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해 회원 정원우 입니다.

i30의 마지막 공사, 스피커 교체를 하고 있습니다. 완료가 아니기는 합니다만, 일단 진행 중.
더불어, 리벳으로 고정된 기존 스피커를 제거하며 크랙이 생겼고 새 스피커를 단단하게 고정하기도
매우 난해한데다 다소 노후되어 윈도우 상하 작동이 뻑뻑해진 도어모듈도 2016년식 끝물 것으로
교체합니다. 스피커 고정 방식이 나사식으로 바뀐 점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도어모듈 자체가 보강 형상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방진패드는 굳이 붙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필요 없기도 하거니와, 붙여도 힘살 사이사이 부분은 붕 떠서 제대로 안 붙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i30의 입맛대로 작업은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나머지는 메인테넌스와 소소한 셋팅 변경 정도이겠지요. 그건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일상 속에서 접하는 물건이나 현상에 대해 계속 탐구하고 뭔가를 시도하는게
제가 가장 즐거워하는 취미라는 것도 깨달았지요.
네, 오타쿠 맞습니다. -_-;;
집 일상수리, 가전제품, 오디오, 컴퓨터, 카메라, 자동차, 그리고 복잡한 생각 오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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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유닛 진동판의 가장 기본이자 이상적인 소재가 종이라지만, 빗물이 스며드는 자동차 도어에 쓰기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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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 크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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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는 되어야 중음역대가 나올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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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진동판이 습기 먹거나 빗물에 젖지는 않겠죠.
   엔트리급 사제 스피커는 여럿 써봤지만, 순정 상급 스피커보다 낫다고 하기에는 굉장히 애매한 것 같아서 선택.


산다는 것, 열심히 사는게 중요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어떻게 열심히?' 라는 것은 생각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n포 세대라며 자조하는 세대라는 현실에 매몰되어 일만 열심히 하면 될 줄 알고 일에만 파묻혀서 살다 보니,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는 것 자체에 두려움과 죄책감을 가질 정도가 되어 몇 년간 휴일에도 두문불출 했죠.
그나마 마음의 경직을 풀었던 것이 기껏해야 일 년에 한두번 장거리를 다녀오는게 전부였습니다.

번아웃 증후군이란게 이런 건가? 싶어지더군요.
이대로는 지쳐서 롱런(Long Run)하지 못하여 열심히 일하는 의미 자체가 없어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마음을 좀 더 편하게 가지려는 노력을 많이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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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어타이어 대신 들어가 있는 트레이. 세차용품은 가방을 없애버리고 여기에 다 넣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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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를 물세척하고 탈수하였지만, 혹시 모를 곰팡이 예방을 위해 신문지 제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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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컬러와 묘하게 어울리는 느낌의 브라운 컬러 매트.

모두에게 주목받을만큼 굉장한 인생을 살아도, 늙거나 병들거나 사고로 죽게 되면 그 무슨 소용인지.
잠시라도 긴장을 놓으면 어찌 될 것 같아 아둥바둥 살아도, 그 삶의 끝자락에서는 어떤 생각이 들지.
그토록 무언가에 집착하고 얽매이며 스트레스 받아봤자 무슨 의미가 있는가.

언젠가는 편해지겠지, 행복해지겠지 생각하지만, 그 '언젠가'라는 때가 과연 오기는 올 것인가.

마음을 다 놓아버리고 살 수는 없지만, 조금 비워냄으로써 편해질 수 있지는 않은지.
하지만 아직도 그 비워낼 범위와 비워내는 방법을 찾지 못하여 헤매고 있는 건 아닌지.

절제는 하되, 조금은 풀어주자. 나 자신을.

이런 생각을 하며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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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출고 후 첫 정기검사. 드레스업, 풀배기 튜닝이 되어 있어서 고민되었지만 공업사가 아닌 공단에 당당하게 갔습니다.
  풀배기는 구변이 되어 있고, 범퍼는 어쨌든 순정품, 등화류는 규정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리어스포일러 또한 규정대로
  차고 변화가 생기지 않는 규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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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말의 지적 또는 질문도 없이 말 그대로 한 큐에 통과. 관리가 굉장히 잘 되어 있다고 칭찬받았습니다. 난 한 거 없는데;;
  치밀한 초기 셋팅을 하신 전 차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7_FIRST_INSPECTION_STAMP.jpg▲합법적인 튜닝카임을 국가기관 검사에서 다시 인증 받았음에 자축과 감사함을.

