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있는 차량 두대가 모두 차령 10년이 되었습니다. 각각 2011년 7월, 11월 출고입니다.

차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집과 사무실이 너무 가깝고 와이프는 운전을 별로 안좋아하고, 더구나 19년까지는 아이가 대입 입시여서 어디 놀러갈 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20년에는 차몰고 놀러 다니려고 마음먹었으나 이런 상황이..

하지만 아직도 차를 좋아하고 두 차량 모두 꾸준히 관리해 주고 있습니다.

10년 기념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생각난 김에 간단히 적어봅니다.

한대는 와이프 차량인 E90 320i 입니다. 현재 주행거리 56000. 명목상 와이프 차량이기는 하지만 와이프는 운전을 별로 안좋아하고 어디 잘 다니지 않는 성격이라 거의 제가 운행합니다. 제 사무실 주차장에도 이 차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다들 아시는 차량이지만 주행감은 무척 좋습니다. 마지막 유압식 핸들의 조향감도 경쾌하구요. 출력은 낮지만 덕분에 낮은 속도에서도 조금은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고장 이력은 미션 밸브 바디 이상 발생으로 보증 만료 전에 교체했고 스티어링 기어 유닛 누유가 있었는데 이것 역시 보증 만료에 아슬아슬 걸려서 잘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큰 수리로는 오일 소모와 함께 경고등 점등이 있었는데 이건 2차 공기 펌프 홀 막힘 문제로 헤드를 내려서 작업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잘 하는 정비 업체를 찾아 헤드 오버홀 진행해서 지금은 멀쩡합니다.

이 세건 말고는 오일 교환정도 하고 잘 운행했습니다. 
지금은 과속 방지턱 넘을 때 하체 부싱(아마 스테빌라이저 부싱)에서 약간 소리가 나는데 오일링 해주면 한동안 안나고는 해서 아직 본격적인 정비는 하지 않았습니다.

운행중에 사고는 없었고 와이프가 뒷문과 펜더를 주차장 기둥에 살짝 긁어서 바디샵 한번 다녀온것과 앞 범퍼 살짝 접촉한 이외에는 아주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와이프한테 차량을 바꿔줄까? 라고 물었더니 별로 차를 타지도 않고 이 차가 마음에 드는데다 부족한 것도 없고 무엇보다 익숙한 차량 바꾸는게 싫다고 해서 아직은 좀 더 가지고 있을듯 합니다. 어쩌면 아들 군대 다녀오면 물려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한대는 투아렉 2세대입니다. 이 차량은 1세대 개발 당시부터 타고 싶었는데 그때는 구입할 여력이 안되었기에 2세대가 나오자 마자 구입한, 그야말로 그냥 타보고 싶어서 구입한 차량입니다.

처음에 구입할 때는 이차 타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려고 했지만 구입하자마자 일도 바빠지고 아이도 공부한다고 전혀(!) 놀러다니지를 못했습니다. 덕분에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행거리가 29600에 불과합니다. 그야말로 세워놓은 차량입니다.

시내 주행도 거의 없었고 제가 주말 아침에 1주일에 한번씩 드라이브 나가주는게 주행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원래 시골에 집이 한채 있어 거기 다니려고 구입한 차인데 거기도 거의 못갔구요.

이제는 일도 좀 한가해져서 놀러 다녀야 하는데 이미 차령 10년이 되어버렸군요.
그래도 아직도 운행하면 든든하고 뿌듯합니다.

수리 내역은 거의 없고 한번은 변속기 결함 오류가 떴었는데 센터에서 TCU쪽 케이블 하네스 재결합으로 해결했습니다. 형제차량인 카이엔도 비슷한 오류가 가끔 있는듯 한데 센터에서는 엉뚱하게 TCU를 교체하라고 안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하부(미션과 엔진 결합부) 누유가 있습니다. 이 증상은 동일한 3.0TDI 엔진을 사용하는 카이엔, Q7도 공통된 사항인데 제대로 정비하려면 엔진과 미션을 함께 내려야 합니다. 따라서 비용도 많이 들지요.

하지만 제 차량은 다행히 누유가 아직 많지 않고 주행거리도 적어서 당장 수리할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엔진오일 교환시 마다 하부 커버를 열고 사진을 찍어 관찰중입니다. 사진을 미케닉 분들에게 계속 보여드리고 상담해 보았는데 모두 그냥 조금 더 관찰하며 타라고 조언해 주시더군요. 

사고는 당연히 없습니다. 부모님 모시고 산소 가다가 나뭇가지에 약간 긁힌 잘 안보이는 기스 자국 정도.

자령이 둘 다 10년이 넘어가니 차량 변경의 욕구가 슬슬 올라옵니다. 와이프 차량보다는 운행도 적은 투아렉 쪽을 어떻게 해볼까 고민중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V8로 X5 M50i를 들여볼까.. 아니면 투아렉은 그냥 두고 911을 한번 타볼까.. 계속 궁리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 자동차 셍활(?)에 가장 큰 걸림돌은 라이프스타일에 차량 주행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집에서 사무실이 3km 밖에 되지 않고 막히는 강남 한복판이라 버스가 오히려 편하거든요. 그리고 요즘 상황도 놀러다니기에는 여러모로 좋지 않구요.

어느덧 쉰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되어 예전처럼 막 달리고 싶거나, 좋아하는 차를 타고 싶어 가슴이 두근대는건 많이 식었지만  차를 좋아하는 마음이 아직 조금은 남아있습니다. 어쩌면 조만간 다시 한번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주 들르지는 않지만 제 자동차 생활에 많은 도움과 영향을 준 테드에 오래간만에 글 남깁니다.
한 10년쯤 후에도 이 게시판에 글 남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안전운전 하시고 즐거운 카라이프를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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