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jpg

W140과 W220에 대한 좀 더 직관적인 비교를 해보고자 합니다.

앞서 적었던 글들의 요지는 W140이 W220에 비해 기술적으로 더 훌륭하다기 보다는 당대 끌어다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 수준에 얼마만큼의 완성도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느냐, 그리고 신기술이 가질 수 있는 허망할 정도의 미스 엔지니어링에 대한 사례가 정말 많았고, 앞으로도 쏟아질 것이 분명하다로 볼 수 있습니다.


앞선 글에도 언급했지만 W220 S600 Bi turbo사양은 저역시 한대 가지고 싶은 차중에 하나일 정도로 모든 것이 완전한 상태에서 아주 좋은 차라는 부분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두 바디 타입의 경우 가장 엔트리부터 최상급까지 모두 시승한 경험을 토대로 S600끼리 좀 더 세부적인 부분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jpg


3.jpg4.jpgIMG_0811.jpgIMG_0813.jpgIMG_0814.jpgIMG_0818.jpgIMG_0821.jpgIMG_0837.jpgIMG_0865.jpgP1080091.jpgP1080092.jpgP1080099.jpgP1080101.jpgP1080102.jpgP1080106.jpgP1080107.jpgP1080110.jpgP1080112.jpgP1080113.jpgP1080114.jpgP1080116.jpgP1080117.jpgP1080118.jpgP1080119.jpgP1080120.jpgP1080121.jpgP1080122.jpg

<디자인>

W140은 공룡과 같은 이미지로 벤츠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독일에서 중고차를 벤츠가 직접 수거해 상당량을 러시아로 팔어버리는 해프닝이 있었을 정도로 너무나 거대하다는 이유로 신형이 좀 더 슬림해진 부분은 데뷔당시 전혀 핸디캡으로 작용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호불호가 갈림에도 불구하고 W140이 W220의 데뷔가 확정되어 생산되는 시점에도 주문이 폭주하여 일부 수량을 함께 생산했을 정도로 매니어들이 막판에 많은 역할을 했다는 점입니다.

요즘의 S클래스의 사이즈를 감안했을 때 W140의 그것은 시대를 지나가는 과정속에서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는 수준이지 그 이상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W124와 일맥상통하는 디자인의 개념은 동시대 함께 팔렸던 W202 C클래스와 아주 완벽한 패밀리 룩을 연출했습니다.

16인치 휠이 좀 작기는 하지만 옆에서 봤을 때 그리 작아보이지는 않으며 18, 19인치 AMG휠을 장착했을 때의 모습은 정말 대단한 카리스마를 연출합니다.


W220의 날렵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은 실제로 W140보다 휠베이스가 길어 실내공간의 손해가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바디가 한덩어리로 보이게 하는 효과와 앞 얼굴의 모습이 좀 더 착하게 바뀌었는데,  W140까지 유리 헤드라이트를 사용하다가 플라스틱으로 바꾸면서 오래되면 뿌옇게되어 눈이 흐리멍텅해지는 점은 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만 무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니 누구를 탓할 노릇은 아닙니다.


<엔진>

W140의 S600에는 정규 버젼으로 전기형 408마력, 후기형 394마력으로 출력이 살짝 줄었지만 실제로 다이노 측정해보면 엔진마력 400마력을 상회하는 파워로 당시 E38 7시리즈와 비교한다면 다른 하위 모델들은 달리기로는 모두 7시리즈의 밥이었으나 S600은 같은 12기통의 750iL을 가볍게 재낄 정도의 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틸블럭이라 엔진스크레치 등의 문제가 전혀 없고, 오일 소모도 거의 없으며, 일반 정비는 비교적 쉬운편이고, 3500rpm을 넘으면 가변 흡기에 의해 갑자기 솟구치는 파워로 무진장 무겁게 움직이는 엔진이 갑자기 마약을 맞은 듯 파워가 실려 돌아갑니다.


이후 엔진들은 3밸브 SOHC화되었으나 W140때 사용되었던 엔진들은 모두 4밸브 DOHC로 벤츠로는 매우 드물게 전모델에 DOHC적용되었습니다.


W220의 초기 S600에 사용된 엔진은 5.8리터로 몸통이 작아졌고, 3밸브 적용으로 367마력으로 출력이 줄었습니다.

이 엔진은 W140 S600의 6리터 엔진에 비해 확실히 파워가 약합니다.

추진력에 있어서 W140 S600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2003년부터 트윈터보 적용된 500마력이 나올 때는 배기량이 5.4리터로 또한번 줄었습니다.

