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지하철과 버스들 덕분에 아무런 개인 이동수단 없이도 오만 곳을 다 돌아다닐 수 있는 서울.

 

굳이 차가 있어야만 하는 환경은 아니지만, 대중교통에만 의지하면서 시간과 이동범위를 확보함에

엄연히 한계가 존재한다는게 나이가 들며 점점 느껴지던 것이 10여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저에게는 자가용 자동차란, 좋아는 하지만 여전히 사치품일 뿐이었고

그걸 가진다는 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서야 천천히 생각해볼 일이었습니다.

 

당시, 직장생활을 일찍 시작하여 당시로서는 이른 20대 중반 나이에 자리를 잡고 결혼까지 하여

특출난 고소득 직업이 아님에도 요즘 20~30대들이 꿈꾸는 안정을 이룬 대학 동기 커플이 있었습니다.

 

그들과는 몇 차례 교외 MT를 갔었는데, 당시 남자 쪽이 세피아 수동을 타고 다녔었습니다.

집에서 물려받았거나 값싼 차를 구해서 알뜰히 사는구나... 저것도 유지하려면 쉽지 않을텐데...

저거라도 하나 있으면 세상 다 가진 기분이겠지만, 안 되겠지...? -_-;; 이러고 있었지요.

그러다 그들이 결혼을 앞둔 어느 날, 당시 센세이션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i30 신차로 바꾸더군요.

 

'우와... 쟤네들...'

 

그 이후 또 MT를 갔을 땐, 그 커플의 i30와 당시 따끈따근한 신차였던 HD 렌트카 한 대로 갔습니다.

아직 초보인 지금보다도 차알못이던 당시, HD 렌트카는 제가 운전해서 다녀왔고...

차를 반납한 이후 i30 뒷자리에 타보곤 또 한 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와... 아반떼보다 더 고급스럽네...'

 

서스펜션이 훨씬 단단하게 느껴짐에도 주행질감은 오히려 더 부드럽고 묵직했던 기억입니다.

게다가 그 비싸고 좋은(?) 새 차를, 와이프 때문에 어거지로 오토를 샀던 건지...

수동을 몰다가 자동을 모는데에 대한 반발인 것 마냥 스텝게이트 변속기를 마치 부숴버리겠다는 듯

정신없이 다다닥 앞뒤로 휘저으며 가속페달을 사정없이 밟아대던 그 뚝심에는 경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때 받았던 신선한 충격 때문일까...

i30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i30에 대해서는 젊음, 능력, 자유, 도전, 고급차(응?-_-;;)라는 느낌이 강렬히 각인되어 있는데,

소나타나 그랜저보다도 훨씬 범접하기 어려운 신세계의 고급 문물 정도로 여길 정도입니다.

제겐 대략, 1990년 전후의 기아 콩코드 + 젊음 정도와 엇비슷한 포지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작, 그로부터 불과 3년이 지났을 땐 저 역시 취업을 하고 첫 차를 가진 이후 6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그 큰 맘 먹고 사는 사치품이라 여겼던 차를 무려 10대째 바꿔타는 짓을 벌인 걸 생각하면 참...

현실감각이 꽝인 건 분명 아닌데, 스스로에 대해 여러 모로 과소평가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간댕이가 작다고 생각했는데, 남들이 조심스러워 하는 부분에는 무감각한게 아니었는지...

베이스가 나쁜 중고차를 샀으면 그냥 굴러가는대로 타면 될 것을, 기어이 고쳐 타다가 포기하기를

두 번씩이나 했었고, 답 안 나오는 똥차 두 대, 받히는 사고로 두 대 등등...

 

아무튼, 세월이 흘러 2015년 7월에 MD 디젤 신차를 살 때는 2세대 i30 D Spec도 가격이 같았음에도

수동변속기 + 선루프 조합 하나 때문에 i30을 포기하고 MD로 갔다가 그 이후로도 두 대나 더 거쳐서

결국은 선루프 없는 수동으로 -_-;; 왔네요. 선루프+오토 vs 논선루프+수동... 후자가 더 마음에 듭니다.

