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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재욱입니다.

조금 늦었지만, 테드 회원님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간만에 조금 자랑질(?)을 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지난 3년 간 기자로 일하면서 정말 많은 차들을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대충 어림잡아 세어 보니 신차만 200종 이상은 타 봤겠더라고요.

직업으로 한 시승이지만, 한 사람의 자동차 마니아로서 정말 값진 경험치가 돼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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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 푸조 시트로엥 차는 유독 인연이 되어 제법 여러 번 타 봤습니다.

현재 시판 중인 모델은 거의 다 타 봤는데요. 이 브랜드, 참 재미있습니다.

처음 운전을 해 보면 "뭐 이런게 다 있어!"라는 말이 나오고, 자고 일어나 다음 날 타 보면 "오호 이거봐라..?" 싶습니다.

그리고 며칠 타다 보면 "이야 기가 막히네!"라는 탄성으로 바뀝니다.

 

아무래도 디자인이든 특유의 변속기와 출력이 절제된 엔진이든 낯설다 보니, 심리적 진입장벽은 높습니다만

반대로 한 번 반하면 만족도도 높고 고객 로열티도 상당합니다.

국내 시장 기준으로 구매자의 70%가 푸조 시트로엥을 재구매한다고 하더군요.

무튼 그런 경험을 거치면서 푸조에 대해선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많이 쌓았습니다.

 

그러던 지난 12월, 기자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실적으로 차량 구매를 고려하게 됩니다.

2년 간 열심히 고친 540i는 처음 데려왔을 때보다 상당히 컨디션이 좋아졌지만,

왕복 70km에 달하는 장거리 출퇴근을 소화하기에는 유류비 부담이 너무 컸습니다.

 

17년 째 한 식구로 살고 있는 EF S 역시 새 변속기와 여전히 쌩쌩한 엔진 덕에 주행에 큰 지장은 없지만,

충돌 안전성, ABS의 부재 등 고속도로 통근에서는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재작년 미션을 오버홀하면서 각단 작업을 한 덕에 운전은 재미있지만 100km/h에서 3,000rpm을 마크하는 탓에 고속주행 피로도도 상당했고요. 연비도 그닥 좋지 않음은 물론입니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부식 이슈로 차량의 존속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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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보니, 능력 범위 내에서 출퇴근 머신을 한 대 들여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건은 1. 디젤 또는 HEV 2. 충분한 충돌안전성 3. B~C 세그먼트 4. 기왕이면 예쁘고 흔치 않을 것.

어짜피 최소 5년 이상은 탈 요량이라 리세일 밸류는 크게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국산부터 수입까지 많은 차들이 후보군에 올랐지만,

시승 당시 제법 경쾌한 주행감과 예쁘장한 디자인, 한겨울 복합 20kpl 이상의 연비를 보여줬던 208이 떠올랐습니다.

 

아무래도 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큰 터라 고민을 제법 했는데

제법 오랫동안 푸조를 탔던 분들도 만족도가 높다며 추천을 하시더군요.

무엇보다 대다수의 오너들이 추천한다면 사도 괜찮겠다 싶어 해가 바뀌자마자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차를 바로 어제(1월 12일)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정확히 1년 전인 1월 11~12일이 208을 시승하고 사랑에 빠졌던 날입니다. 참 갖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1년 만에 기어코 사 버렸습니다 ㅎㅎ;

 

부분변경과 함께 제법 고급스러워진 내·외관과 있을 건 다 있는 옵션, 운전이 즐거워지는 파워트레인까지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길들이기를 겸해 다음주에는 부산이라도 다녀올까 생각 중입니다. 한 탱크면 왕복이 가능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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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로 치자면 M 바디킷에 해당하는 GT 라인 모델로, 라디에이터 그릴 베젤과 안개등 몰딩이 블랙 하이글로시로 처리되고 내·외관 레드 포인트와 D컷 스티어링, 크롬 머플러 팁 등이 적용돼 있습니다.

4미터가 채 안 되는 작은 몸집이지만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장착돼 개방감이 좋은 점도 큰 매력입니다.

 

무엇보다 길에서 흔히 볼 수 없다는 점이 제게는 상당히 큰 구매 포인트였습니다.

2008에 이어 3008, 5008 등에 관심이 늘면서 푸조가 예전보단 흔해졌지만,

208은 연간 판매량이 100대를 조금 넘길 정도로 국내에선 희소한 차량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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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4대의 차를 탔고, 어쩌다보니 그 중 3대가 아직도 수중에 있습니다.

540i는 주말 드라이브나 행사(의전?)용으로 지인의 지하주차장에 봉인할 예정이고,

EF S는 당분간 아버지가 관리하다가(젠쿱도 잘 있습니다!) 연내에 거취를 결정할 생각입니다.

 

집에 운전하는 사람이 두 명 뿐인데 차 4대를 유지하기가 현재로선 어려운 부분이 많다보니 폐차도 고려 중입니다.

90s 현대차의 숙명인 부식과 싸우는 상황에서, 차량 유지는 어렵더라도 엔진과 미션만이라도 잘 사용해주실 분이 가져가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무튼 고민은 깊어지지만, 당분간은 3대가 쭉 함께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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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용으로 산 차지만, 워낙 사랑스럽게 생겨 앞으로 정을 많이 주면서 타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길에서 마주치시면 인사해 주세요 :)

 

 

EF S, E39 540i & 208 GT 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