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B6 A4 타는 이세민입니다.
좀 장문의 글입니다^^;;

드디어(?) 엔진이 사망하셨습니다..
작년에 헤드리빌트를 받고 딱 1년반/2만키로 만의 일이네요.
차령 14년이 되기까지, 10년 넘게 정말 꾸준히 센터 들락거렸지만 부조나 경고등 때문에 딱히 장기간 문제 겪은 적도 없고, 경고등이 생기면 그때그때 센터가서 수리하면 다시 경고등도 안뜨고 잘 탔습니다. 점검 내역서 모아둔게 굵은 책이 되어버렸네요. 그러다 헤드리빌트 및 예방정비 후 작년 여름 가을 지나면서 언젠가부터 미스파이어 경고등이 간헐적으로 뜨고 점검할때마다 살짝씩 부조 카운터가 있다는 답변만 듣고는 해결을 못하고 탔었습니다. 체감상으로는 전혀 부조를 못느낄 정도였고 코일 플러그 다 정품으로 갈아봐도 증상은 완벽히 똑같았습니다. 그 이후 오버히팅도 겪었는데 히터코어니 보조탱크니 이것저것 갈다가 냉각팬 갈고 완전히 해결되었습니다. 물론 겨울철 고온과 영하를 왔다갔다 하며 시달린 고질병 워터플랜지쪽도 몇개월간 꽤 누수흔적이 넓게 퍼졌고 교환한지 2년도 안된 정품 라디에이터도 살짝 터져서 비치더군요.
이정도는 그래도 3달에 3리터정도 보충하는 정도니 차차 수리하려고 최근에 부품도 구매해둔 상태였습니다...그러나......
올해들어 시동도 깔끔하게 걸리진 않고 시동시 부조도 점진적으로 확실해져가는 상태였습니다. 워터펌프및 타이밍셋을 비롯해 벨트 텐셔너니 각종 밸브 및 오일 세퍼레이터니..등등 몇백 들여서 예방정비를 하고 그래도 여전한 부조..
이후로도 예방차원에서 바로 안해도 된다고는 하던 퍼지밸브를 비롯, 살짝 비치던 오일 쿨링라인 호스도 싹 갈았네요. 최근엔 림프모드가 들어간 듯한 출력저하와 함께 아이러니하게 주관적인 엔진 필링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마치 몇 년 전의 쌩쌩할때 느낌으로..
그러다 올 게 왔습니다. 며칠 전 크루즈걸고 정속주행중 갑자기 엔진이 툭툭 치면서 부조증상이 있다가 몇 분 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바로 가던길 돌려서 주차장에 세웠는데 이후 며칠새 급격히 부조가 심해지며 경고등이 깜박거리다 없어지거나 그냥 점등된 상태가 아니라 계속 깜박거리더군요...간헐적이 아니라 미스파이어가 제대로 나고 있단 뜻이겠죠.
점검을 맡기고 플러그 코일을 빼봤는데 코일은 일부 거의 죽어있었고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3번실린더 압축압력이 안나왔습니다. 냉간시 나머지 3개는 130부근, 3번실리더는 90도 안나오는..game set 이네요ㅎㅎ
밸브나 피스톤쪽...피스톤링..당첨 아닌가 싶습니다.