사운드가 좋고 매끈하며, 파워면에서 동급 E65 760iL에 비해 우세할 정도로 토크가 높으며 항속시 연비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아래 글들에 언급된 다양한 문제점들은 재차 반복하지 않겠고, 좋은 점을 몇가지 언급하자면 엔진 무게가 많이 줄어 핸들링에 영향을 많이 준 면 그리고 튜닝으로 600마력까지 쉽게 올릴 수 있는 잠재력 등이 있으며, 매우 좋은 질감과 밸런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변속기>

모두 5속인데, W140초창기 SE가 붙은 모델들은 4단 자동변속기도 있습니다.

96년 이후 전자식 5단이 되었는데, W140의 변속기는 지금 기준으로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만 토크컨버터가 많은 일을 하기 때문에 단수가 많지 않은 것에 대한 핸디캡은 강력한 엔진으로 모두 극복된다고 봅니다.


실제로 일상에서 2500rpm이상 돌아갈 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기어비도 낮을 뿐더라 매우 묵직하게 달리고 운전하는 운전자의 심리도 그리 바쁠 것이 없어질 만큼 운전의 스타일이 많이 바뀌게 만드는 강력한 영향력이 있습니다.


W220 S600도 5속을 사용하며, W140과 마찬가지로 좋은 점은 7단 벤츠의 변속기와 비교해 감속할 때 단수가 내려가면서 생기는 미세한 울컥임이 전혀 없이 부드럽게 감속된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요즘 최신 벤츠의 일반 모델들에 너무 거슬리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높은 토크를 버틸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만 두 모델 모두 10만이 넘어가면 무거운 무게에 강력한 파워로 변속기의 오버홀 기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서스펜션>

기계식 W140 S600은 어댑티브 방식을 가진 고사양 모델보다 승차감이 좋습니다.

완전 기계식 쇽 업소버로 만든 최상의 안락함이라고 생각되며, 현존하는 최신 벤츠의 약간 인공적인 느낌과 비교하면 절충이라는 부분을 매우 원시적인 방식으로 풀었다는 점에서 경이롭다 하겠습니다.


ADS탑재에 셀프 레벨링 있는 타입은 댐퍼의 압력을 스포츠로 변환이 가능한데, 스포츠일 때 제법 경쟁력이 있습니다만 댐퍼의 성능이 유지되는 최적 성능 수명이 일반 댐퍼보다 짧습니다.

어찌되었건 90년대중반부터 이런 가변 댐퍼를 사용했습니다만 실제로 고장이 거의 나지 않고, 문제 발생이 잘 생기지 않는 엄청난 내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W220의 자랑인 ABC서스펜션은 유압을 사용하는데, 매우 고압이라 고압 라인들이 버티지 못하고 터지거나 실제 댐퍼도 수명이 약합니다.

S클래스 뿐 아니라 CL, SL클래스에도 적용되었는데, 장점은 승차감을 연출하고 큰 충격을 거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S55 AMG에는 좀 더 단단한 댐퍼가 세팅되어 있어 S600보다는 확실히 스포티한 편이고 Sport버튼을 눌러 좀 더 다이나믹하게 운전할 수 있습니다.


와인딩에서 상태 좋은 ABC댐퍼 달린 S600을 타보면 깜짝 놀랍니다.

롤이 정말 적고 차의 길이가 길어서 그렇지 매우 정확하게 라인을 파고들고 가속패달을 후려 밟아도 후륜이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같은 하체를 사용하는 CL55 AMG로 태백을 10랩 정도 타본 적이 있는데 AMG가 후륜이 이렇게 말을 잘 듣는 차는 처음일 정도로 후륜이 잘 제어됩니다.


후륜이 턱인에 민감하게 작용할 경우 뒷좌석 승객이 좌우로  요동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후륜의 좌우 움직임을 확실히 단단히 조였고, 매우 성공적이라고 봅니다.


ABC하위 버젼인 에어매틱과 비교하면 200km/h이하에서 압도적으로 ABC쪽이 승차감과 성능이 유리합니다만 250km/h를 기준으로 한다면 ABC는 좀 붕 떠간다는 느낌으로 에어매틱 Sport2세팅한 것과 비교해 좀 느슨한 감도 줍니다.


W221에서 ABC의 이런 고속주행시 붕떠가는 느낌은 많이 개선되게 됩니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잘 관리된 ABC는 그 값어치를 한다고 봅니다.


<브레이크>

W140 S600에는 전륜 4피스톤 캘리퍼 기본인데, 제동이 부족하지 않고 충분합니다.

매우 리니어한 답력을 가지고 있어 세울 때 끈적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최신 벤츠의 그것보다 오히려 패달 답력에서 우수하다고 봅니다.


W220은 4피스톤 기본인데, 국내 정식 버젼은 전륜 6피스톤 후륜 4피스톤 고사양 장착되어 들어왔습니다.

