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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기통 엔진에 대한 매력은 그동안 많은 글들을 통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주로 가솔린 엔진에 국한해서 언급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 8기통 디젤 엔진에 대한 매력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제가 8기통 디젤엔진을 처음 접한 것은 2004년 벤츠 ML400 CDI(W163)가 처음이었습니다.
수입디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전이었던 당시 8기통 4리터 디젤엔진이 탑재된 디젤 엔진이 있었다는 것을 아시는 분도 별로 없을 안계실 것으로 봅니다.

250마력에 56kg토크를 가진 4리터 디젤엔진은 사실 50kg이 넘는 토크는 400마력 이상의 8기통 대배기량 엔진에서나 가능했으니 주목이 될 수 있었지만 당시 디젤엔진의 기술력을 감안했을 때 아주 감동적인 엔진으로 기억되진 않습니다.

가솔린 엔진과 디젤엔진의 감성적 차별성에 대해 언급을 하자면 가솔린 엔진은 80년대 설계된 혹은 90년대에 설계된 엔진으로 지금 타보아도 감동적인 엔진들이 참 많습니다.

고압 직분사 커먼레일이 도입되면서 출력과 연비 그리고 배기가스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지만 이런 초고압 분사 이전 시절을 생각하면 감성의 영역에서 가솔린 엔진은 디젤엔진의 압승에 가까운 승기를 잡은 것이나 마찬가지이지요.
그래서 구형 디젤 엔진을 사모하는 매니어층은 없다시피 합니다.

다운사이징은 가솔린 뿐 아니라 디젤엔진에도 이루어져 8기통 디젤엔진들이 6기통으로 그리고 6기통도 4기통으로 확장되어 가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현재 국내에서 8기통 디젤엔진은 아우디 D3 A8 4.2TDI, D4 A8 4.2TDI, D4 A8 60TDI, SQ8등의 아우디 계열 그리고 레인지로버의 TDV8 3.7, 4.4등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데, 벤츠는 ML400이후 8기통 디젤수입을 하지 않았던것으로 기덕되고 BMW는 8기통 디젤엔진을 한번 도 수입하지 않아서 8기통 디젤엔진을 경험하기 위한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D3 A8의 경우 326마력으로 시작된 4.2리터 유닛은 D4로 세대를 바꿔 마지막에는 388마력까지 진화하였고, 현행 4리터
SQ8은 435마력에 91.7kg의 최대토크를 발휘합니다.

기본적으로 토크가 좋은 디젤엔진의 특성은 이미 알려진 것이고, 이 토크의 지속가능한 회전수가 올라가면서 최대출력도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만 여전히 최대출력을 발휘하는 회전수는 4000rpm부근입니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4000rpm을 기준으로 최대토크가 플랫토크를 그리다가 하강하는 그 폭이 좀 더 완만해져 그 영향으로 플랫토크가 하강하는 시점에 출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지요.

화염전파속도가 느린 디젤엔진으로서는 4000rpm이상의 회전수에서 지속적으로 더 높은 토크를 유지하는 것은 연료 자체의 특성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8기통 디젤엔진이 실상에서 주는 매력은 비단 배기량 대비 좋은 연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시동을 걸 때 진동이 심한 4기통 엔진이나 이보다 좀 나은 6기통 디젤엔진과 비교해 8기통 디젤 엔진은 시동걸 때부터 매우 부드럽습니다.

디젤 특유의 거친 공회전음이 조금 더 잘게 부서져서 소리가 나온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공회전 음색 자체가 약간 더 무게감이 있고, 큰 엔진이 여유있게 천천히 돈다는 느낌입니다.

이 여유에 실린 토크는 4,6기통 엔진이 부스트압에 의해 차를 견인하는 느낌으로 가속을 해나간다면 8기통은 엔진이 가진 기본적인 크기만으로도 즉 터보의 부스트압에 의존하지 않고도 충분한 가속을 만듭니다.

