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7378.JPG

 

PC통신도 없던 시절 저는 88년도 9월달에 모터매거진 용돈으로 구입해서 읽은 것이 제가 자동차 전문 매체와의 첫 인연입니다. 용돈모아 잡지를 사던 중학생 시절이라 당시에 자동차 생활이나 카비젼 등의 잡지는 단골 서점에서 서서 다 보고 모터매거진은 구입해서 집에 와 한달 내내 같은 기사도 여러번 읽곤 했지요.

그래서 지금도 중학교 고등학교 때 읽었던 기사들이 유독 생생히 기억나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 저의 첫 시승기인 스텔라 88을 모터매거진에 실었고, 그 이후로 잡지에 오랜기간 많은 기고를 해온 저의 내면에는 잡지에 대한 무한한 애착이 있습니다.

 

PC통신 하이텔 달구지에서도 활동을 했었고,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저 역시 지금의 테스트드라이브 홈페이지를 만들어 글을 쓰고 있지만 잡지에 대한 애착은 변함이 없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해외에 가면 가방에 넣을 수 있을만큼 가득 잡지를 사오고, 매달 서점에 가서 4~5권의 잡지를 사서 틈나는데로 봅니다.

 

스마트폰으로도 접할 수 있는 인터넷 블로그가 판을 치는 상황에서 잡지와 같은 활자를 본다는 것이 좀 진부하고 구식이라고 보여질 수 있지만 제가 20년 이상을 기고해왔고, 자동차 업계에서 오랜 기간 몸담고 있어 어떤 특정 분야에 대해 일반인들보다 조금 더 깊이 있는 경험과 산업전반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인터넷 자동차 블로그를 보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봅니다.

 

글이라는 것은 체험을 바탕으로 해야 깊이가 있는 것이고 비슷한 경험을 자주하면서 생기는 노하우와 지식의 깊이를 감안하면 자동차 전문기자들이 적는 글은 잡지가 추구하는 방향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인터넷에서 비전문가들이 적는 글에 비해 전문성이 있습니다.

 

잡지에는 답글을 달지 못해 일방적인 전달이기는 하지만 그렇다보니 좀 더 신중해야하는 특성, 그리고 책이라는 형태로 오랫동안 남기 때문에 글을 적는 분들의 사명감 역시 인터넷에서 기분 내킬 때마다 적는 글들에 비해 높다고 봅니다.

 

저역시 지금처럼 인터넷에 글을 쓰지만 전문기자분들께서 쓰는 정도의 종합적인 깊이를 갖추었느냐를 차에 대한 전문지식에 한정할 수 없는바, 늘 조심스럽고 자동차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사람으로서 철학과 그동안 발전시켜온 기호에 대한 부분을 거부감없이 표현하기 위해 깊은 고민을 합니다.

 

어떤 순간이든 항상 차에나 가방에 잡지 한권을 넣어 다니면서 틈날 때 마다 읽는 기사들은 때론 그날 하루일과중에서 가장 값지고 때론 영감을 얻는 경험이 된다고 봤을 때 잡지는 자동차에 대해 늘 저를 깨어나게 만드는 그런 존재입니다.

 

경험을 하지도 않고 적는 글은, 혹은 인터넷에 이미 있는 글들을 짜집기해서 적혀진 글은 자동차를 배우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차를 배우는 분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블로거들이 유독 많아졌고, 메이커에서 판단하는 그들의 영향력을 비정상적으로 높게 판단하기 때문에 뭔가 특혜를 받는 듯한 부분들도 있습니다만 모두 자동차 문화가 성숙해가는 과정속의 아주 짧은 해프닝 이상이 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전세계 어떤 메이져 브랜드들도 자동차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가 혹은 전문기자 이외 인터넷 블로거들을 초청해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진 않습니다.

우리가 마치 블로깅 자체가 자동차 산업내 홍보 마케팅 분야의 하나의 큰 흐름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착시입니다.

 

모든 블로그가 다 쓰레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차 한대를 혹은 자신의 애마를 깊이 있게 오랜시간 경험하며 본인만의 글을 적어 오랜시간이 지나도 검색을 통해 혹은 같은 차를 타는 분들에게 무한한 경험의 공유를 주는 멋진 분들도 많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본인이 글을 적은 내용을 어떤 상황에서건 구두로 설명하고 그와 관련된 주변 지식들을 활용해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럴듯한 글은 그저그런 편집능력만으로도 누구나 적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모두가 인터넷 시대에 대한 과대망상으로 신문 잡지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던 10년전을 되돌아보면 여전히 활자 매체의 영향력과 매력은 강력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신문과 자동차 잡지 많이 읽으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자동차 언론이 여러 성원에 더불어 좀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이를 바탕으로 열정과 능력의 저널리스트로서 뜻이 있는 양질의 언론인들이 많이 양성되어야 자동차가 좀 더 올바르게 전달되고, 온오프라인의 언론이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해 여전히 신문을 대체하는 인터넷 매체에 전혀 신뢰를 하지 않는 많은 분들이 많은 것처럼 자동차 역시 자동차 전문 매체에 대한 신뢰를 쉽게 깨지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도 바다를 바라보며, 가족들과 여행온 여행지에 가족과 더불어 가장 좋은 친구인 잡지를 이른아침 눈을 뜨자마자 읽을 수 있다는 것에  무한한 행복감과 기쁨을 느낍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