 

파노라마선루프 달린 오토를 사서 미션 스왑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피차 파노라마 선루프는 안 좋아하고

뇌내 망상으로는 루프패널 잘라내어 MD 순정 일반 선루프 박는 것보다, 요즘 같은 ECU+TCU 통합제어

시대에 오토→수동 미션 스왑이 더욱 뜬구름 잡는 듯해서...

물론, 아직은 별 생각이 없습니다.

수동변속기가 선루프보다 더 절실했던 것 같기도 하고...

 

여하간, 지인들은 지금껏 제가 가져온 차들 중 가장 나아보이고 제게 어울린다고들 말해주니 고맙습니다.

 

i30.jpg

▲차를 가져오면 늘 거쳐가는 첫 통과의례 : 세차+왁스 / 타이어 교환 / 오디오 업글 중 첫 단계

 

어느새부턴가 저도 소위 말하는 투머치토커 혹은 설명O이 되어버렸네요.

긴 서론은 여기서 접고, 첫 소감을 적어보려 합니다.

 

1. 외관

1세대 i30에 비하면 훨씬 날렵한 느낌입니다.

1세대는 전체적으로 키가 큰 느낌이라 RV 혹은 CUV 같았는데, 2세대는 그냥 벨로스터 사촌 같네요.

1세대 모델이 옆유리가 탁 트여 시원시원해 보이는 것에 비하면 좀 답답해 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날렵하게 빠진 모양새에 창문도 작고, 겉으로만 봐서는 차의 크기가 썩 여유로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생김새 때문인지는 몰라도 중고 매물 중 유난히 연식에 비해 단순교환 이상의 사고차 비율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PYL 시리즈로 분류되고 시작 가격도 비쌌기에 차종 자체가 레어템이라는 것은 레어템을 좋아하는

제겐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PYL의 뜻이 리지 않는 산차 인업이라 하는 우스개까지 나왔을 지경으로 안 팔렸으니...

 

아무튼, 3세대로 와서는 스타일링이 1세대보다도 오히려 더 단정해지는 바람에 지금까지의 i30 중

가장 스포티한 외관을 갖추고 있는데...

이제 30대가 꺾인 제 나이에 주책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잠깐 했었습니다만, 뭐 괜찮겠지요.

 

D Spec 순정도 결코 뒤떨어지는 외관이 아니지만, 터보 범퍼로 바뀐 모습은 상당히 야무진 인상입니다.

플러스 알파로, 차 잘 모르는 사람들은 외제차냐고 물어보더군요.

보통 연식이 오래되어 드물어지면 그렇게들 착각하곤 하는데, 아직 출고 만 3년이 채 되지 않은 차를

그렇게 착각할 줄은 몰랐습니다.

 

순정 범퍼는 짐이 되니 가져와야 하는데... 짬을 못 내고 있습니다. ㅠ.ㅠ

 

2. 실내

MD와 비슷한 듯 상당히 다른데, 굳이 아반떼와 비교하자면 확실히 고급스럽고 실내도 겉보기와 달리

그리 좁지도 않네요.

대충 봐서는 별반 다를 것 없어보이는데, 내장재 질감은 좀 다릅니다.

 

MD의 경우 아래와 같습니다.

 

1) 클러스터 커버 : 플라스틱 마감

2) 대쉬보드 상단 : 고무 느낌의 마감

3) 도어트림 : 상단 고무 느낌, 중앙부 PVC 레자 느낌, 팔걸이는 은색 플라스틱 위에 얇은 레자무늬 고무판 붙인 느낌

4) A필러 : 직물 무늬의 플라스틱 마감

5) 천장 : 직물 무늬의 부직포 마감

6) 센터페시아 : 무광 플라스틱

 

그런데 i30의 경우...

 

1) 클러스터 커버 : 레자 + 스티치 마감

2) 대쉬보드 상단 : 고무 느낌이 훨씬 적고 구형 차들의 레자 느낌과 비슷

3) 도어트림 : 상단은 고무 느낌, 중앙부 부드러운 레자 느낌, 팔걸이는 쿠션+부드러운 레자+스티치 원단 커버링 마감

4) A필러 : 직물로 마감

5) 천장 : 직물로 마감

6) 센터페시아 : 유광 하이그로시 마감

 

i30 기본 가격을 생각하면 당연히 더 좋기를 기대하게 되지만, 아반떼 풀옵션도 동일함을 생각하면 좀 그러합니다.

