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05년식 E46 M3 을 구입하였습니다. (수동,쿠페, 9.6만 마일)


한국에서부터 이어오던 저의 '중고차 검색의 생활화 (하루 한번 관심 차종들 Full Scan)'는  이곳 미국에서도 당연히 그 명맥을 이어갔고 관심있는 매물이나 궁금한 신차가 나오면 딜러샵으로 찾아가 시승을 해 보는 일이 이곳 생활에서 나름  소소한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넓은 땅떵어리의 특성상 정말 궁금한 매물들은 수백 km를 운전해가서 보고 온 경우도 많습니다.


그 중 꼭 구입목적을 떠나 기억나는 몇개 시승차들을 추려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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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형 BMW E39 M5 르망블루.

가족을 모두 이끌고 1박 2일의 일정으로 1,400km 왕복 거리를 달려가서 본 차인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상태가 마음에 차지 않아 아쉽게도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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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2 M 235i.

혹시나 M2 시승차가 나왔나하고 들렀다가 M2는 구경도 못하고 애꿎은 M235i 만 타보고 왔습니다.

당시 M2는 시승차는 커녕 고객들에게 인도할 차도 밀려있는 상황이였습니다. 여전히 M2는 Must 시승 1순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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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0 340i. 서비스 대차로 받아서 탔는데 그나마 재밌게 탔던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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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E39 530i 수동. 동네 딜러샵에 있길래 지나가다 시승해 보았습니다. 아마 이틀후 인가 바로 판매되더군요.

미국에서도 연식 모델 불문하고 E39 수동차들은 인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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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전기형 997 Carrera S  6단 수동. 

제가 바라는 이상적인 내/외장 색상의 조합입니다. 특히 저 샌드 베이지 인테리어는 지금 다시봐도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쓸데없이 진지하게 몇 일 고민했는데 그사이 팔려버렸습니다. (팔려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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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E46 330Ci ZHP 6단 수동.

딜러샵이 약간 무서운 동네에 있었는데 샵 사장이 영화 '분노의 질주' 에 나온 근육질 배우 디젤이랑 싱크로율이 90% 였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역시 영화에서 등장할 법한 짧은 가죽 핫팬츠를입은 빨간머리의 애인이 저를 묘한 눈초리로 쳐다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쨌든 차는 홈페이지 사진에서 보던바와 달리 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역시중고차는 직접 가서 봐야한다는 교훈을 남겨 준 사례였습니다.


제가 구매하려는 차의 조건은  '무사고 (특히 프레임은) 독일제, 자연흡기, 수동' 이고 가격대를 고려했을때 1998~2008년식의BMW 차량들이 자연스럽게 포진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자연흡기 엔진에 수동미션 차량으로 , 쓰며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다시금 차를 몰아보고 싶다는 욕구가 너무도 강렬했습니다.


테드 회원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중고, 신차를 가리지 않고 시승을 하다보면 (특히 구매의 목적이라면) 복잡하게 또머리 아프게 고민하는 경우보다 정말 ' 차다' 싶은 느낌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영화 '타짜' 에서 평경장이 '화투와 내가 하나가 되는 아트의 경지' 물아일체라고 일컫는 상황과 매우 흡사한데  가슴으로 느낌이 팍팍오는 그런 차들이 있지요. 이번에 구입한 M3 그런 경우라고 볼수 있습니다.

원래 E46 보다는E39 M5 관심이 많아서 1년넘게 찾았으나 좋은 매물과 인연이 없었고  지금 E60 535i 데일리카로 운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3시리즈, 기왕이면 교과서와 같은 E46 한번 겪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6 수동이 들어간 후기형 330 M3 위주로 찾아봤는데 매물이 더러 있긴하지만 원하는 조합의 매물을 찾기 힘들었고 특히 M3 시퀜셜 기어인 SMG 방식이 대부분이였습니다.

그러다 여느때처럼 검색 기적과도 같이 60마일 거리(약 100Km, 미국에서 이정도는 거의 수준입니다) 샵에서 2005년식 무사고 E46 M3 수동 모델을 발견했고  이런 매물은 타이밍 선점이 생명인 , 재빨리 방문 약속을 잡고 딜러샵으로 달려가 시승을 했습니다.

샵 앞에서 처음 본 모습입니다. 이쯤되면 느낌이 60% 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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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룸도 예술 수준으로 클리닝 해 놓았습니다. 3.2리터의 S54 엔진.  

북미형 M3의 최고출력은 유럽형보다 10 마력 빠지는 333마력이고 (@7,000 rpm), 토크는 355Nm (@4,900 rpm) 입니다.

