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해 투덜이 회원 정원우 입니다.

한동안 이런저런 일들로 정신이 없었네요.
올 한 해는 여러 모로 전환점이 될 것 같습니다.
건강을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 시작, 막바지 소개팅, 그리고 너무 때이른 기변(!) 고민 떨치기까지.

바쁜 와중에도, 차에 꼭 필요한 건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차의 아이덴티티라고 해도 될지도 모를 배기음을 대폭 줄이는 작업을 했습니다.
배기음이 워낙 원초적이었던 까닭에, 가변배기를 닫으면 스포츠 바이크 정도의 사운드부터
가변배기를 열고 밟으면 폭발음부터 울림, 팝콘 사운드까지 베이비 페라리 느낌이었습니다.
...정말이예요!! T-T 하여간 합법적인 범위 이내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사운드였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최근 검사 규정에 맞추어 스포츠촉매를 내리고 순정촉매로 원복했습니다.
나머지 JSR 중통과 엔드 머플러 기반의 듀얼 가변배기 구조는 그대로 유지.
촉매 원복 작업 전에는 가변배기를 닫으나 여나 출력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으나,
원복 후에는 가변배기를 닫았을 때 출력이 상당히 줄어드네요. 해서, 낮에는 잘 열고 다닙니다.
열고 다녔을 때의 사운드는 굳이 비유하자면 기존의 페라리ㅋ에서 포르쉐로 변한 느낌이랄지...

1.ggozilggozil.jpg

겨울이 지나고 첫 손세차 맡긴지 며칠 되지 않아 내린 비 때문에 또 꼬질꼬질해진 모습.
도저히 두 눈 뜨고 볼 수 없던 이 날.
폼건을 아주 두껍게 구석구석 쏴서 빡빡 닦고 한참을 헹구고 고압 에어건으로 구석구석 불어준 뒤,
캉가루 하드 엑설런트 고체왁스로 왁알못 놀이를 하곤 20여분 쌩쌩 달리고 왔습니다.
 

2.afterwashed.jpg

혼자서도 잘해요 수준인거 같기는 한데, DIY에 익숙해진다는 건 사교성에 별로 좋지 않다고 봅니다.
습관적으로 단골 손세차 집에 맡겨야겠습니다.

아.
너무 때 이른 기변 극복요?
다른 것 없습니다.

솔직히, 저의 차 고르는 센스가 평범한 축에 속한다고 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지금껏 제 의지로 고른 차들 모두가 하나같이 특이한 면을 갖고 있었어요.
심지어 가장 평범했던 NF 마저도 블랙 컬러의 실내 곳곳이 빨간 스티치로 수놓아져 있었지요.

하지만, 저의 차 고르는 기준은 아주 확고하고 그 범위도 좁습니다.

첫째로, 컴팩트한 사이즈에 넓은 실내 공간으로 운용의 편리함과 가족을 위한 공간 확보가 될 것.
둘째로, 유지비가 저렴하고 연비가 우수하며 내구성이 우수할 것.
셋째로, 직관적인 운전 감각과 충분한 동력성능, 외관상 가벼운 개성을 제공할 것.

현실적으로 하나하나 따져가면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차 중에서는 너무 뻔합니다.
FD이든 GD이든 i30 2.0 수동 혹은 PD라면 1.6T 수동.

하지만, 소개팅 후일담으로 30대 후반에 접어든 남자 치곤 너무 20대틱한 차를 타는거 아니냐...
요즘 시대에 스틱이라니, 별종 아니냐... 저 나이면 소나타나 그랜저가 보통이지 않나?
...솔직히 워낙 보편적인 얘기라, 반박을 못하겠더군요. ㅋ
30대 초반까지는 몰랐는데...
중반 이후부터는 약속 장소에서 나가면서 주차장에 있는 차를 보러 가게 되는 케이스가 많네요.

제 주관이 아무리 확고해도 여성 분들에게는 무조건 져줘야 하는게 진리인가 하는 고민도 들었고,
특히 요즘의 급진적인 일련의 움직임 속에서는 더더욱 그러한 걸까 싶기도 했지요.

