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Economy Chosun 의 에디터로 insightful 한 기사들을 쓰고 계신 최원석 에디터의 페이스북에서 퍼온 내용입니다.

<다음>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CBS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처음으로 내놓는 대중형 전기차 모델3 양산의 어려움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그의 워딩을 보면, 양산에 성공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struggle), 정말 어렵다(incredibly difficult), 고통스럽다(painful) 같은 단어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면을 보니 애써 괜찮은 척 하고 있지만, 지금 아마 죽을 맛일겁니다.

일전에 제 페북에 머스크가 럭셔리 테크토이의 세계에서 진짜 터프한 자동차 비즈니스의 세계로 옮겨가면서 어려움을 맞고 있는 것이라고 썼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이번주 이코노미조선 에디터스레터에 한가지 더 적어 보았습니다.^^;;;

진짜 기술, 자동화와 생산관리와 원가관리의 황금조합, 산업용로봇의 미래, 역시 터프하고 터프한 자동차 비즈니스, 마지막으로 왜 머스크가 이렇게 '개고생'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 등을 설명하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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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간과한 한가지

테슬라가 위기라고 합니다.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대량생산이 예상과 달리 크게 늦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수십만대 예약을 받아놓았지만, 생산은 월 몇 천대에 그치고 있죠. 연구개발·설비투자·고용은 잔뜩 해놓았는데, 현금(판매대금)이 안들어오니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리 없습니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는 “모델 3를 대량생산해서 전기차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장담했었지요. 그런데 생산량을 왜 못 늘리는 걸까요?

그 이유에 대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흥미로운 분석을 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머스크가 공장 자동화(무인화)에 너무 집착하다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는 겁니다. 자동차 공장은 철판을 고압으로 눌러 잘라내는 ‘프레스’, 잘라낸 철판을 용접하는 ‘차체’, 완성된 차체에 색을 입히는 ‘페인트’, 페인트된 차체를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고 조립하는 ‘의장’ 등으로 나뉩니다. 프레스·차체·페인트는 이미 사람이 거의 필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의장입니다. 생각만큼 자동화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오랫동안 시도해 얻은 결론은 ‘자동화가 어느 선을 넘으면 비용 대비 효과가 급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부품값 십원 차이로 벌벌 떨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 자동차 업계입니다. 사람을 쓰는 것이 더 싸고 효율적인 부분이라면, 굳이 거기까지 로봇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세계 최고 산업용 로봇 회사 화낙(FANUC)의 이나바 요시하루(稲葉善治) 회장을 일본에서 인터뷰했는데요. 비슷한 얘기를 해주더군요. 저는 “자동차 공장의 100% 무인화는 언제쯤 가능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씨익 웃더니 “2050년대에도 어려울 것”이라 답했습니다. 의장의 필요 인원을 800명에서 400 명으로 줄이는 것은 곧 가능하겠지만, 10분의 1로 줄이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라고 했습니다.

“왜 그렇게 어렵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는 “인간의 요령과 손재주는 생각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인간의 열 손가락은 아주 많은 재주를 갖고 있어서, 로봇이 그 기능을 모두 재현하려면 현재로선 비용이 너무 높고, 기술 개발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예측조차 어렵다고 했습니다.
산업용 로봇의 진짜 전문가 말에 따르면, 2050년대에도 ‘핸드메이드’의 힘은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머스크가 간과한 것이 이 부분입니다.

에디터 최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