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전 매물로 나왔던 녹색 아우디 RS2가 저의 소유가 되었더랬습니다.

오랫동안 아우디라는 브랜드의 팬이었고, 고등학교 당시 '모터매거진' 잡지에서 처음으로 본 후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던 차였는데.. 뭐 거두절미하고 RS2를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이 녀석이 저의 first classic이 되어버렸습니다.

 

전 차주분께서 많은 신경을 써서 수리를 하셨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차가 제 마음에 들게 하기까지는 앞으로 많은 시간과 자원이 (노력도 들어가겠지만, 실제 고칠 사람은 제가 아니라서. 흐흐) 들어가리라는 예상을 구입하기 전부터 했었습니다. 그래서 구입 후 몇 년의 시간과 얼마간의 재원을 예상하고 구입을 했었는데, 결부터 말하면 역시 한 방에 나가더군요.

 

 

구입하였을 당시의 사진입니다. 이 녀석을 어떻게 요리해야 할까..

 

 

엔진룸. 몇 가지 이상한 것도 좀 보이고..

 

 

결정적으로 손을 많이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해준 다운파이프입니다. 배기계통의 직경이 상당히 큰데 비해, 터보의 핫사이드에서 이어지는 다운파이프의 직경은 웨이스트게이트 덤프파이프의 직경과 다를바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터보의 사이즈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995년에 아우디에서 순정품으로 만도제품을 사용했을리는 없겠고.. 국내에서 부품공급 등이 원활치 않아서 마스터실린더와 브레이크 부스터를 국내차량용으로 바꾼 듯 합니다. 특히 RS2는 진공배력식이 아닌 유압식을 사용했으니 .. 장기적으로 보면 요녀석도 순정으로 돌려야겠습니다.

 

차량을 대충 훑어본 후, 수리의뢰를 부탁드린 마그님과 수리의 방향에 대한 논의를 많이 했습니다. 구입 전에는 모두 순정으로 돌리려는 생각도 해봤었습니다만, 현재 상황에서 순정에 대한 메리트도 크게 있지 않을 뿐더러, 같은 돈을 들이면 더욱 재미있게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번 수리에는 터보를 포함한 엔진 주변 및 냉각계통의 수리에 중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엔진 내부는 전 차주분들의 정성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말이죠. 아.. 문제가 많은 서스펜션도 포함이군요. 아쉽게도 예산 문제 + 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브레이크 계통은 다음 기회로 미루었습니다.

 

 

일단 분해하면서 어떻게 수리를 할 것인지를 결정해 나갑니다. 사진 출처는 MCLine 웹페이지입니다. 인터쿨러의 경우, 좀 삐딱하게 장착되어 있어서 별로 맘에 들지 않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교체할 예정입니다.

 

 

뜯을 것은 다 뜯은 모습. 이제 여기에다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이 녀석의 운명이 결정되겠죠..

 

 

통칭 B4라 일컫는 아우디 80 / S2 / RS2 의 경우 엔진룸은 작고 5기통 엔진은 커서 그런지, 메인 라디에이터가 엔진 앞에 위치한 것이 아니고 엔진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RS2는 크기가 작은 보조 라디에이터를 엔진 앞에 설치하고 있는데, 이 놈이 너무 노후되어 알루미늄으로 새로 제작합니다.

 

 

순정보다 조금 두껍지만 다행히 잘 들어갑니다.

 

 

다음으로 인터쿨러. 현재 품질이 확실한 인터쿨러를 시중에서 구하기 쉬운일이 아니라서, 이 녀석도 직접 제작하기로 합니다. 베이스는 996 터보의 순정 인터쿨러입니다. 996터보 인터쿨러를 사용하는 이유는, 안정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점도 있지만, 엔드탱크의 형상이 공간이 부족한 RS2 범퍼 아래에 들어가기에 알맞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인터쿨러 두 개를 용접하여 제작하고, 범퍼 안에 위치를 잡아 본 모습. 이 때까지만 해도 이게 잘 들어갈 줄 알았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그레디 터보를 대신할 가레트 GTX3071R.