절대 제동 능력은 엔진 파워를 가볍게 제압할 정도로 강력하며, 제동 밸런스면에서 W140보다 앞섭니다.


<핸들링>

W140은 실제로 상당히 코너를 빨리 돌 수 있는 세팅을 가지고 있는데, 조향 우선으로 꺽는 양에 맞게 차가 반응하도록 세팅되어 있어 좌우로 심하게 털 경우 후륜이 나를 가능성이 좀 있습니다.

반면 W220은 조타각이 좀 큰 편이기는 해도 후륜에 안정성이 좋습니다.


W140이 초고속에서도 이런 특성이라 칼질을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부드러운 조작이 아닌 경우 후륜이 약간 불안하게 느껴질 소지는 있습니다.

W126 560SEL과 비교하면 W140은 모든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보여준 모델이기는 합니다.


W220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잘 잡은 쾌거를 가져왔지만 인공서스펜션의 전자제어 힘을 빌렸다는 점이 약간의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안락성>

W140 S600의 시트는 정말 편안합니다.

제가 얼마전 800km를 왕복으로 거의 쉬지 않고 달린 적이 있는데, 너무너무 편안합니다.


S220은 가죽이 좀 더 부드러워졌고, 우람한 느낌은 줄었지만 마찬가지로 편안하고 가죽 소재가 매우 고급스럽습니다.


빠르게 달릴 때의 방음이나 차음은 두차 모두 큰 격차가 없을 정도로 연식을 생각하면 W140의 방음 능력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W140에서부터 이중 유리가 채택되었는데 유리 뿐 아니라 도어의 안쪽 밀착 능력이 정말 훌륭합니다.


<안전성>

W140은 부식이 잘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철판을 가지고 있고, 세계적으로 매우 안전한 차량으로 입증된바 있는데, 최신 충돌 규정과는 다른 설계로 요즘차와 안전도를 1:1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별명이 탱크이고 실제로 많은 사고 사례를 볼 때 극도로 안전한 차량임에 이의를 달기 어렵습니다.


W220의 안전도 역시 전혀 의심하고 싶지 않지만 도어의 무게감이나 전체적인 무게감이 W140이 압도적으로 무겁게 느껴지다보니 체감으로 좀 더 안전한 곳에 있다는 막연한 기대로 가져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옵션>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온 풀옵션의 W140은 앞뒤 열선시트에, 앞 에어시트의 조절이 위치 3단계로 조절되는 등 방석길이 조절되는 기능과 함께 상당한 고사양입니다.

뒷좌석 에어컨 별도로 있고, 완전 독립 구조로 작동합니다.


뒷좌석에 큼직한 냉장고도 마련되어 있고, 아직 잘 작동합니다.


W220에는 모니터가 달려있고, 앞뒤 쿨링 시트가 장착되어 있는 정도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선택가능한 점 등이 차이라고 봅니다.


<기타>

W220도 훌륭한 차이고 동시대의 경쟁자를 압도할 정도의 충분한 카리스마가 있다고 봅니다.

W140의 시대는 이보다는 경쟁이 좀 덜 치열했고, 일본차의 활약을 예측하기도 어려웠던 시절이라 그냥 벤츠에서 최고를 만들면 세계에서 최고가 되던 독일차 입장에서는 가장 낭만적인 시대의 차입니다.


오버엔지니어링의 가장 대표적인 차로 재평가되고 있으며, 독일에서 중고차는 상당 부분 사라졌지만 상태 좋은 차들은 매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S600은 쉽게 찾기 어렵습니다.


S220은 상대적으로 아직 유럽이나 여러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면에서 희소성의 차이도 있고, 좀 억울하게도 원가절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다니다보니 실제 내용을 샅샅이 모르면서 쉽게 그냥 싸게 만들어진 차라는 오명도 받았습니다.


미스엔지니어링에 대한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만 차의 구조나 고급차가 갖춰야할 요소가 타협된 차는 아니라고 보며, 언제든지 타면 가뿐한 기분이 드는 좋은 차입니다.


제가 몇번이나 구매를 위해 시승했다가 구입을 포기한 이유는 W140을 타고 W220을 보러가면 S클래스를 타는 느낌이 나지 않아 그냥 돌아서기 일수였는데, W140타시는 분들이 W220으로 쉽게 갈아탈 수 있음에도 못가는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떤 차가 더 훌륭하다고 우기는 것은 초보적인 논쟁이라고 봅니다.

당시대를 대표하는 최고급 최상의 차들이 그때 판매될 때의 성적이나 위상은 모두 상당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재평가가 가해지면서 여러가지 각도로 다양한 해석과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다양한 경험담도 기대합니다.


-testdr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