단골 정비소 분들이랑 구름과자 몇대 태우면서 예전부터 꾸준히 돈먹는 하마 이상수준을 보면서 사정도 잘 아시고..이제 이차는 보내고 훨씬 합리적인 비엠쪽을 추천하시더군요. 그날따라 어찌나 하늘은 하염없이 맑던지...
며칠 생각해 보라고 하시더군요. 예전부터 이 차에 그만 돈 들이고 바꾸라고 말리시긴 했습니다..엔진 수리..오버홀을 하면야 정비소 입장에선 이득일 텐데 그래도 썩차에 이정도로 돈 들이는게 주변인들 입장에선 참 말리고 싶은 심정일겁니다ㅜㅜ 3기통으로 덜덜 떠는 차를 몰고 집에 오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항상 이성적으로, 계산기 뚜드려가면서 유지해오진 않았습니다.
"중고가 얼마짜리 차에 정비비로 이정도를?" "지금까지
삽질하고 2년만 해도 투입된 돈이 얼마여..좀더 보태면 벨N 신차값이네 ㄷㄷ" 이런 생각이 자꾸 들고 아쉬우면 누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산이든 일제건 유럽산이건 많은 영타이머 오래된 차들 가꿔가며 유지하는 분들은 동감하실 겁니다. 그냥 자기만족이고 취미인 것이죠. 당장 안해도 될것까지 직구해서 파트들 들고 몇달 간격으로 단골샵 들락거리고 이런것들이 그냥 당연한 것이었고 나름 재밌는 취미라고 이해하며 탔습니다. 단순히 이성적으로만 보면 유지비 합리적이고 가성비 좋거나 빠른 차들 많죠.. is250, 젠쿱, 아스, g37 등.. 근데 이미 그차들이 머리 속에 계속 떠올랐다면 진작 갔겠죠..
아니면 단골샵 분들이 추천하시길, 독일차 저정도 연식에 끌린다면 e46 e90 추천하시더군요. 많이들 아시다시피 아우디보다 정비빨도 확실히 잘 받고 메인터넌스도 들어갈 곳도 굵직하게 정해져 있고 젊은이들이 막 조져가며 탄거 말고 정말 사모님들 1인소유로 10만도 안된 이런 매물들..충분히 몇달이건 기다렸다 구하면 괜찮다 하시네요. 확실한건 90이든 46이든 경제적으로나 메인터넌스쪽으론 지금보다 훨 싸고 부담 덜할거라고... 500정도 선이면 320은 충분히 구할듯 싶긴 합니다만...

이제 선택지는 폐차를 하고 갈아탈 것이냐, 몇 달 후에라도 여유가 생긴 후에 제대로 오버홀을 할 것이냐 천천히 생각을 해볼까 합니다. 급한건 아니니 두 선택 모두 겨울을 넘어가든 여름에 가서 결정하던 상관은 없습니다.(마침 내년 여름까지 본격적으로 상당히 바쁜데 참 아이러니 합니다 ㅎㅎ) 그래서 생각해 본 것이 비엠이나 인피니티 계열입니다. 주행환경은 100퍼센트 데일리입니다. 하지만 전 후륜/쿠페/자연흡기 이런식으로 조건들 맞춰서 나오는 차가 아니라 그냥 꽂히는 차에만 관심이 가는 편입니다. 평소엔 시내주행이 대부분이고 일부러라도 평일 밤/새벽이나 주말에 종종 기분 내러 경치좋은 곳으로 국도 고속도로 가면서 중부하 위주의 적당히 빠른 페이스로 차를 느끼는 정도? 연비는 지금 차가 월평균연비 5키로대에 고급유 필수라 8기통급으로 가지 않는이상 딱히 와닿진 않을듯 싶습니다.

