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나른한 금요일, 점심시간에 잠도 깰 겸 테드 회원님들께

하소연+브리핑으로 시작한 졸필이 의외로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에 소소한 빅재미(!?)를 선사해 드린 셈이 되었네요=_=

금요일 밤을 불태우는 폭풍 야근 중 잠시 머리를 식힐 겸

열화와 같은 성원에 보답하고자 바로 2부를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앗!

 

 

다음 날, 미리 팀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영등포로 달려갔습니다.

(회사 상사분들도 제가 엥간히 자동차 중증 환자라는 걸 다들 알고 계셔서.. 너그러이 이해해 주셨네요 허허허^^;;)

아무리 고장차라도, 성격상 사전에 말도 없이 차만 버려두고 온게 내심 마음에 걸려서

문 열기 전에 가서 기다렸다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려고 했는데,

부지런한 샵 기사님들은 아침 일찍부터 출근하셔서 이미 제 차는 리프트에...하하하...

 

"아유, 일찍 와서 리프트 올리는거 밀어드렸어야 하는데 죄송해요"

잽싸게 인근 파리바게뜨에 가서 커피와 주스로 조공을 드리며 저도 타는 목에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들이킵니다.

기사님 왈

"에이 뭐 차 올리는 방법이야 많죠~"

알고봤더니 시크하게 후드 따고, 손으로 실린더를 밀어서 시동을 건 다음

밀고 rpm띄워서 움직이셨다나;;;;

(제가 타 본 메뉴얼 차들이 워낙 올드카들이라 그런지 브레이크, 클러치가 둘다 밟지 않으면 시동 안걸리는 차는

투카가 처음이었답니다=_=)

 

여튼 샵에 펼쳐진 처참한 몰골에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스러스트베어링이 아예 아작나서 pull 방식의 클러치 디스크를 꼼짝달싹 못하게 쥐고 있었더군요...

그리고 끌끌 혀를 차시는 사장님과 기사님의 한마디...

"아이구... 이거 플라이휠이 96만원이에요.. 어떻하면 좋아..."

"(속으로) 안다고!!!!!!!! ㅜ.ㅜ"

여튼 재미있게도, 사장님도 미캐닉분도 저도 누가 뭐라할 거 없이

순정 DMF를 끼운다는 방법은 아예 처음부터 베재한 상태로 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ㅎㅎ

얼핏 주워들은 카더라 통신들, EF 베타 1.8이면 된다더라.. 2.0이면 된다더라.. XG 2.5면 된다더라...

구글링 끝의 결론은 역시 EF 베타용 SMF 조합이었습니다만,

볼트 길이가 안맞아서 갈아내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여튼 해보기 전에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인근 부품대리점 사장님은 수 차례의 통화 끝에 급기야는

"플라이휠 그거 띠어놔요~" 하고는 오토바이를 끌고오셔서 제 플라이휠을 싣고 사라지심....

다른 회원분들도 그러시겠지만, 성격 상 어지간하면 미캐닉 분들에게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제 차가 무사히 수술을 마칠 때 까지 지켜보는 연인의 심정을 갖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닥쳐올 (차령/차량가액 및 지갑사정 대비) 무시무시한 견적서를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전 잽싸게 회사로 날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다소 투박하고 아주 친절하진 않지만 꼼꼼하고 해당 기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샵의 미캐닉분의 손길을 거쳐

투스카니 GTS-2 뉴EF 에디션으로 거듭난 저의 애마는 새 생명을 얻었네요.

그리고 차 환자 아니랄까봐,,,,,,

나름 여행이라면 여행인 주말 간의 부산 나들이를 통해 용돈 출혈이 제법 있는 상태에서

예기치 못한 견적서를 카운터로 맞고 가격 흥정을 해도 모자랄 판에

 

'기왕 입고한거.. 기왕 미션 내린거..흐흐흐'

 

어디 홀리기라도 한 듯 crazy, 아니 insane이란 말이 어울리는 지름을 시작합니다.

(아니, 어차피 갈았어야 하는거 예방정비 차원이라고 아직까지 위로를 ㅜㅜ)

 

부싱 상태가 안좋아 노면 요철에 핸들이 심하게 털리던 로워암을 교체하고,

애초에 갈았어야 하는 0순위였던 촉매/중통 교환,

그리고 테드 선배님들께 미리 조언을 구해 마음먹고 있던 진리의 엘리댐퍼 교체를 감행합니다.

 

하아..... 당분간 편의점과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될 것 같네요@_@

 

 

이제 마지막으로 최종 레포트를 간략히 서술해 봅니다.

