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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테스트드라이브 탄생 1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2001년 5월 10일 프리챌에서 시작해 2006년 독립된 사이트로 옮겨 현재까지 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요.

우리 가족에게도 뜻깊은 날이라 아침부터 쌍둥이들과 997 GT3로 즐거운 드라이빙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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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드라이브를 만들어야겠다고 맘을 먹게 된 여러가지 계기가 있는데, 캐나다 유학시절 2000년 구입한
1997년식 MK3 VR6를 타면서 만든 갖가지 이야기들을 글로 적고 싶었던 마음이 컸습니다.
이 조강지처를 아직도 가지고 있음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폭스바겐 코리아와 독일본사 그리고 국내에서 폭스바겐 딜러사업을 총괄하게 해준 그 첫 인연이 이 VR6와의 만남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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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아들들과 옥탄가가 높다고 알려진 주유소에서 만탱크 주유도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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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갈아가며 앞자리에 앉은 쌍둥이들이 직접 기어를 변속하게 해주었는데, 자신들이 면허증을 딸 때는 반드시 수동으로 면허를 따는 것이 필연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습니다.

이런 조기교육은 운전의 진정한 재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일부분일지언정 하나씩 깨닫게 해주고 싶은 카매니어 아빠의 맘이 어떠했는지 커가면서 잘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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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쌍둥이 오준 오탁이는 이미 100여대의 차량을 타본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나름 자기들 영역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차량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페라리보다 F40을 좋아하고, F10 M5보다 E34 M5를 더 좋아하며, 공냉식 포르쉐를 최신형 GT3보다 좋아하는 쌍둥이들은 올드타이머나 영타이머에 사죽을 못쓰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19년 동안 적어온 많은 글들도 모두 직접 경험에 기반하기 때문에 요즘처럼 쉽게 자동차의 정보를 얻고 조합해서 글하나를 뚝딱 만드는 종류와 비교하면 제 손과 발 그리고 몸이 느낀 것을 토대로 적은 글들이라 20년이 지나도 똑같은 글을 적을 수 있는 차이가 있습니다.

19년 동안 있었던 에피소드를 몇가지로 추리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기쁨과 슬픔, 희열과 고뇌 그리고 설레임과 불확실한 미래 등으로 구분짓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정도로 테드를 포기해야하나하는 상황이 실제로 여러번 있었으나 공간을 지키기로 결심했기에 오늘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테드는 명실상부 특정차를 주제로 하지 않는 커뮤니티로는 가장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강력한 매니어 층을 확보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어 PC에 글을 포스팅하는 것이 얼마나 아날로그적인 방식인지를 모두가 알지만 그래도 테드에 글을 올려주시는 분들께서 소중한 시간을 내어 자신있게 자신의 글들을 적어주시고 주변에서 응원해주고 박수를 쳐주는 그 분위기는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20대후반에 테드를 만들어 40대 후반을 맞이하는 저로서 그 세월중 단 한번도 자동차를 취미를 넘어서 운명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때가 없었고, 20대때 차를 대하는 마음과 40대에 차를 대하는 마음이 다르지 않음을 자신있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취미가 의미가 있으려면 일관성이 있어야하고 방식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냥 한 때 하다가 마는 그런 활동은 연속성이 없어 시간이 지나도 과거의 추억이 그리 강렬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 안그래도 포기해야할 것들이 생기지만 제 주변에 저보다 나이가 많지만 차를 그 자체로 순수하게 좋아하고 끊임없이 조용히 즐기시는 분들을 볼 때면 나이 핑계로 차를 멀리하는 분들은 애초에 자동차가 그저 한 때 유행처럼 스쳐지나가는 팝송 정도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테드는 이렇게 나이와 상관없이 늘 마음속에 자동차를 고히 간직한 분들께 늘 편안한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새로 포스팅된 글이 없어도 늘 들어와서 새로 달린 답글 한줄을 보더라도 이 곳이 포근하고 정겨운 곳이었으면 합니다.
나의 이야기 한줄 사진 한장을 올려도 눈치 보지 않고 올리고 나서 사람들이 좋은 격려와 마음의 박수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테드를 곁에서 지켜주시는 한결같으신 고마운 분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테드를 중심으로 많은 좋은 인연들을 만날 수 있어서 이 공간을 유지하는데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테드의 기술적인 부분을 챙겨주는 웹마스터와 3명의 테드 스탭은 항상 식구들과 같은 존재들이며, 테드를 저만큼 사랑하는 분들이리 늘 고맙습니다.

테드를 시대에 맞게 계속해서 변화를 줘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테드스럽게 테드를 운영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리며, 테드를 방문해주시는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