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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에 지치다보면 항상 선선한 바람이 솔솔 부는 가을을 기다리게 됩니다.
워낙 봄가을이 짧아지고 있는 요즘이라 진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날들이 그리 많지 않고, 때문에 맘먹고 드라이빙을 가는 타이밍을 잡기도 쉽지 않은 요즘입니다.

그래도 주말 새벽 집을 나설 때 혼자가 아닌 아이들과 동행할 수 있고,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고마운 맘이 큽니다.

요즘 느랏재와 가락재 코스를 자주 갑니다.
얼마전에 벨로스터 N과 RS5로 다녀왔고, 제작년에 996터보 수동으로도 탔던 코스인데, 요즘 이 코스의 매력에 푹 빠져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 네비게이션에 느랏재 터널을 치고 가시면 경춘고속도로를 통해 춘천방향으로 가는데 서울 강남 출발 기준 왕벽 280km코스입니다.
느랏재 터널을 지나 계속 직진하면 또 하나의 재를 넘는데 그게 가락재입니다.
느랏재와 가락재의 매력은 제법 속도를 내며 도는 코너와 숏코너가 적절히 분배되어 있다는 점, 노면이 환상적으로 매끄럽다는 점, 와인딩 치고는 시야가 좋아 안정성이 좋다는 점 등입니다.

최근 로코갤러리쪽 코스는 과속방지턱이 많이 생겨 확실히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제약이 많은 반면 이곳은 7시전에 도착하면 느락재와 가락재를 넘는 동안 전방에 차를 한대도 안보고 넘을 때도 있을 정도로 쾌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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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재를 넘어 내려오면 나오는 기사식당이 있는데, 새벽 6시에 문을 열고 저녁 8시반까지 엽니다.
보글보글 김치찌게를 아침으로 먹으면 아주 시원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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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남자가 밥을 5공기는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입맛을 돋우는 반찬들도 좋고, 주인 아주머니도 친절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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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RS5로 다녀왔는데, 전자디퍼런셜의 작동이 정말 대단히 훌륭한 핸들링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차가 가진 밸런스나 접지력 자체가 엄청 좋은데, 전자디퍼런셜이 코너에서 안쪽바퀴의 회전력을 바깥 바퀴 즉 눌린 뒷바퀴쪽에 보내는 방식으로 눌린쪽 뒷바퀴가 선회라인 방향으로 차를 전체적으로 끌고 들어가기 때문에 선회능력이 극단적으로 좋아지는데, 세팅을 통해 강약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코너를 도는 중에는 잘 못느낄 수도 있지만 코너를 탈출할 때 가속패달을 전개할 때 스티어링 휠을 의도적으로 조금 빨리 풀어주지 않으면 후륜이 바깥으로 급격히 빠지는 현상이 발생할 정도입니다.

그정도로 Aggressive한 세팅으로 되어 있고, 코너를 뉴트럴로 감아돌 때 가속패달을 미세하게 밟는 것으로 코너를 좀 더 안쪽으로 감아도는 모션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SKN ECU튜닝으로 500마력 가까운 NA엔진으로는 사실 8500rpm까지 사용하는 엔진의 6000rpm만 사용해도 넘칠 정도이지만 산을 넘을 때 들리는 배기사운드를 창을 살짝 열고 듣는 재미가 정말 좋습니다.
아우디 V8 NA로는 마지막 엔진이고 가장 좋은 사운드를 만드는 아우디 V8로 영원히 남을 엔진이 바로 이 V8 4.2FSI엔진입니다.

구형 아우디 스포츠 모델들이 고속에서는 탁월하지만 와인딩에서는 푸쉬 언더스티어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후륜을 살짝 날리면서 주행해야하는 그런 모션이 RS5는 웬만해선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머리의 움직임이 좋습니다.

재를 넘을 때 건너편에서 스포츠주행을 위해 온 매니어 차들이 지나갈 때 서로의 배기음을 공유하며 마주치는 재미도 큽니다.

5시 20분 집을 나서, 280km주행에 넉넉한 아침식사를 마치고도 9시 이전에 집으로 돌아와 나머지 일정을 여유있게 소화해낼 수 있다는 점도 새벽에 떠나는 드라이빙의 장점입니다.

강원도의 겨울이 더 빨리 찾아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면 접지력이 여전히 좋을 때 한번쯤 다녀오시길 추천합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