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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재욱입니다. 테드엔 실로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랴, 이래저래 여러가지를 추진하면서 짬이 나지 않아 좀처럼 글을 올릴 기회가 없었습니다.

208을 구입한 이후로 월간 자동차생활에 쭉 롱텀 리뷰를 작성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9회를 연재했고 1월호에 10회차가 게재될 예정인데요,
이 롱텀으로 자동차생활 편집부와 연을 맺어 예전부터 꿈꿨던 사진을 찍었습니다.
바로 자동차 가족사진입니다.

우리집 터줏대감인 EF S, 아버지의 애마인 젠쿱 3.8, 열심히 가꾸고 있는 540i, 그리고 집안 막내인 208까지.
오렌지색 차는 지난 봄께 지인과 함께 공동명의로 구입한 장난감, 푸조 206입니다. 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한국 206 1호차라는, 나름 특이한 이력을 지닌 차라 틈틈이 손봐가며 갖고 놀고 있습니다.

한 집에 차가 다섯 대지만 정작 운전하는 사람은 2명 뿐이라, 이 차들을 모두 한 데 모아 사진 찍을 일이 좀처럼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롱텀을 빌미로 지난 달에 멋진 사진을 남겼습니다.
모든 사진은 최진호 실장님께서 찍어주셨습니다.

1998 Hyundai EF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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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테드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를 담은 쏘나타일 것 같습니다. 올 상반기쯤에 제 색보다 조금 밝은 화이트 펄 컬러로 전체도색을 해서 예전보다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요새는 주로 집의 화물차(!)로 쓰이고 있는데, 여전히 잔고장 없이 너무 잘 달려주고 있는 기특한 녀석입니다.

폐차나 매각을 몇 번이나 고민했지만, 저희 집에서 18년을 함께 했고 제 카라이프의 시작이었던 친구라 EF S 없는 차고는 쉬 상상하기가 어렵네요. 아마도 당분간은 계속 터줏대감 노릇을 할 것 같습니다.

2008 Hyundai Genesis Coupe 380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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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쿱도 뭐... 아버지가 많이 다뤘던 차라 그렇게 신선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처음 저희 집에 왔을 때의 '국산 최강 준족'의 포스는 많이 희석됐고, 벌써 차령 10년차에 들어설 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만, 아직까지는 큰 문제 없이 잘 달려주고 있습니다.

국산차의 퍼포먼스와 내구성이 이미 이 시기에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좋아졌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물론 요즘 신차들을 더욱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지만요.

1998 BMW 540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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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진 데일리카 역할을 수행했지만, 올해는 지하주차장에서 푹 쉬다가 한달에 한두 번 마실을 나오는 큰어르신입니다. 영타이머 리스토어의 재미를 일깨워주고, 좋은 올드카 크루를 만나게 해 준 고마운 차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V8의 풍성한 토크감과 사운드는 스트레스 해소에 특효약입니다.

제 욕심과 무지에서 비롯된 뻘짓으로 하체 세팅을 잡는 데에 꽤 많은 중복투자를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에어컨 작동 불량같은 사소한 고장 한두 건 외에는 말썽도 없이 지냈습니다. 이제는 매일 타지 않으니 선제적 예방정비를 하려고 하는데, 막상 시간이 없어져서; 내년에는 좀 더 애정을 갖고 만져줄 요량입니다.

2018 Peugeot 208 GT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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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매일 타는 찹니다. 하루에 못해도 70km 이상은 주행하다보니 1월 12일에 산 차의 주행거리가 오늘자로 2.7만km를 넘어섰네요. 한여름에도 한겨울에도 20kpl이 넘는 연비 덕분에 생활반경이 크게 넓어졌습니다.

푸조라는 브랜드에 대해 다양한 평이 엇갈려 저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선뜻 구입을 했는데, 차량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물론 서비스 면에서도 세간의 우려에 비해 정말 친절하고, 저렴하고, 결과물도 좋았습니다. 주변 푸조 오너들도 서비스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본 적 없다 하고요. 208이라는 모델도, 푸조 브랜드도 흙 속에 숨은 진주같다는 생각입니다.

2001 Peugeot 206 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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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녀석은 엔카닷컴 매물을 들여다보다가 정말 우연히 질러버린 찹니다. 기본만 갖춰진 패키징에 독특한 컬러와 파노라마 썬루프(!)가 달린 특이한 사양이라 눈길이 갔는데, 마침 지인과 뜻이 맞아 장난감으로 사서 예쁘게 타 보자-고 의견이 맞았습니다. 실제로 엑센트보다 싼 부품값에 몇 가지 부품만 사다 고치고 알뜰살뜰 타고 있고요.

무심하게 관리된 듯 하지만 연식 대비 양호한 내외관, 짧은 주행거리, 특이한 사양 등에 호기심이 동했는데, 나중에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 이 차가 한국에 들어온 최초의 206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푸조 전문 그레이 딜러가 2001년에 커스텀 오더를 넣어 들여왔는데, 노부부가 동네 마실용으로만 사용하셨다더군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자동차생활 롱텀 5회(http://naver.me/GXNLMxFY)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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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8을 만족스럽게 타고 있었으니 206에도 꽂힌 것이겠지요. 테드에야 시대를 풍미한 명차를 세대 별로 갖고 계신 오너님들도 많이 계시지만, 유럽을 대표하는 대중차를 세대 별로 보유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습니다. 시대는 다르지만 '효율적이고 실용적이며 운전이 즐거운 소형차'라는 설계 사상은 그대로이기에 이를 해석한 방법의 변화를 느낄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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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식구 사는데 차가 다섯 대라니 사치도 이런 사치가 없지만, 자동차 마니아라면 누구나 꿈꾸는 '나만의 포트폴리오 만들기'를 소소하게나마 실현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은 감히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 다른 사람은 몰라도 테드 회원님들은 공감해주실 것 같습니다 ㅎㅎ

다섯 대의 차에 대한 소회를 푼 롱텀 리뷰는 자동차생활 2018년 12월호 지면, 또는 온라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더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링크(http://naver.me/Fe9PpeQZ)를 남깁니다 ^^


이제 해가 넘어가니 다섯 식구 자동차세며, 보험갱신이며, 정기검사며 손갈 데가 많네요.
아마 회원님들도 연말연시라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계실 것 같습니다.
술자리도 많고 모임도 많은 연말이지만 모쪼록 언제나 안전운전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럼, 내년에 뵙겠습니다 :)



208 GT Line,
206 XT,

BK 380GT,
E39 540i,
and EF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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