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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져의 변천은 상당히 다이나믹하다고 볼 수 있다.

현대의 기함으로 시작한 1세대 그랜져가 미쓰비시 데보네어와 같은 디자인과 하드웨어를 사용했고, 2세대 역시 미쓰비시와 같은 차였지만 일본에서 참패한 반면 한국에서는 대박 인기였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경제의 급속한 성장과 대배기량 차량에 대한 수요확장이 견인차 역할을 했고, 전체적으로 고급차를 몰면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잠재했던 수요들이 적극적인 구매에 나선 케이스라 하겠다.


2세대 그랜져와 같은 샤시의 다이너스티가 나오면서 그랜져는 이름으로서는 기함 자리에서 내려왔고, 에쿠스가 나오면서 그랜져는 소나타와 에쿠스 사이의 고급 오너드라이버로 세그먼트 이동했지만 여전히 그랜져라는 이름과 그에 걸맞는 신뢰, 상품성을 늘 두루 갖췄던 모델이었다.


내 경험으로 HG그랜져부터는 글로벌 모델로서의 실력을 갖춰, 현대가 장기로 내세웠던 넓은 실내를 기반으로 한 상품성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닌 진짜 자동차 본질에 대한 부분도 상당한 수준으로 진화했다.


신형 IG는 이미 LF소나타가 소나타의 레벨이 아닌 그 이상의 안락함을 확보했기 때문에 적당한 격차를 이룩해야 한다는 점, 르노삼성의 추격과 상품성 & 마케팅 등 도전이 만만치 않은 점 그러면서도 제네시스를 위협해서는 안된다는 점, 기아의 K7과 차별성을 유지해야 하는 점등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시승차는 2.2 디젤 모델이었고, 8단 자동변속기에 202마력의 최고출력 최대토크 45kgm, 이런저런 옵션이 제법 많은데도 불구하고 4000만원에서 약간 미치지 않는 가격대를 가지고 있다.


여전히 한국차의 가격대 옵션비율은 국내에서 엄청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IG에 사용하는 디젤엔진은 이미 R엔진으로 정평이 나있는 엔진이라 성능이나 완성도는 검증이 된 셈이다.


하지만 스포티지때나 소렌토때를 고려하면 회전 질감이 상당히 거친 느낌이라 성능은 좋지만 디젤티가 많이 나던 엔진이었다.


그랜져에 올라간 현재의 이 엔진의 모습은 제법 고급차에 맞춰진 어쩌면 최적화된 파워트레인으로 평가해도 손색이 없다.


진동이나 소음에 대한 불만이 나올 소지가 없을 정도로 디젤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봐도 전체적으로 상당히 부드럽다.


8단 자동변속기와의 체결감과 기어의 선택 그리고 변속충격 등 이런 기본기는 더 이상 현기차에서 부정적인 특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


넓은 뒷자리와 착촤감이 좋은 시트, 좋은 질감과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갖춘 고급차로 정의하기에 그랜져는 부족함이 없다.


이차가 가진 본질절인 부분 즉 달리는 능력과 고속에서의 대응력이 HG와 뚜렷한 격차를 보여주는지가 내가 가진 관심사였다.


풀가속을 했을 때 촘촘한 기어비는 객관적으로는 모든면에서 유리하지만 실제로 디젤엔진과 같이 회전수가 짧고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영역이 좁은 경우에는 오히려 감성적으로 불리한 경우도 있다.


예를들어 4500rpm에서 변속 후 3500rpm정도를 가리키는 기어비면 이미 최대토크 꺽여 내리막인영역에서 재가속이기 때문에 속도계는 빠르게 오르지만 디젤 특유의 변속 후 토크감을 통한 펀치를 느낄 수 없어 좀 밋밋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면이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가속력이 상당한 지속력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210km/h까지 쉽게 오른다.

체감으로는 가속의 펀치는 약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520d와 비슷한 가속이지 않을까 싶다.

때문에 가속패달을 끝까지 밟는 것보다 2/3정도 밟고 변속이 3800rpm정도에서 이루어지게 해 변속한 후 3000rpm부터 재가속을 하게 되면 45kg의 토크를 좀 더 리얼하게 느끼며 시원하게 운전할 수 있다.


효율적인 면을 고려하면 8단이 좋은 솔루션이지만 디젤엔진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효율도 놓치지

않으면서 스포티한 주행을 하기에는 일정한 간격을 가진 6단 변속기 쪽이 훨씬 시원한 느낌을

준다.


200km/h를 넘나드는 과격한 주행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한두가지로 요약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봐야 하는데 일단 첫인상은 상당히 괜찮다. 아니 기대보다 뛰어나다. 그러면서도 약간의 의구심을 가지고 계속 타다 본 후 이차 장난 아닌데로 결론 내 버리고 말았다.


고속코너를 도는 실력과 자신감, 운전자가 느끼는 체감여유 등이 국산차에 기대하는 절대적인 기준을 상회하고도 남는다.


