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보고 "어? 이상한데?" 하시는 분 많으실 겁니다 ^^ 

"e34에 528i가 있었나?" 하고 말이죠. 이차가 제차가 되기까지, 528i로 재탄생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사실 차를 바꿀 마음은 전혀 없었습니다. 지금 타는 97년식 w202 C200 수동도 너무나 즐겁게 잘 타고 있었거든요. 서킷주행부터 조용한 출퇴근, 장거리 가족여행까지 모두 잘 커버해주는 올라운드플레이어였거든요. 

그런데 올드카 동호회 장터에 나온 이 한장의 사진에 그대로 마음에 흔들려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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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갖고싶던 e34바디에 BMW하면 떠오르는 직렬 6기통 휘발유 엔진을 탑재하고 이미 e36을 통해 익히 알고있는 짜릿한 손맛의 스왑이 아닌 순정 수동변속기! (출고지는 독일이더군요) 520i도 아닌 525i인데다가 북미형 M3용 순정하이캠에 칩튠까지. 게다가 후기형! 그리고 한번 끼워보고 싶었던 정품 BBS휠에 H&R 스프링과 빌스타인댐퍼까지. 그리고 저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색상! 도저히 놓치기 싫더라구요. 


문제는 돈을 많이 들여 이제야 타고다닐만하고 연비도 준수하고 성능도 괜찮은 C200을 팔아야한다는 것. 차주가 무려(!) 경남창원에 거주하여 차보러 한번 가기도 힘들다는 점. 와이프와 상의하고 장고에 들어갔으나 결론은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주말을 이용하여 차를 보러 갑니다. (타고 싶은차는 타라는 아내의 강력한 권유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새벽 5시30분에 기상, 6시에 아내와 6살, 4살짜리 아이둘을 카시트에 태우고 창원으로 출발. 차주를 만나 시운전에서 5000rpm부터 터지는 하이캠의 기분좋은 토크까지 느껴보고 기분좋게 대금을 치루고 매너좋은 차주와 작별인사를 하고 차를 가지고 올라옵니다. 


정말 듣던대로 e34 바디는 참 주행감이 좋더군요. 벽돌같은 바디강성에 시속 200km에서도 끝내주는 안정감까지. 7만원 주유하고 서울까지 오는(엄청 쐈는대도) 겸손한 연비. 참 맘에 들었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 집을 몇킬로미터 앞둔 시점. 고속도로에서 마지막 성능테스트에 들어갑니다. 하이패스차로를 지나 2단-3단-4단 풀쓰로틀. 변속은 6500rpm을 넘겨 6800rpm에서 했습니다. 시원한 스피드로 차량들 사이를 패스하면서 저속차량들이 나란히 달리는 통에 약간 감속 후 틈을 찾아 다시 풀쓰로틀. 그런데 엔진이 갑자기 부조를 합니다.. 속도는 점점 떨어지고, 결국 시동이 꺼져버립니다. 다행히 차를 안전하게 갓길에 세웠죠. 


이럴리가 없는데.. 이럴리가 없는데. 아무리 크랭킹을 해도 시동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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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렇게 퍼져서 견인차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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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BMW를 잘본다는 하남의 샵에 입고. 너무 아쉬워서 출근길에 들렀더니 아직 샵은 오픈도 안했고 제차는 차가운 이슬을 맞고 밤새 서있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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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을 열어보니 이모양. 피스톤은 산산조각이 나 있고 밸브는 몸뚱아리만 간신힌 남은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엔진을 살려낼 수가 없어 결국 새 엔진을 얹기로 합니다.


새로 얹을 엔진은 기존의 m50이 아닌 알미늄블록의 m52엔진. 배기량도 2.5리터에서 2.8리터로 올리기로 합니다. 마침 샵에 상태좋은 2.8리터 m52엔진이 있어 작업일체를 위임하였습니다. 기존의 s50용 하이캠과 칩은 그대로 이식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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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도 없이 리프트에 올라가 있는 녀석. 이제 저는 점심시간에 짬나는 대로, 퇴근하면서 샵에 계속 들락거립니다. 녀석이 눈에 밟혀서 도저히 그냥 집에 갈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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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새 엔진이 올라가고.. 우렁차게 시동이 걸립니다.

출고는 입고 2주일만에. 정말 2주의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진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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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출고해서 온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했습니다. 배기량 300cc 업의 느낌이 확실히 좋습니다. 아쉬웠던 저속토크가 향상되었고 5000rpm 넘어 터지는 후반토크빨도 여전합니다. 무거운 캐리어를 내려버리고 신나게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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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안식처를 찾은 녀석. 이 지하주차장까지 들어오기 참 오래 걸렸습니다. 아내가 타고있느 95년식 318i 수동과 만났습니다. 형과 아우뻘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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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는 최신형 f10 520d 옆에 하였습니다. 증손자뻘 되겠군요^^


아직 차가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파워트레인이 건강을 되찾았으니 천하를 얻은 기분입니다. 이녀석과는 오래오래 행복한 추억 많이 만들어야겠습니다^^ 지금 배지는 530i로 되어있는데 520i 정도로 바꿔서 즐겁게 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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