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을 놓았던게 한 5~6년전,  그 이후 오토매틱만 타다가 다시 수동차를
가져온게 지난달 중순입니다.

다른곳에서 보고 구입을 했는데,  차주분이 알고보니 이곳 테드회원이시기도
하더군요 ㅎㅎ   역시 세상은 좁고 나쁜짓하면서 살면 안된다는걸 느꼈습니다.

유부남에 애들아빠로서 혼자만 타려고 차를 산다는건 나름대로 큰 결심을 한
셈이고,  솔직히 가져오고나서 한동안은 조금 후회도 했습니다.

한참전에 클러치감을 잃어버린 왼발은 물론이고,  승차감도 부담스러웠구요


실은 한 5년 전쯤 와이프가 거의 매년 차사고를 내고,  그것도 파손은 경미한데
항상 꼬인케이스로 걸려서 제 명의로 보험가입이 어려워진것은 물론,  저까지
운전공포증 비슷한게 와서,  한동안 차를 몬다는 자체가 괴로왔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극복했구요,  뭐 '더 늦기전에 수동차를 타자' 고 가져온 겁니다.


가져온 이후 딱히 한건 없고,  차고조정을 맡겼고 광택은 직접 기계로 했습니다.
아직 마무리도 왁스도 안해서 그냥 그렇지만... 그래도 떠나면 사진을 찍게되니 급히..


출근정체가 풀리고 나서 유명산으로 향하는 도중에 찍었습니다.
총각때는 정말 출근도장 찍을만큼 가던 곳이었지만...

다시 수동차를 타고 이곳에 가게되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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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많이들 아시는 그 냉면집.   솔직히 맛은 그냥저냥 이지만 추억땜에 먹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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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테드번개때,  북악팔각정에서 모여 유명산까지 갔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에 차를 주루룩 대놓고, 한분 두분 배기음을 뿜으며 올라가던 모습이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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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산을 넘어서 경기북부쪽으로 올라갔습니다.

길이 상당히 좋고,  노면도 좋은편이라 정말 운전하면서 '행복하다' 는 느낌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크게 덥지도 않고 하늘이 맑아서 기분이 최고였지요.

3.8인데 의외로 연비가 좋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12킬로, 국도에서도 10킬로
이상은 나와주네요.   빌빌거리면서 연비운전하는것도 아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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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치재를 넘어서 산정호수쪽으로 가는 길입니다.
정말 난이도 극강의 코스가 많더군요

후륜차는 제법 타왔지만,  수동은 처음인데 숏코너의 코너링감이 전륜과는
많이 달라서 약간 갸우뚱하면서 운전했습니다.   연습이 더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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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정말 즐겁게 운전하고,  코스의 마지막인 여우고개 쉼터에서 한장.

이렇게 즐겁게 운전해본건 몇년만인것 같습니다.  토크가 좋으니까 코너에서도
적당히 걸쳐두고 핸들링만 신경쓰면 되고,  진입이나 재가속에도 여유가 있으니
쥐어짜대던 예전과는 많이 양상이 달라지긴 했습니다만,

40중반의 나이에 이 정도 편의는 누려도 되지 않겠습니까?  ㅎㅎ
브램보는 달려있지만,  내리막은 무서워서 못달리니 무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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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호수까지 가니 2시반,   아침부터 총 4시간반 정도 주행을 했군요
하지만,  정말 피로감이 없이 즐거워서 내려서 쉬는게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호숫가식당에서 저녁으로 된장찌개랑 더덕구이를 먹고 들어가다가 한장.
(주차선에 비뚫게 주차했지만,  그건 낮에 다른 suv가 비뚫게 대서 어쩔 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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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젠쿱은 고속도로에서 조금 힘든차종같습니다.

전후밸런스도 그렇고,  소위 고속빨? 도 그닥...  이 정도 배기량이면
고속에서 탁- 하고 뻗어주는 맛이 있어야할텐데,  의외로 고속에서 약간
불편합니다.  제가 그간 주로 독일차를 타서인지는 모르겠지만, 

100킬로에서 2300rpm 정도 되는걸 보니 종감속이 되어서 그런듯도 하고
플라이휠을 가볍게 설계한건가 싶기도 하지만요.

그래도 잘닦인 국도에서는 정말 재밌게 달렸습니다.   어느정도 오르막에서도
스트레스 없이 주행이 가능하며 가감속도 쾌적하구요.

예전에는 엔진이 비명을 지르고 타이어에서 개가우는 소리를 내며 돌던 코너를
그냥 쓱싹쓱싹 돌아버리니 오히려 싱거워지기까지 하네요


현재의 차들과 비교하자면 부족한 점도 많겠지만,  그래도 현대에서 다시
내놓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개솔린대배기량수동쿠페' 이니.  나름 애착을
가지고 한동안 타야겠습니다.


한참 더울때가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불 때쯤,  다시 같은 구간을 가보고도 싶습니다.
그때는 캠핑용 접이식 의자를 트렁크에 하나 싣고가서 나무그늘 같은곳에서
쉬엄쉬엄 해가며 즐기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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