180km/h로 도는 고속코너에서 제동을 급하게 걸 때와 차분하게 걸 때의 궤적변화도 눈여겨 봐야 한다.

고속코너 중 급제동할 때 가장 이상적인 움직임은 미세한 언더스티어, 즉 스티어링 휠을 좀 더 안쪽으로 꺽는 느낌으로 감속하는 것이 가장 좋고, 같은 상황에서 차분하게 속도를 줄일 때는 궤적 변화가 거의 없거나 미세하게 차가 안쪽으로 향하는 것이 좋다.


즉 후자의 경우 브레이킹이 스티어에 미세한 영향을 주어 선회에 도움을 주는쪽의 세팅이 좋은데 느낌이 좋고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바로 그 영역이 매우 좁고 세팅이 까다롭다.


정리하면 고속코너에서 급제동시에는 뒤가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뒤가 안정적이어야 원하는 방향으로 꺽는 상황 혹은 갑자기 반대로 꺽어야 할 때 안정적으로 컨트롤이 된다.


미세한 제동시 브레이킹에 궤적이 너무 많이 바뀌면 운전자는 스티어링을 풀어 수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운전자는 불안함을 느낄 소지가 있어 미세한 궤적 변화가 상당히 중요한 것이다.


신형 그랜져는 이런 나름 초고속영역에서의 테스트에 아주 우수한 능력을 보여주었고, 이런 복잡한 다이나믹스에 대한 높은 이해와 구현에 현대가 상당 부분 진보했음을 입증하는 평가항목이라고 본다.


절대 제동능력은 HG와 비교해 큰 차이를 못느끼지만 200km/h를 넘나들면서 속도를 100km/h정도로 낮추는 반복적인 제동에 브레이크에서 이상소음이 나거나 마찰력이 급격히 변하거나 하지 않았다.


제동의 우수성은 급한 제동 한두번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고 반복적인 제동, 단 일상 고속주행시 충분히 있을법한 상황에서 제동력이 일정한지를 가지고 평가해야 한다.


현대가 자동차를 만들면서 본질의 개선을 위해 상당부분 갈고 닦았다는 부분, 이러한 고난도 평가는 일반인들보다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차 만들기의 눈높이를 내부적으로 상당히 높였음을 의미한다.


보기보다 커보이는 실내공간과 뒷좌석의 기울기가 절묘한 각도를 가지고 있어, 무조건 많이 누워있다고 편안하지 않기 때문에 그 최적의 각도를 찾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히팅 시트의 온도 역시 각단에 적당한 갭을 가지고 있고, 최대 뜨겁기로 오래 두어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지나치게 뜨거워지거나 중간에 식거나 하지 않는 점 등 장비들의 작은 디테일에 상당한 신경을 쓴 것이 분명하다.


실내의 소음 정도는 이미 수입차로서는 최고급 차종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수준으로 뒤에서 타이어 소음이 트렁크를 울림통으로 실내로 침입하는 정도가 거의 없고, 창문 주변의 풍절음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선루프의 inner 커튼을 열어둔 상태에서 200km/h를 달릴 때와 닫았을 때 차이가 없다는 점인데, 일반적으로 inner커튼을 열어두면 선루프 주변에서 소음이 있기 때문에 열고 닫고가 실내 소음에 영향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내의 소음 정도와 바디의 견고함을 통해 패널들이 잡은 자리에서 움직임이 거의 없게 느껴지는 점 등 신형 그랜져에 대해 특별히 꼬투리를 잡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여전히 터치보다는 하드키를 활용한 구성도 아주 좋은 선택이라고 보는 것이 터치스크린의 조작은 시각적인 fancy함 이외에 실제로 운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복잡할 뿐더라 작동감이 없이 감성적으로 기능 조작에 대한 명확성 저하로 인해 만족도를 떨어트릴 소지가 크다.


그랜져의 진화는 어쩌면 현대입장에서 소나타의 진화보다 더 공을 들여야 하는 프로젝트일지도 모른다.

그랜져단에서 무너지면 아래의 소나타나 위의 제네시스의 위치가 안정감을 가지는 것이 불가능 할 만큼 그랜져의 시장에서의 평가와 존재감은 현대가 가진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그 중요도가 최상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차를 만드는 엔지니어와 상품을 기획하는 부서의 융화는 좋은 차의 탄생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시승을 하면서 좋았던 부분은 한국차를 만드는 브랜드가 좋은 차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조건과 차 자체의 본질에 충실한 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던 점이다.


회사는 좋은 제품을 통해 제대로 평가 받아야 한다.

갈수록 심화되는 원가절감과 고리타분할 만큼 친환경을 강조하는 요즘 그 짧은 틈새에서 잘 만든차라는 타이틀과 운전의 재미를 주는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현대는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타 브랜드에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testdr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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