 

실내 넓이는 전체적으로 MD보다 좁다는 느낌은 별로 없으며, 뒷자리 무릎 공간이 약간 더 좁은 정도만 느껴집니다.

뒷유리 쪽은 느낌이 꽤 다른데, i30가 외관상 뒷유리 쪽이 유난히 누워있는 편이라 조금 갑갑할 걸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보니 뒷유리 아래 선반이 높고 경사까지 있어서 더 답답해 보이는 MD에 비하면 탁 트인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해치백 구조에서 오는 특성이자 특권인 것 같습니다.

하여간 이런 구조거 정말 좋은 건, 선반을 떼면 SUV처럼 주행 중 필요시 트렁크의 짐을 꺼내고 넣기 편리합니다.

세단도 물론 스키스루를 이용하거나 시트를 접어서 꺼낼 수 있지만, 주행 중 그런 행위는 위험하기도 하고

사람이 많이 타고 있을 땐 운전자를 방해할 정도로 뒤척거리게 되므로 현실적이지가 않습니다.

 

D Spec 트림이라 바닥부터 천장까지 블랙톤 인테리어로 되어 있고 가니쉬까지 다크그레이 색상이라서

자칫 실내 분위기가 칙칙해지기 쉬웠을텐데, 스티어링휠과 시트의 스티치와 세미버킷틱한 시트의 볼스터 일부분,

안전벨트를 빨간색으로 해놓은 덕에 오히려 고급스럽게 스포티한 느낌이 가미되어 전화위복이 된 것 같습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라면, 요즘 차들이 대체로 그렇지만 운전석 바닥 매트에 발 뒤꿈치 패드가 없다는 점입니다.

오토가 대부분인 요즘 추세에는 굳이 패드가 없더라도 매트가 마모되거나 하는 일은 잘 없는 편이기는 한데,

수동의 경우 패드가 없을 경우 불과 2~3만km만 주행해도 왼발 뒤꿈치 쪽이 상당히 닳기 시작하더군요.

 

3. 소음

이젠 구형이 되어버렸지만 아무튼 요즘 차 답게 기본 방음이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엔진 소음도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정도이고, 바닥 및 타이어 소음도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 편입니다.

새로 바꾼 벤투스 V12 에보2 타이어가 조용한 타이어는 아닌데, 거슬리는 소음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네요.

단지 해치백 특성에서 기인한 트렁크 잡소리나 배기 튜닝에 따른 약간의 붕붕거리는 소리가 조금 나는 정도이며

이건 당연히 충분히 감안하거나 즐길 수 있는 부분입니다.

 

4. 승차감

MD의 경우 노면 바운스시 푹푹 주저앉고 커브길에서 휘청거리면서도 승차감이 부드럽지 못했습니다.

반면, 이 차는 그렇잖아도 MD보다 단단한 느낌이라던데 거기다 D Spec 트림이라고 하체를 좀 더 다진 건지

결과적으로 승차감이 부드럽지는 않으나 푹푹 주저앉는다든지 휘청거리는 등의 불안정한 거동은 별로 없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상, 이보다 더 단단하면 일상에서 조금 불편하겠다 싶을 정도로 하체가 단단하게 조여져 있는데,

벨로스터 터보 순정과 비교하면 엇비슷하거나 약간 더 부드러운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선지, 뒷자리 승차감은 MD에 비해 좀 더 거칠고 튀는 느낌이 있어 쾌적하지는 않습니다.

 

5. 주행감

우선, 전동식 스로틀밸브의 느낌이 가장 먼저 와닿았습니다. 오토라면 그런 느낌이 많이 상쇄되겠다 싶은데,

수동변속기와 매칭되니 가속페달 반응에 약간의 위화감은 있습니다.

가속페달의 반응 속도가 약간 늦는 건 적응하기 나름이지만, 클러치를 밟거나 기어를 중립으로 넣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았다가 뗄 때의 rpm 하강은 거의 1초 이후에 이루어질 정도로 꽤 늦습니다.

