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면허 3년차, 운전 2년차 초보 i30 오너입니다.

 

요새들어 차량 시동이 시원하게 걸리지 않더군요. 시동이 걸리는 것 같다가도 푸드드- 하면서 시동이 꺼지고, 2회차 시도에서야 겨우 걸리는 정도로 시동 상태가 영 좋지 못했습니다.

 

점화플러그는 대략 1만km 전에 교체했었고, 도중에 꺼지긴 하지만 어찌어찌 걸리는 걸 봐서는 스타트모터는 아닐 것 같았습니다. ISC가 문제인가 싶었지만 이 역시 1만km 전에 교체를 했었네요(갑자기 급가속 걸리듯 RPM이 치솟는 상황이 있어서 교체했었습니다).

제가 인지하지 못한 부분을 제외하면 남은 건 배터리. 일전에 한번 방전이 된 적이 있었고, 출퇴근만 하는 상황이라 충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판단에 주말에 드라이브를 해봤습니다. 제대로 충전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월요일이 되니 상황이 달라지진 않더군요.

 

회사에 비치된 멀티미터로 전압을 측정해 봤습니다. 배터리 12.4V, 시동 후 충전 전압 13.6V. 뭔가 이상합니다. 에어컨, 등화장치, 라디오, 추가로 장착한 블랙박스와 블루투스 수신기 등을 모두 분리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전압이 좀 낮은 듯 싶습니다.

이제 배터리를 교체를 할 것인지, 제너레이터를 교체할 것인지를 고민합니다. 한번 방전은 됐지만 인디케이터쪽을 봐도 멀쩡해 보이고, 배터리 전압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결국 제너레이터를 교체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우선 인터넷으로 품번을 검색합니다. Screenshot from 2017-07-17 09-48-24.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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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휠, 타이어를 바꾸느라 출혈이 심했는데 추가 지출이 생겼네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부품 재고를 확인한 뒤에 부품을 공수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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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리프트가 필요한 부분도 아니고, 오일이나 냉각수가 뿜어져 나오는 작업도 아닌데다가 회사에서 작업하면 추가근무를 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집 근처 지하주차장에서 작업을 실행했습니다.

퇴근하느라 주행을 했기 때문에 엔진을 식혀야 했습니다. 한 3~40분 정도 지나서 충분히 식혔다고 생각했는데 흡기쪽과 냉각수 라인은 아직 뜨겁더군요. 날이 너무 더워서 그런가 싶었습니다(작업하고 나서 보니 그날 폭염주의보가 있었더라구요). 화상을 입지 않게 장갑을 끼고 엔진 커버를 들어냅니다. 많이 지저분해서 조만간 엔진룸 클리닝도 한번 해주긴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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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라면 정비 지침서를 보고 작업을 들어가야 하겠지만 날도 덥고 빨리 치워버리자는 생각에 일단 마운팅된 부분들을 확인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눈에 쉽게 보이는 쪽에 교체할 부분이 위치해 있어서 냅다 볼트부터 풀어버립니다. 쉬운 조립을 위해 볼트는 잘 보관을 해 두는 센스는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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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레이터 아랫쪽의 장볼트가 제일 풀기 난감했습니다. 제가 가진 공구가 엔진 마운트에 있는 볼트에 걸려 풀 공간이 잘 나오질 않더군요. 조만간 유니버셜 조인트라도 하나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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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제너레이터를 탈거하고 나서 보니 아랫쪽 마운트는 굳이 볼트를 다 빼낼 필요 없이 잡아서 들어올리면 되는 부분이였다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어차피 교체하려면 빼야 하니까 별 문제는 없었지만 뭔가 괜한 고생을 했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사실 정비가 쉬운 부분이라고 했지만 냉각수 라인을 건드릴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다소 조심은 해야 했습니다. 냉각수 라인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제가 대처할 수 있을만한 상황이 되질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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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하는 작업은 쉬운 편이였습니다. 뽑아낸 부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 끝이니까요. 제대로 장착된 것을 확인하고 배선도 제 자리에 체결한 뒤에 겉벨트의 장력을 조절합니다. 페인트 마커 같은걸 안들고 와서 붉은색 유성매직으로 체크했지만 잘 보이지는 않더군요. 얼추 비슷한 위치에 맞춰 두었지만 시동이 걸리면서 벨트의 마찰음이 들렸기에 다시 조정합니다. 장력계 같은게 있으면 좋겠지만 당장에 없으니 손으로 눌러 확인해가며 조절했습니다.

 

시동을 걸고 전압을 체크합니다. 퇴근 이후라 멀티미터가 없어 블랙박스 화면에 나오는 전압을 임시로 확인하고, 다음 날 전압을 측정하여 시동 시에 14.2V의 전압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배터리 충전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확인하고 정비를 마칩니다. 사실 무모하게 냅다 제너레이터만 교체한 건데(그냥 단순하게 배터리 충전이 덜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다음 번에는 좀 자세히 알아보고 작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공구도 좀 마련해 두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