 

1. 뉴EF 베타엔진사양 플라이휠/클러치셋 교환

-> 그 와중에 베타용 플라이휠에 동판클러치??? 를 살짝 외쳤지만 3초만에 반성의 시간을 갖고 순정으로....

    일단 클러치가 무척 가벼워지고, 답력 걸리는 시점이 DMF때랑은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그래도 순정 출력에서 슬립나고 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다른 것 보다도 수동 신차를 탈 일이 없었기 때문에,

    '뭐야 이거 맘먹고 부드럽게 출발하면 오토랑 다를게... 아니 오토보다 더 매끄럽게 나가잖아????'

    효도관광 모드로 발레리노의 발끝으로 빙의하여 감각을 집중시키면서 운전하면

    클러치 미트가 충격이 1도 없네요... 얻어맞은듯한 놀라운 임팩트였습니다.

    물론 소모품인 클러치 디스크가 점점 닳으면서 거칠어 지겠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시내에서도 기분좋게 타겠네요.

 

2. 엘리사 순정댐퍼 교체 (만삭스)

-> 과격한 주행으로 아직 테스트 하지 못한 터라 속단은 이릅니다만

    의외로 GTS 순정댐퍼 대비 듣던 것처럼 하드하고 그렇진 않네요.

    기존에 있던 GTS 순정 서스펜션이랑 큰 차이는 없고, 체감상으론 그냥 새 서스라 좀 더 쫀독한 느낌...

    그리고 제일 염려하던 차고는 원래 달려있던 현다이 10년산 순정스프링이 딱 적절히 숙성되어

    신차 순정보다 많이 내려간 차고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엘리사 댐퍼에서도 거의 동일한 차고를 보여주네요.

    어째 되려 한번 탈착해서 그런지 살짝 더 내려간 듯한???

    과한 로워링은 싫지만 그래도 너무 벙 쪄 있는 것 같은 차고도 아름답지는 않기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3. 로워암

-> 딱 뭐 그냥.. 생각했던 만큼의...... 하하하. (이하생략)

 

4. 배기 파이프

-> 모비스 순정품이 재고가 없어 주문해도 2일 후에나 차량 출고가 가능하다는 얘기에 좌절하던 중

    비품(재생품X)은 바로 오늘 재고수급이 된다는 말을 듣고 얼씨구나 하고 비품으로 교체했습니다.

    대체로 순정보다는 내구성이나 여러모로 좋지 않다는 의견, 그리고 혹자는 퍼포먼스가 조금 떨어진다고도 하지만

 

    어차피 머플러는 소모품이다->이게 부식될려면 뭐 한참 걸리겠지->배기효율이 떨어지면.. 에이 뭐 터보 튠도 아니고       순정인데 별 차이 없겠지->그리고 싸잖아!!!->일단 이틀이나 기다려야 하다니 ㅜㅜ

 

    위와 같은 의식의 흐름에 따라(라고 쓰고 자기합리화라고 합니다) 일사천리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사실은

     대게 일반적으로 구글링 결과 '순정이 아무래도 흡음제 비율이나 등등 해서 순정중통이 훨씬 조용하구요....'

     ->"어, 그럼 비품이 좀 더 시끄러...아니 사운드가 크다는 소리네??(씨익)"

 

     그렇습니다.

     정말 배기음이 조금 커졌어요!!(....)

     과하지 않고 딱 적당히 기분내기 좋은 정도의 투카 순정배기음 수준을 딱 좋아했는데,

     거기서 아주 조금 볼륨을 올리고 음색이 조금 더 클리어해진 소리가 납니다.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포인트입니다.(-0-)

 

 

 

 

부품대가 그리 비싸지 않은 엘리사 순정 스테빌 및 링크, 부싱류도 교체하려 했으나

스테빌 링크 재고가 없어 요건 우선 미뤘네요.

별거 없었지만 저에겐 요란뻑적지근했던 클러치 사망 에피소드는 여기까지 하려고 합니다=_=

 

얼른 쌈짓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다음 스탭인 서킷 드라이빙에 입문하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근질하네요.

하지만 당분간은 계속 차량 컨디션을 최대한 출고 시에 가깝게 끌어내는데 주력해야겠습니다!!

 

(그냥 소소한 자기만족 프로젝트이긴 합니다만,

워낙 좋아하는 차종인 투스카니의 가장 좋은 순정 컨디션에서의 주행 한계치를 느껴 보고 즐기고 싶네요...

아... 엘리사 댐퍼로 이미 순정에서 조금 벗어난 건가...-_-)

 

 

그럼 모두들 즐거운 주말, 안전한 주말 드라이빙 즐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