1.비엠 e46/e90
마침 그분들이 중고차도 하고 있어서 옆에 (이미 팔린) 8만키로탄 e46 320 민트급이 있었는데 꽤 괜찮은 장난감이겠다 생각도 듭니다. 실내나 외장이 민트급이라 그런지 꽤 매력적이게 보였습니다. 그나마 46은 더 가볍고 직렬6기 2.2엔진이라 괜찮을듯 싶은데 90은 150마력 20토크.. 아무리 미션에서 다 까먹는다는 00년대 아우디라지만 제원상 210마력/33토크 차를 타다가 320으로 가면..특히 고알피엠 안돌린다면 심심할것 같습니다.. 해서 e90 325 328 330이나 e46 320 325 330 쪽이 떠오르고 테드에 관련 키워드로 폭풍 검색을 해봤습니다만..선뜻 어떤게 맞을지 감이 잘 안오네요. 고알피엠보단 VAG차들 특유의 심심한 느낌과 비엠에 비해 전혀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감성이지만 고속에서 심지어 노면이 좀 안좋아도 특유의 악셀을 바닥에 비비게 만드는 전천후성+고알피엠 안돌려도 되니 5~6천알피엠까지만 쭉쭉 뻗어주는 터보엔진 토크빨 이게 제 취향인것 같습니다..써놓고보니 너무 vag 빠..스럽네요.
여하튼 46처럼 거친 맛보단 90정도가 만듦새나 여러가지로 취향에 맞을 것 같고 328은 탱크라는데 그래도 메인터넌스를 고려하면 가장 간단해보이는 e46 320이 낫지 않을까 싶고..참 어렵네요.
정리하면 장기 운용을 해보신 분들이나 잘 아시는 분들이 보셨을때 '그나마' 전체적으로 메인터넌스 압박이 적고 적당히 탈만한 차가 무엇일까요?

2.인피니티 g35/37
이차도 참..충분히 매력적인데 자꾸 둘 중에라면 e90에 아주 살짝 더 눈이 가네요. 다만 메인터넌스 측면에서 비엠보단 장기적으로 저렴하게 유지 가능하면 메리트 있어보입니다. 35는 삼성차와 호환되는 부품도 꽤 있고 7단은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미션 트러블이 있다 해서 5단에 가격도 저렴한 35가 끌립니다.

3.오버홀
참..현실적으론 집에서 허락을 해줄까 싶기도 한데 정말 주차장에 세워놓고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여유 좀 생기면 내년 쯤에 제대로 오버홀을 할까..하는 생각이 남아있네요. 이차 운전대를 잡은지도 5년...참 우여곡절도 있었고 충분히 더 좋은 차들 많은데 다행히 나름 만족하며 학생 신분에 과분하게 카라이프를 즐겼습니다. 오버홀하고 만키로도 안되어 기분 내서 교환한 미션오일이며..장착된 수많은 새 부품들이며.. 새벽에 만족스럽게 메뉴얼대로 길들이기 하고 얼마 안탄 스탑텍 패드이며..트레드 한참 남은 타이어..를 보면 지금 누르기엔 너무 아깝단 생각이 듭니다ㅠㅠ
비싼 수업료 치뤘으니 한다면 급하게 생각지 말고 한번 까는거 확실하게 해야되겠단 생각입니다. 오버홀이란게 까보고 상태따라 범위가 천차만별이라곤 하는데 궁금한게 지금 피스톤링쪽이 문제인지..밸브가 열먹거나 깨진건지..또 다른것도 얼만큼 문제인지 등등 제쳐두고라고 만약 내부에서 파손된 부품이 돌아다니면서 스크래치 스커핑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내부를 망가뜨리는 등 엔진이란게 아예 리빌트 불가 수준일 수가 있나요?
예전에 이곳 테드에서 도움 주신 회원님 댓글을 보고 해외에서 아예 리빌트된 롱블럭을 업어오는게 합리적일것 같단 생각이 드는데... 찾어봐도 잘 없고 가끔 이베이에 보이는것 보면 리빌트 롱블럭이라고 하는 제품중엔 피스톤 및 블럭 관련해선 딱히 새부품 장착이란 말 없이 압축 잘 나옴 이런 식으로만 설명이 되어있네요. 직접 오버홀을 한다면 맞춤복처럼 확실히 확인하고 모조리 작업들을 할 순 있을텐데..해외에서 업어오는게 얼마나 안정적일지 궁금합니다.

너무 긴 글이었네요.. 뭐...생각보다 무덤덤하긴 하네요 ㅎㅎ
여유를 두고 천천히 생각해보려 합니다.
차에 대해서, 그리고 인생 선배님들이신 테드 회원분들의 조언 및 고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