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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오래 소유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해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좋아진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습니다.
물론 그 차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뭐가 필요한지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고, 시기보다는 뭘 어떻게 개선시킨다는 그런 계획들이 있으면 차는 항상 좋아질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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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 GT3는 마지막으로 수동변속기만을 장착한 GT3그리고 메츠거 엔진을 장착한,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정한 리어 엔진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991부터는 엔진의 위치가 뒷차축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엄밀히 997과는 리어쪽 무게 중심의 위치가 많이 다릅니다. 그로 인해 주행특성도 많이 다르고 좋은쪽으로는 안정감이 엄청나게 좋아졌지만 911이 세대별로 진화해 온 역사를 감안하면 너무나 큰 변화라 그 특성을 싫어하는 부류도 의외로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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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계의 에르메스라고 할 수 있는 아크라포비치를 장착한 후 테스트 주행을 했는데, 997 GT3는 정말 대단하면서도 멋진차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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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GT3의 배기는 가변타입으로 Sport 모드일 때는 3500rpm, 일반모드일 때는 4000rpm부근에서 열려 배기음이 실내로 전달되는 것 기준으로 2배 정도 커집니다.
순정 배기의 음량이나 음색도 충분히 좋지만 좀 더 낮은 rpm에서 확실히 뿜어주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아크라포비치는 최적의 시스템입니다.

일단 음량이 풍부하고 고회전으로 가도 톤의 변화가 거의 없이 직선으로 소리를 뿜어 냅니다.
시원한 느낌과 가속패달의 온오프에 톤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사실 415마력의 GT3는 8500rpm을 돌릴 수 있지만 가벼운 몸무게이기 때문에 500마력 이상의 차를 모는 가속감을 줍니다.
때문에 공도에서 웬만큼 빡세게 달려도 7000rpm이상 쓰는 경우가 거의 드뭅니다.

카레라S나 박스터 등으로 풀가속을 하며 모든 회전수를 쓰며 달리는 것과 비교하면 GT3는 그 가속감의 차원이 완전히 다릅니다.

속도가 너무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에 풀액셀이나 풀rpm의 사용은 공도에서 그리 쉽지 않습니다.

저도 3.8을 제법 오래 소유하고 있습니다만 3.6도 너무 좋다는 느낌입니다.
특히 이차처럼 완벽하게 정비를 갖추고 최고의 상태를 갖춘차는 타면서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오고 정신이 맑아지기까지 합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좋은 차를 빡세게 타고 나면 피로가 풀리는 경험을 해보신 분들은 그 느낑을 아실 겁니다.
차를 즐기는 것은 분명히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요즘과 같은 코로나 시대에 혼자 즐거운 드라이빙을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더없이 좋고, 스포츠 모델이라면 금상첨화겠지요.

GT3는 세대를 막론하고 경쟁할 수 있는 차가 없는 독보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차에 도전하는 맘을 가지고 타면 그 재미와 희열이 남다릅니다.

리어를 제어하는 감각이 카레라와는 완전히 다르지만 의외로 공력의 특성 때문에 고속에서 안정성이 아주 뛰어납니다.
미쉐린 컵타이어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UHP타이어로는 제대로 달릴 수 없고, 타이어가 차가 가진 포텐셜을 전혀 소화해내지 못합니다.

무거운 클러치를 다룬다는 것도 불편함이 아닌 특권이 되는 그런차가 GT3입니다.
차에 붙은 스티커의 의미대로 수동을 지킬 수 있는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