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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0년대 말 우연히 친구집에서 국산 자동차 전문지 '자동차 생활 (카라이프)' 를 접한 후 자동차 전문지의 세계로 입문한 저는 지금까지 꾸준히 자동차 잡지를 구독중에 있습니다.

 

당시 신문한켠에 나오는 짤막한 단신들을 제외하면 해외 자동차 관련 뉴스를 접하기 힘들었는데 컬러화보를 포함한 두툼한 자동차 잡지는 그야말로 별천지였고 친구들이 보물섬이니 OO챔프니 하는 만화잡지를 사볼때도 용돈을 모아 자동차 잡지를 사보던 기억이 납니다.

 

그 짧지 않은 시간동안 십여년전 폐간된 토종 자동차 전문지'카비전' 을 포함, 국내외 많은 전문지가 사라져감을 함께 아쉬워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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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6월 카비전 폐간호를 저는 아직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당시 독자투고란에 글도 여러번 보낸 기억입니다.

 

해외 유수의 매체는 둘째치고 국내 자동차 전문지의 박규철님, 이수진님, 노진수님, 이경섭님, 류청희님,최민관님 등 많은 에디터들의 양질의 글들을 양분삼아 자동차란 대상에 대해 저만의 가치관과 꿈을 키울수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전문지와 이곳 테드에 멋진 글들을 기고한 권영주 마스터도 물론 빼놓을수 없지요. 

 

2000년대 들어 인터넷의 발달로 인쇄 전문지에 대한 수요가 줄고 웹진형태의 신규 인터넷 매체의 등장과 기존 자동차 전문지도 인터넷의 공간을 빌려 그 명맥을 이어가는 추세가 이여졌습니다. 주요 무대가 인터넷이라는 공간으로 변하고 전문지 등 인쇄매체보다 컨텐츠 공급자의 진입장벽이 낮아져 때로는 질낮은 컨텐츠나 해외 뉴스를 우스꽝스런 번역으로 옮기기만 한 무임승차 매체들도 있지만 글을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는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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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사모은 영문 자동차 잡지는 읽기는 힘들어도  다양한 내용을 접할수 있었습니다. 

 

요즘 자동차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어디서 자동차 관련정보를 가장 많이 접할까요.
스마트폰을 통한 포털싸이트나 테스트드라이브 같은 자동차 포럼의 게시판도 많이 보시겠지만 아마 유투브라는 강력한 동영상 매체를 빼고 이야기 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저도 탑기어 크리스 해리스나 몇몇 관심있는 유투브 페이지를 구독하고 있는데 역시 동영상의 생동감이 전달해 주는 파급력은 대단합니다. 동영상 리뷰가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는것은 너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유투브를 보다보면 링크에 링크를 타고 많은 자동차 유튜버들의 페이지를 방문하게 됩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분들이 여러 관점에서 자동차 컨텐츠를 생산한다는 것은 좋은 부분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경험하곤 합니다. 그런 유튜브 페이지들의 대부분이 자동차에 대한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흥미를 자아내는 내용들이 많은 경우입니다. 유투브는 구독자수에 따라 많은 보상이 있다고 하니 이런 부분도 컨텐츠의 내용에 적잖이 영향을 끼칠 것이고 그런 컨텐츠 공급자나 구독자분들을 비난하고 싶은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개개인의 취향은 존중되어야 하겠지요.

 

제가 아쉬운 부분은 처음 자동차에 관심을 갖거나 입문하게 되는 학생분들이나 입문자분들이 이런 자극적인 컨텐츠를 통해 자동차에 대해 왜곡된 가치관을 가질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지하주차장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고이 모셔둔 슈퍼카들을 포함한 고가의 수입차를 열거하며 다 합치면 시가 00, 한달 리스비만 내가 얼마를 내고 있다고 설명하는 영상이 자동차 세계에 입문한 분들이 앞으로 경험할 소소하고 소중한 카라이프에 결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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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반드시 슈퍼카나 고가의 수입차를 타야만 진짜 매니아가 되는건 아닙니다.
 
성실하게 아끼고 저축해서 구입한 백만원짜리 첫차의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으며 오래된 중고차를 유지,보수하며 세월 겹겹이 쌓인 이야기들은 주차장에 한켠에 먼지 쌓인 값비싼 슈퍼카들의 스토리와 비할 바가 아닙니다.

 

유투브같은 영상 매체의 흐름을 거부하기는 어렵고 굳이 유투브등 동영상  채널을 많이 보시는 분이라면 위에 언급한 짜릿 찌릿한 영상들은 가끔 재미삼아 보시고 전문 에디터들이 운영하는 유투브 채널을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쉽게 말해 매체에 자동차 전문기()을 기고하는 분(또는 매체) 가 운영하는 유투브 채널이 제 관점에서 좋은 내용이 많았습니다. 더불어 조금 구식처럼 느껴지겠지만 자동차 전문지가 주는 양질의 정보와 이야기들이 많은 분들의 카라이프에 긍적적인 효과를 드릴수 있으니 가끔은 서점에서 자동차 잡지를 사보시는것도 권해드립니다.

 

이제 막 40대에 접어든 제가 요즘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모토가 꼰대되지 않기인데 위에 제가 쓴글을 읽다보니 웬지 잔소리처럼 느껴져서 매우 뜨끔하네요. 급하게 글을 마무리해야 겠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 미국동부는 이제 금요일 저녁인데 지난주 한국 방문시 공항 서점에서 사온 토종잡지자동차 생활10월호를 (세상가

편한 자세로) 읽으며 고단했던 한 주를 마무리 해야겠습니다.

 

자동차 잡지나 인터넷 매체,혹은 유투브 자동차 채널에 대한 다른분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