그 가속력을 더하고 싶을 때 부스트가 얹어지게 되면서 발생하는 추진력은 500마력대 가솔린 엔진의 추진력보다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유는 보통 최대토크가 1400rpm부터 발휘되는데, 2000rpm부근에서 경험하는 65kg이상의 토크는 가솔린 엔진으로 연출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SKN ECU튜닝을 한 아우디 계열의 V8 디젤엔진의 경우 80kg이 넘는 토크를 발휘하는데 4륜이 아니면 버틸 수 없을 정도의 순간추진력이 나옵니다.

풀가속을 해서 4000rpm까지 끌어올리면서 가속하는 것보다는 적게 밟아 회전수가 2300rpm을 넘지 않게 운전해도 속도라 올라가는 그 장면 자체가 예술입니다. 2500rpm까지 사용하는 것도 이 엔진에는 과분한 사치입니다.
이렇게 아무런 노력없이 차의 무게나 승차인원 상관없이 속도를 높일 수 있음은 감사한 일입니다.

차가 힘을 많이 쓰면 곧바로 신경 쓰이는 부분이 연료게이지 혹은 주행가능거리의 급격한 하락인데 이놈의 8기통 엔진은 정말 이런 잦은 가감속에 지나칠 정도로 관대합니다.

100km/h로 달릴 때 6단 탑기어 1600rpm을 가르킨다는 의미는 이 상황에서 가속패달을 전개하면 이미 최대토크를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현실적으로 고속도로를 달릴 때 100~160km/h구간을 자주 이용하게 되는데, 발끝으로 가감이 이보다 더 쉬운 엔진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고출력 가솔린의 경우 7,8단 변속기 기준 2000rpm이하의 회전수에서 그 단수를 유지하면서 8기통 디젤이 손쉽게 올리는 정도로 속도를 붙이기 위해서는 기어를 한두단 내려야 가능한데, 8기통 디젤은 그런 동작 자체가 필요 없습니다.

운전자가 오른발을 통해 차의 속도를 너무나 손쉽게 제어한다는 느낌 때문에 극도로 편안한 주행이 가능합니다.

6기통 디젤엔진이 출력이 좋아도 220km/h이상의 속도에서 현저히 더뎌지는 고속 영역도 8기통은 너무나 쉽게 250km/h를 돌파합니다. 물론 오르막인 경우에도 상관없습니다.

속도를 높이고 가속이 빈번해지면 주행가능거리 때문에 자제해야하고 고급휘발류를 넣기 위한 고민에 빠질 새도 없이 8기통 디젤은 연료통을 채우고 길이 허용하는한 웬만큼 빨리 달려도 고속도로 컨디션에서 1000km를 탈 수 있습니다.

항상 엔진은 고회전이 아닌 저회전 아니면 중회전에서 대부분의 상황을 컨트롤하다보니 고속에서 엔진의 정숙성은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감성적으로 멋진 소리냐는 질문에 전 8기통 디젤엔진이 만드는 사운드는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가솔린과 같은 비트를 만들진 않지만 돌 때 뭔가 웅장하다는 느낌이 있고, 엔진이 힘을 많이 쓸 때도 엔진이 힘들어하는 내색이 없습니다.

앞으로 대배기량 엔진이 줄어듬에 따라 8기통 디젤엔진의 현재는 아우디가 그 명맥을 유지해주고 있음은 나름대로 고성능 디젤엔진으로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정책은 디젤에 그리고 관대하진 않지만 아우디가 고성능 8기통 디젤엔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디젤엔진에 대한 미래가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는 해석과 전망이 뒷받침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8기통 이지만 2리터 가솔린엔진보다 연료비를 적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8기통 디젤엔진은 여전히 매력이 남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심리적으로 빠른차가 빨리 달리는 컨디션에서 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아깝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나 빠르게 없어지는 연료는 아까운게 사실입니다.

8기통 디젤엔진의 매력을 이런 실속에서만 찾기에는 그 엔진이 만드는 질감, 토크감 그리고 전체적으로 여유있는 주행품질까지 너무나 많은 매력이 있기에 한번 소개해봤습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