 NA로 리터당 100마력 넘는 출력은 당시로서는 의미있는 숫자라는건 잘 알려진 사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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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후 확신이 왔습니다. 

내/외장 상태 매우 좋고 (물론 샵에서 디테일링을 공들여 해 놓았습니다만) 구동부와 각종 기구류도 느낌이 좋습니다.

구입해야 겠다는 마음을 굳히며 이제부터는 점잖게 밀당을 해 봐야지 하는데 아쉽게도 샵이 문 닫을 시간이라하여

무척 조바심이 났지만 태연한 척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다행히 주말이라 다음날 오픈 시간에 칼같이 맞춰 샵을 찾았고 (다른 고객 접근 원천 차단) 차 상태를 다시 자세히 살펴 보기로 합니다.

판매샵과 정비소가 같이 붙어있는 규모가 꽤 큰 샵이기 때문에 바로 차를 리프트에 띄워서 하체 확인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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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레임 상태, 브레이크 패드, 각종 누유여부등을 확인하니 연식과 마일리지에 대비 준수한 편이었습니다.


전 오너가 앞/뒤 서스펜션, 흡기, 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애프터 마켓용으로 튜닝하였으나 나름의 작품세계로 인정해 줄 만한 수준이였고 무엇보다 차를 꼼꼼히 관리한 흔적이 역력하여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차량 구매의 설레임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런 사태(?) 를 희석시킬 수 있는바,

찢어지는 입을 다물고 다시금 정신을 붙잡고 차를 다시 열심히 살펴봅니다.


육안과 시승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기에 

공식 BMW 딜러에서 PPI (Pre-Purchase Inspection) 검사를 별도로 요청 (약 $130) 하여 3일후 바노스등 검사결과 이상없음을 최종 확인하였습니다.


그 후 서로 무리하지 않는 적정한 선에서 가격을 협상하고 구매 계약서에 최종 사인 후 드디어 차를 인도해 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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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 품에 들어온 M3. 이제 흥분된 마음을 가라 앉히고 이 차를 몰고 집으로 갈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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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휠은 별도로 싣어 왔습니다. 왕복 2시간 거리를 운전해준 아내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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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들어가기 아쉬워 집앞 공터에서 사진 몇 장을 찍어봅니다.

Silver Metallic 색상은 세월의 흔적을 잘 드러내지 않는 좋은 색상입니다.

이런 광빨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데  많아야 분기별 1회 세차를 하는 제 특성상  당분간 불가능 할 가능성이 큽니다. 

시설 좋은 한국의 세차장에서 테드 지인들과 모여 세차는 짧게, 수다는 길게 떨었던 시간들이 새삼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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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 시트 가죽과 내장재의 상태도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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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를 타면서 음악을 들을일이 많이 있을까 싶지만..일단 좋은게 좋은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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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니 아이들이 새 가족 M3를 반갑게 맞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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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에서 어색한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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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밖 풍경. 갑작스레 따듯한 안방을 건네주고 당황해하는 가족용 SUV 하이랜더.

장유유서에 입각하여 제일 젊은 하이랜더가 야외 취침하는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2005년형, 2010년형, 2015년형. 사이도 좋게 5년씩 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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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만큼이나 깨끗한 매뉴얼과 전 차주가 꼼꼼히 챙겨놓은 서류들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신고식도 할겸 M3 뒷좌석에 카시트와 부스터 시트를 장착하고 (생각보다 여유있습니다) 아이들, 아내와 함께 가까운 거리를 가볍게 달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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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빙이 일상이 되어있는 아이들에게 M3가 그리 낯설지 않은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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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찾는 드라이브 코스 중 한적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날씨가 좋아 사진을 몇장 찍어 보았습니다.


전 차주가 해놓은 일부 튜닝 (특히 서스펜션과 전륜 캠버) 은 당분간 느껴보고 나중에 필요시 내 나름대로의 방향을 입힐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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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an Racing 에서 만든 Euro Street Series 코일/댐퍼인데 아쉽게도 제가 순정 E46 M3 서스를 경험해 본적이 없어 비교가 어렵습니다. 다만 첫느낌은 괜챦았고 프론트는 감쇄력 조정이 가능한 타입이라 여러 상황에 맞게 조정해 볼 생각입니다.


이제 천천히 차의 상태를 알아가며 즐기고 또 관리할 일이 남았습니다.

서두르진 않겠지만 1,2개월후면 확연한 겨울이 올 터, 이 좋은 가을이 다 가기전에 부지런히  M3와 몸을 섞으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야 겠습니다.


종종 소식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