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5년만에 처음으로 셀프 세차장을 찾았습니다.

와이프 차를 하도 안 돌봐준게 미안하고 이 동네 세차장들이 아무리 비싼 돈을 내도 제 마음에 들게끔 마무리를 잘 안 줘서 불만스럽던 가운데 간만에 여유가 나서 직접 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 물을 뿌리는데 구정물이 쫘-악- 번져나오는 걸 보곤 와이프와 와이프 차에게 미안한 마음이 확 일어났습니다. 좀 더 신경 써 줄 껄, 이렇게나 내가 방치했구나 하면서요. 제 차라고 특출나게 관리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비교적 덜 신경 쓰긴 했죠.

다른 분들처럼 왁스질이나 투버켓-시스템등은 할 엄두도 못 내고 그냥 물 많이 뿌려주고 비누칠 한 번, 드라이건으로 말린 후 수건 한 장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만 직접 하니까 세차장에서는 잘 안 해주는 구석구석까지 잘 닦을 수 있어서 찝찝한 느낌 없이 마음까지 시원해져서 참 좋았습니다.

씻기는데 20분 정도, 수건으로 뒷마무리 하는데 30분이 걸리네요. 다행히 드라이건이 생겨서 수건 하나로도 충분히 다 말릴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세차 후 그냥 돌아오기가 아쉬워 기념 사진으로 몇 장 찍은 것들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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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0 328i를 처음 와이프 차로 들였을 때는 그다지 큰 감흥이 없었는데 타면 탈수록 정말 잘 만든 차라는 것을 느낍니다. 같은 엔진을 장착한 타 모델에 비해 배기음이 영 맥 빠질 만큼 재미 없는 것과 기대 이하의 연비를 제외하면 엔진의 회전 질감 및 변속이 너무 부드럽고 차체가 단단한게 시간이 갈수록 더 마음에 듭니다. 이래서 자연흡기 실키식스가 유명한 건가 하고 생각하게 되고요.


328i에 달린 오토미션이 그다지 안 좋은 것이 들어갔다고 어디선가 읽은 것 같은데 제 기준에는 제 지금 차와 예전 차의 ZF 미션 보다 더 부드럽습니다. 엔진 때문인지 미션 때문인지 제 짧은 지식으로는 구분이 안되서 안타깝지만 더 부드럽고 더 리니어한 것은 분명합니다.


와이프가 원했던 옵션 및 색상을 딱 갖춘 (거의) 맞춤형 모델이라 (와이프가 싫어하는 선루프도 없습니다) 와이프도 핸들이 조금 무겁다는 점만 빼면 꽤 마음에 들어합니다. 원래 다른 차 사고 싶다는 걸 제가 거의 반강제로 이 차로 하라고 부추겼는데요... 결혼 전까지는 장롱 면허에 차에 전혀 관심도 없던 사람이 "차선을 바꿀 때나 코너를 돌 때 예전 차들하고는 핸들링이 달라! 이래서 BMW 모는건가봐!" 라고 하는데 대견(?)하면서도 앞으로도 계속 BMW만 고집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면서 '아, 내가 이거 실수한건가' 하는 생각이 뇌리를 잠시 스쳐 지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