케이블식 스로틀이던 XD가 거의 즉답에 가까운 스피드에 매우 리니어한 반응을 보여서 쉬프트 다운을 할 경우

습관적으로 가속페달을 툭 쳐서 레브매칭을 직관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직관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이 외에는 모든 면에서 기술의 발전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세월의 흐름은 무시할 수 없는 건지, XD 5도어와 비교하자면 까마득히 진보된 느낌이라는 점은 당연하고요.

대구경 파이프 기반의 배기튜닝이 되어 있어 파워밴드가 후반으로 이동되었으리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2천rpm 전후의 적절한 토크로 아침 출퇴근길의 가다 서다 하는 상황에서도 제 기준에서는 수동변속기에 의한

불편함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런 여건에서도 실 연비가 10~12km/l 정도로 배기량이 무색할 정도라 연료비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동일 여건에서 XD 2.0 수동은 8~10km/l였고, NF 2.0 오토는 6~8km/l 정도였기에 연료비 부담이 훨씬 덜합니다.

배기량 절반에 CVT이던 스파크S에 비해 연비와 연료비 모두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연식 얼마 안 된 2.0 세금이 비싸기는 한데, 항속 연비로 인해 상당량 상쇄되고 있어선지 부담이 크지는 않고,

오히려 더 큰 차체에 의한 활용도와 2.0 배기량에 의한 스트레스 없는 주행 성능으로 보면 메리트가 크네요.

 

풀가속을 할 경우, 레드존까지 막힘없이 쭉쭉 가속되며, 베타보다도 더욱 스트로크비가 긴데도 불구하고

회전질감이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가솔린 자연흡기 2.0으로서 낼 수 있는 토크에는 한계가 있어선지 팍팍 치고 나가는 펀치력은 크지 않으나,

rpm이 올라갈 수록 앞에서 쭉쭉 잡아당기는 꾸준한 가속감에서 자연흡기 특유의 매력은 여전합니다.

배기매니폴드부터 풀 배기 작업이 되어있어선지 순정에서 느껴질 법한 고회전에서의 답답함도 없습니다.

토크나 마력이 워낙 리니어하게 올라가서, 1단부터 풀가속을 하여 2단으로 변속할 때의 부담도 적고요.

6단 탑기어로 100km/h 항속시의 rpm은 2,500rpm을 밑돌아 고속도로에서의 연비도 평지 기준 20km/l 가까이

나오는 점은 연료비에 민감하여 디젤 수동도 타보았던 제 취향에는 꽤 만족스러우며,

그 상태로 가감속을 해도 엔진이 크게 버거워하지 않아 연비 운행시의 스트레스도 그다지 안 느껴지네요.

 

스티어링은 말 많은 MDPS인데, MD 디젤과 그냥 똑같게 느껴집니다. 소위 자석 느낌도 크게 체감되지 않고

AD에 비해 피드백이 좀 약하다는 아쉬움은 있으나,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없습니다.

커브길에서의 선회는 MD보다 한결 묵직하면서도 발빠른 반응을 보여주는데, 알고 보니 스티어링 록투록이

3바퀴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타이트합니다.

 

바닥에는 순정 언더커버도 장착되어 있고, 센터터널 양쪽으로는 MD처럼 보강 멤버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서스펜션 구성은 내수/북미형 기준으로 구형보다 단촐해졌지만 실 주행시의 스티어링 반응속도와 안정감,

평형감각, 벨런스, 전륜 접지력이  비약적으로 좋아져 구형이 생각날 정도의 아쉬움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구형인 XD나 HD 계열은 좋게 표현하자면 매우 안정적이나, 실제로는 언더스티어가 심한 편이었고

오버스티어가 발생한 이후로도 언더스티어 경향 때문에 카운터가 시원스레 먹지 않았는데,

GD는 턴인시 큰 실수만 없으면 언더나 오버스티어 느낌이 거의 없이 깨끗하게 코너를 돌아나갑니다.

대충 턴인해도 앞은 코너 안쪽으로 쭉 들어가고 뒤쪽은 살금살금 밀려나오는 감각이 꽤 재미있습니다.

