혀 흐트러지거나 하지 않으면서 빠른 DSG의 변속과 7300rpm까지 돌면서 레드존 넘어서도 힘이 급격히 꺽이지 않는 유연한 터보의 특성등이 지나치게 토크에 의존한 E55 AMG와 대조적입니다.

 

장거리를 달릴 때 크루즈 컨트롤이 없는 골프R도 편안한 운전과 상당히 좋은 연비주행이 가능하지만 E55 AMG의 막강한 안락함과 비교가 될수는 없고, 600마력이지만 9km/리터 이상도 가능해 5단에 그냥 걸어두고 100-180을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의 연비가 제법 좋아 항속거리도 긴 편이라 주유를 자주하는 번거로움은 걱정 안해도 됩니다.

 

3배에 가까운 배기량의 차이를 가지고도 어느한쪽이 모든 면에서 일방적인 승리가 되는 구성이 아니라는 점도 두 엔진이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를 반증합니다.

 

토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전혀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이 전혀 다르기는 하지만 각자의 카테고리에서 최고의 지존으로서의 존재감은 인정해줘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발렛을 맡기는 그 짧은 순간도 질투가 날 정도로 남에게 운전을 맡기기 싫은지도 모릅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