 

 

다운파이프도 새로 제작하고..

 

 

flow 좋기로 소문난 034 모터스포트의 스포트쿼트로 매니폴드와 터보, 다운파이프의 결합. 이제 뭔가가 좀 되려나 봅니다. 원래는 튜브 매니폴드를 고려하기도 했던..

 

 

배기도 시원하게 3인치 스트레이트로 뚫어줍니다.

 

 

왠만큼 완성된 터보계통.. 사진으로는 빨리 지나갔지만,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인터쿨러 파이핑도 왠만큼 완성되었습니다. 무슨 순정을 보는 듯.

 

 

블리츠 블로우오프 밸브. 그렇습니다.  블로우오프 밸브가 부활했습니다. 남자라면 터보. 터보라면 블로우오프 밸브 작동하는 소리. 저는 양스럽고 싶습니다. 흐흐

 

 

보쉬 044 모터스포트 연료펌프 (왼쪽)

 

 

 

점화플러그는 블리츠의 레이싱 플러그로.. 그리고 인젝터도 대용량으로 교체.

 

 

부스트 제어를 맡아 줄 블리츠 SBC Spec-R

 

 

ECU를 손 보기 위해 임시로 부스트 컨트롤러와 A/F 게이지 등을 장착합니다. 

  

 

흠.. ECU를 꺼내봤는데.. 실제 MTM 실이 붙어있는 것을 보니, MTM에서 손을 대긴 댔었나봅니다. 물론.. 이 녀석이 한국에 온 이후, 눈에 보이는 것만 해도 터빈도 바뀌었고 (아마도 MTM이라면 그레디-미쓰비시 터보가 아닌 KKK를 사용하고 있었겠죠... ) 전 차주의 말씀에 의하면 ECU 역시 모 튜닝샵에서 손을 댔었다고 하니 더이상 MTM RS2라는 이름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그저 역사의 하나를 보는 듯 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제 차는 더이상은 MTM튠으로 불리지는 않을겁니다.

 

 

뭐.. 저는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알아서 잘 세팅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며칠간 여러조건에서 운행하면서 데이터를 측정합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왠만큼 완성되었으니, 다이노에 올려서 결과를 확인해 봅시다. 문제는.. 인터쿨러가 너무 커서 범퍼가 들어가지 않는군요. 거기에 더해서 터보로 들어가는 인테이크 파이프가 걸려서 오른쪽 헤드라이트도 장착 불가입니다. 이런..

 

 

자.. 결과가 어떻게 되려나...

 

 

뭐.. 다이노 마다, 그리고 상황마다 출력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일단 1.7바 / 최고출력 330마력 정도가 나왔군요. 순정 ISF가 보통 330에서 350 마력 정도 나오는 것을 굳이 비교대상으로 하자면.. ISF와 비슷한 420마력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문제점은.. 부스트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아마 웨이스트게이트의 스프링의 장력이 약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웨이스트게이트 스프링을 교체할 예정입니다. 그렇게되면 6,000 - 7,000 rpm의 고원 현상도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완성된 RS2의 엔진룸입니다. 처음 구입했을 때와 비교해서 주요한 하드웨어는 물론, 냉각수 라인도 손을 보았고, 어지럽게 널려있던 진공호스류도 과감한 정리를 통히 깨끗하게 바꿨습니다. 달리기 성능은 정말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휠도 차체도 도색을 다시하고..

 

 

 

 

완강 미드나이트 스타일 단발 대구경 머플러 (제 취향입니다...) + 순정 RS2 엠블렘으로 교체.

 

 

덧니 처럼 양옆으로 튀어나온 인터쿨러. 곧 이 곳도 다시 정리 예정입니다.

 

 

이렇게 1차 작업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타고 다니고, 약 1-2년 후 또 한 번 업그레이드 예정입니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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