잔뜩 긴장하여 스스로를 쪼아붙이다가 좌절에 이르기까지 아둥바둥하며 무의미하게 흘려보낸
지난 10여년간의 청춘. 그리고 흘려보낸 사람들... 수많은 오판들...
조금 느긋했다면 훨씬 여유롭고 즐겁게 지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음이 틀림없습니다.
그 시간들에 대한 체감이 남아있지 않고, 순식간에 10년 후로 시간이동을 한 것만 같은 지금입니다.

풍족한 삶이든 아니든, 그걸 행복하게 사느냐 아니냐는 결국 내가 결정하는 것이지 여건이 결정하는 건
아니라는 것. 피치 못할 사연들도 물론 많겠지만, 그마저도 극복한 이들이 있기에 가능성은 있다는 것.
마지막 햇빛을 보는 그 날이 분명 오지만, 지금은 살아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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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노고단. 뜨거운 폭서기에 에어컨 빵빵하게 켜고 가파른 산길 오르막을 생각보다 너무 가뿐하게 올라왔습니다.

수십년을 여러 복잡한 생각과 여러가지 행동을 시도하였지만,
결국 인생 선배님들께서 하신 말씀의 의미를 뒤늦게나마 행동으로까지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흐르는 강물을 역행한다는 것, 그 흐름 자체를 거스르지는 못하는 건 이미 알고 있었는데.
내 마음 다스림이란 것이 인생 과제라고 할만하다는 의미도 다시금 곱씹어 봅니다.
앞으로는, 강물 흐르듯 흘러가면서 살랑살랑 방향타를 돌려주자는 생각으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나 자신이 먼저 편해지고, 이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편안한 사람이 되어야겠지요.
줄기는 유연하되 뿌리는 굳건하게.

다시 차 얘기로 돌아와서.
i30 다음의 차는 무엇이 될까요?
차 자체를 즐기자며,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으려 합니다만 나름의 기준은 있습니다.
겉보기에 크고 화려한 것보다는 내실있고 실용적이며 간단한 구조의 차를 선호하는 점은 여전합니다.
자동차는 이동수단이되, 그 용도만 생각하여 주행감각에 무관심하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운전자는 차의 상태를 감지하는데에 최선을 다 하고, 차는 운전자에게 아주 확실한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컴팩트하고 경쾌한 차를 선호하며, 자동변속기를 해롭다고 여기는 이유입니다.

확실한 건, 답답하고 부담되더라도 언젠가는 자동변속기에 적응을 해야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자동으로의 흐름 속에서 표독스럽게 수동만을 고집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불편으로 다가갈까?
아니면 하나의 개성으로 받아들여질 것인가? 그보다도, 수동변속기 차가 계속 나오기는 할 것인가?

자동변속기만 운전하던 초보 시절엔 이해하지 못했던,
몇몇 어르신들의 수동변속기 고집도 이제는 너무나도 잘 이해합니다.
요즘 전자화, 자동화 되어가는 차들은 성능은 끝내주는데 주행감각은 몽환적이라고 느껴진달지요.

자동변속기라도, 편하게 탈 수 있을 것 같다는 표본으로 BMW의 ZF 8단 변속기 하나는 확인했습니다.
그건 정말 대박이라 할만했습니다. 레간자의 ZF 4단의 좋은 느낌과도 비교할 수 없이 좋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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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노고단길. 핸드폰을 대쉬보드 거치대에 꽂은 상태에서 한 컷 찍어보았습니다. 장난 아니더군요.
  여기서 살려면 브레이크 사이즈 업과 도풍판은 권장할만한 듯.


참, 근래에 교체했던 타이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금호 PS31, OE 수준으로 추정했던 보급형 타이어 입니다.
새 타이어 끼우고 한여름 뙤약볕 도로를 촐랑거리며 좀 타고 다니던 사이에 코팅이 좀 벗겨졌더군요.
매우 오래간만에 순정 차량에 딱 맞는 덩실덩실 춤추는 듯한 페이스로 산행을 해봤는데,
바로 직전에 쓰던 V12 evo2에 비해 그리 크게 아쉽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숄더부 마모도 앞뒤가 큰 차이 없는 범위와 각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재밌는 부분이었습니다.
간만에 아주 재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