물론, 이는 상재님께서 앞쪽 로워암을 i40용 순정 알루미늄제로 바꾸어두셔서 앞쪽 캠버가 -1.5~-2도 정도로

순정 대비 좀 더 마이너스 되어있는 것의 영향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쨌거나 바디가 그걸 받아주니까

뒷타이어의 살짝 밀려남을 동반한 뉴트럴에 가까운 선회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CTBA 기반에 포르테/K3/MD/벨로스터와 같이 후륜 쇽 상단부가 사이드멤버에 고정되어 있는 구성임에도

그 특유의 뒷바퀴 한 개짜리 삼륜차 느낌은 전혀 없으며, 동일 서스펜션 구성의 세단 모델들과 비교해보면

뒤쪽이 한결 빠릿빠릿하면서도 노면에 착 달라붙어 안정적으로 따라옵니다.

고속주행 안정성도 상당히 확보되어 있는데, x80까지는 크게 불안한 감 없이 쾌적한 항속이 가능했습니다.

다만,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는 MD처럼 좌우로 통통 튀는 현상이 있어, 이러할 때에는 빠른 주행을

자제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3를 포함하여 MD 계통의 종특인 것 같네요.

크게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선회 스피드는... 요즘 제가 쎄게 운전하고 있지는 않아서 직접 설명하기는 좀 그러합니다만,

과거에 코일오버 및 스포츠타이어가 장착된 상태로 동승해보았던 경험으로는 체감상 1G 가깝게 느껴지는

익스트림한 횡가속 상황까지도 소화해낼 정도로 상당한 수준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내용 추가 =======================================================================

직접 구불구불한 와인딩로드에서 살짝 달려보았는데, 앞이 무겁던 MD 디젤과는 움직임이 많이 다르네요.

MD 디젤보다 한계가 명백히 높아 조금 무섭다는 느낌도 들었고, 제 실력으로는 얌전히 타야 할 것 같아요.

스티어링을 꺾으면 꺾는대로 차체가 평형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도는 성질은 MD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앞으로 하중을 실어주면 앞머리가 코너 안쪽으로 쭉쭉 빨려들어가는게 MD 초기형의 칼 같은 리스폰스와

군더더기가 확 줄어든 움직임 만큼 안전 마진도 같이 줄어든 느낌이...

MD보다 한계영역이 한 단계쯤은 더 높은 것 같다, 빠르게 타려면 운전자가 굉장히 노련해야 할 것 같고

뭔가 가정용이라기보단 프로용에 가깝다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습니다. 덩치에 비해 매우 민첩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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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행 상황에서 느껴지는 바디 느낌은 MD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으나, 곳곳이 좀 더 단단하게

조여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MD 순정 상태와 바디보강을 한 상태 그 중간 어딘가인 것 같습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굳이 바디 보강킷을 장착하고 싶지는 않네요. 기껏해야 휀다보강과 리어바 정도일까...

 

중고 매물이 넉넉하게 나오는 편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D Spec을 제외하면 가솔린 수동이 아예 없다는게

아쉬운 부분인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솔린 1.6 GDi 6단 오토도 성능이 그리 부족한 편은 아니어서

재미있는 운전을 경제적으로 즐기기에는 꽤 괜찮은 모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D Spec 순정 하체는 배기튜닝+맵핑의 휠 출력 170마력도 충분히 수용하고도 남음이 있다는 느낌이고,

1.6 가솔린과 디젤도 후기를 보면 하체가 엔진을 이긴다는 평이 있는 걸 보면 하드코어한 주행이 아닌 한

별도의 하체 튜닝도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보입니다.

1세대 FD가 멀티링크였음을 생각하면 아쉬움은 있지만, CTBA라도 실질적인 불편함은 없는 셋팅이라

별 불만은 없습니다.

 

MD와 느낌이 크게 다르지는 않아 조작감도 익숙하고, 주행거리가 무색할 정도의 좋은 컨디션에다가

MD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움직임 등 모처럼 마음 맞는 차를 잘 찾은 것 같습니다.

 

P.S. 잘 관리해주신 전 오너 상재님께도 감사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