정신이 슬슬 멍해지기 시작합니다.
정리한 금액 내에서 최대한 평범한 차로.
NF는 쎄타엔진의 뜨거운 맛을 본 만큼, 델타의 후계자 뮤 엔진의 TG 2.7 LPG 같은 걸로 가져올까.
5단 미션보단 6단이 내구성이나 연비 모두 더 낫더라 하니 2009년식 이후로 알아보자...
아니, 토스카도 LPG 있잖아.

이런 고만가지 생각을 하던 중, 대뜸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내 이럴 줄 알았다.
처음엔 시행착오나 불가항력이던게,
이젠 핑계가 되어 아주 버릇이 되었어?

큰 차, 내 성격에 탈 수 있나? → NF 사이즈부터는 주차가 잘 안 되잖아? 여자 감각인 주제에. T-T...
오토, 내 운전 스타일에 잘 탈 수 있나? → 지금껏 망가뜨린 A/T만 5개 이상. 물론 얌전히 몰다가.
연비, 감당할 수 있나? → 시내연비 10km/l 이하는 연료게이지가 너무 의식되어 도저히 못 몬다.
감가, 어쩔텐가? → 기변욕구를 현실적으로 막으려고 비선호되는 준중형 2.0 M/T를 일부러 노림.
그리고 너, 자신은? → ...아. 내가 미쳤었구나.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가장 소중하지.

넵.
이따금 펄럭귀가 되는 저를 잘 알고 쳐놓은 비선호 희귀 차량이라는 안전장치의 효과도 컸습니다.
아니, 그보다도 제가 선호하는 차량들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선호되지 않는 차종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차량 선택에 있어 체면보단 저에게 맞는 실용성을 고려하거든요.
예를 들면, i30, i40 웨건. 이 둘 외에는 딱히 사고 싶은 국산차는 없는데, i40는 내수 수동이 없죠.

하여, 일부러 만들어둔 현실적 여건과, 자주 못 뵙지만 여하간 잘 아는 분의 신차 출고 당시부터
이력을 잘 아는 차를 가져온 점. 그리고 팩트 하나하나를 따져봐도 제 선택이 제게 최선이라는데에
반박의 여지가 없다는 확신. 이걸로 기변 욕구를 순식간에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혼자 살면 그걸로 된 거고, 반려자가 생긴다면 잘 이해시키고 더 좋은 차를 하나 더 사주면 됩니다.
제겐 부담없는 연비와 좋은 동력성능에 적당한 안락함으로 가족들을 좋은 구경 시키러 고급차보다
더 부담없이 더 많이 돌아다니며 추억을 만들어 주는게 훨씬 중요해요.
그리고 이따금 기분내려 달릴 때의 좋은 운동성능이 더해지면 금상첨화이지요. :)
무엇보다도, 제가 연기를 해서 억지로 끼워맞춘 사람과는 결코 행복할 수 없음을 확신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서로가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인연이 될 수 있겠지요.

가수 유희열씨가 이런 얘길 하셨다는데, 명언이라 생각합니다.

"상대방과 같이 있을 때 가장 나 다워지는 사람과 결혼하세요.
 괜히 꾸미거나 가식적이지 않은 그냥 편안한 그대로의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상대를 만나야 합니다.
 연극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니까요..."

제 자신을 좀 더 믿고, 운동하여 몸과 마음을 건강히 하며 스스로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신뢰하는
인생의 여정에, 훌륭한 분이 타시던 차와 함께 함을 감사히 여기며 오랜 시간 함께 하기로 마음먹은
최근 몇 개월간의 소중한 경험을, 자동차와 녹아든 얘기를 그 어느 곳보다 마음 편히 털어놓을 수 있는
테드에 술술 털어놓아 봅니다. :D

결론적으로, 기변을 멈추고 싶다면 내가 가장 타고 싶은 차들 중 자신에게 가장 합리적이면서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며 남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차를 고르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문득, 떠올랐어요.

"형님, 이제 돈 모으셔야죠~!"

이따금 떠올릴 때면 늘 감사한 한 마디 입니다. ^^
임자 만났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재미없는 심야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다 좋은 소식으로 뵐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지내겠습니다. ㅋ

P.S. 최근 순정 카오디오 시스템으로 점점 발을 넓혀가는 브랜드가 있죠. DN8에도 적용된 BOSE.
     또 도어트림을 뜯기보다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제 방에 그 냄새를 묻혀보았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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