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아우디 올로드콰트로와 볼보 XC70 사이에서 고민하는 글을 올렸었는데,

이제 그 결과물이 나와서 보고(?)드립니다.


사실 질문글을 올리고 나서도 마음이 명확하게 정리가 되지는 않던 상황.

물론 추천이 많은 올로드쪽으로 마음이 기울고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래의 차량들의 견적까지 받아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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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컬러의 올로드였는데,

주행거리가 65,000km에 내외장이 완벽한 상태였습니다.

군마현에 있는 차량이라 운송료까지 포함해 가격은 70만엔

(지금 환율이면 770만원 정도 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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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음 한켠에서는 XC70에 대한 미련이 남아,
요 파란 XC70도 같이 알아보던 중이었습니다.
일본에서 한정 발매되었던 오션리미티드인데,
10만키로전후에서 타이밍벨트가 교환된 차량이
대략 위 올로드의 절반 정도 가격에 구할 수 있더군요.

그러나 사실 마음은 위의 검정 올로드에 넘어가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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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정 레카로시트 옵션 때문이었습니다 ㅎㅎ
일본에서도 순정레카로시트가 들어간 올로드콰트로는 보기가 힘들더군요.
나와있는 매물 중에선 이 차를 포함 단 두대였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결정되어 가는 중에 돌발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혹시나 하고 뒤져본 옥션에서 올로드콰트로를 발견하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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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리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던 실버 컬러에

마일리지 역시 17만키로라는 높은 마일리지.


그러나 눈을 빼았긴 이유는 바로 가격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경매를 확인했을 때 진행중인 가격은 단돈 10만엔;;

마감까지는 6시간이 남은 상황.


사실 경매야 마지막 10분에 대부분의 입찰이 이뤄지기 때문에

현재의 가격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만,

관심을 두고 있던 올로드였기에

그냥 반은 재미로 11만엔을 입찰해놓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

...

...


101,000엔에 낙찰이 되어 있었습니다-_-a


아마 수리비 부담이 큰  올로드에

마일리지까지 일본기준으로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차량이었으니

입찰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던가봅니다;;


차량의 상태를 확신할수 없었기에

낙찰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역시 없었던 건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올로드콰트로가 10만엔이라면 거절할 수 없는 유혹이기에

덥석 천사인지 악마인지 모를 손을 잡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이 가격이라면 타다가 다시 판매한다고 해도 크게 손해는 없을 거 같았고,

이 차로 올로드를 경험해보고 마음에 든다면 위의 검정 올로드로,

그렇지않다면 XC70으로 넘어가야지 하는 얄팍한 노림수도 있었습니다 ㅎㅎ


즉, 단돈 10만엔으로 제 고민의 테스트카를 마련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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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이 도쿄에 있었기에 도쿄로 가는 신칸센표를 구입했습니다.


제가 사는 교토와 도쿄는 약 500키로 정도의 거리라

사실 탁송으로 차를 받는게 가장 편합니다만,

이번에는 오랫만에 도쿄에 사는 지인들도 만날겸 직접 가서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와이프와 애기도 따라나서서 표가 두장,

인당 13,000엔이니 신칸센표값만 26,000엔이 되었습니다.


10만엔짜리 차를 가지러 가는데 드는 차비라고 생각하니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습니다만,

이곳의 교통비가 그러니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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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칸센을 타고 가는 도중 보이는 후지산.

지금껏 몇번이나 지나다닌 길입니다만 이렇게 후지산을 제대로 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항상 날씨가 좋지않아 후지산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신칸센을 타고 후지산을 지날 때가 되면 차내 안내방송이 나오고,

차안의 많은 사람이 셔터를 눌러댈 정도로

신칸센에서 보는 후지산은 일본인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이렇게 도쿄까지 두시간만에 도착해서

무사히 차량을 인수하고 지인들도 만나고 밤늦게 다시 교토로 출발했습니다.

(요 과정에서는 사진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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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약 5시간 정도를 열심히 고속도로를 달려 교토에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악명높은 일본의 고속도로 톨비와 주유비까지 계산하니

10만엔짜리 차를 가지고 오는데 5만엔이 들었네요-_-;;

이렇게 순식간에 10만엔 짜리 차가 15만엔짜리 차가 되어버렸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경험한 올로드의 첫인상은 

의외로 굉장히 조용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정숙함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지만 생각보다 훨씬 실내가 조용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뒷자리에 앉은 와이프와 소곤소곤 대화가 가능할 정도였으니 말이죠.


승차감 역시 에어서스 덕분인지 참 좋더군요.

(다만 와이프가 하체가 탄탄한 차들에 익숙해진 덕분인지 고속도로에서는 레벨을 가장 낮춰서 주행해야했습니다;;)


고속 연비 역시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11~12키로 정도가 나와주어서

(총 550키로 주행 후의 복합연비가 8.5키로를 기록했습니다) 

엔진 상태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점은 차량을 고민했던 가장 큰 이유였던

아이를 태우고 내리기가 너무 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어도 큼지막하고, 시트 높이도 적당해서 카시트 사용이 아주 수월해졌습니다.

캐빈 공간도 훨씬 여유가 있다보니 와이프가 아이를 돌보기에도 편하더군요.

왜 올로드가 패밀리카로 인기가 많은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주차를 한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자리에 든 다음날에야 차량을 조금 제대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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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실버컬러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었는데 실제로 보니 의외로 단정한 모습이 괜찮았습니다.

차량의 외관 역시 앞뒤 범퍼의 몇군데 흠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깨끗한 상태.

특히 일본답게 문콕이 하나도 없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휠은 순정 17인치인데 디자인이 독특한 2중구조더군요.

(저 스포크 사이에 분진이 잔뜩 끼어있던데.. 세차가 걱정입니다;;)


아쉬운 부분은 선루프가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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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를 여니 올로드라는 예쁜 도어 스텝의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개인적으로 문자 디자인이 너무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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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마일리지 대비 딱 그정도 수준인거 같습니다 ㅎㅎ;;

순정 네비가 고장나서 일반 오디오로 대체를 해놨는데,

마감재는 저보고 알아서 구해서 장착하라더군요;;

다행히 순정네비도 챙겨줘서 다시 원복할까 생각중입니다.

(네비는 어차피 쓰질 않으니 오디오만 나오면 되거든요)

전 주인이 달아놓은 사제 네비는 제거할 생각입니다.

어차피 구글맵을 사용하니..


스티어링휠은 3스포크로 기어변속스위치가 달려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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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당시 C5바디 아우디의 고질병이라는 스위치류는 처참한 상태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베이에서 사제품으로 교환하시던데 저도 도전해봐야할 거 같습니다 ㅎㅎ

문제는 라이트컨트롤 스위치인데 우핸들용은 사제품이 나오질 않더군요 ㅠ

순정중고품도 상태가 다 별로이고,

순정품은 약 20만원..바꿔야하나 고민되는 품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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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레벨스위치와 컵홀더는 그럭저럭 봐줄만한 수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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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콘트롤 스위치들도 이 정도면 양호한거 같습니다만...

아래 버튼들에 +,- 스티커들을 덕지덕지 붙여놓은게 눈에 거슬립니다;;


근데 운전석에서 보면 스티커가 의외로 눈에 잘 띄지 않아서 그냥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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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는 17만키로를 갓 넘긴 상태.

아직은 경고등이 들어오는 것도 없고,

고속도로를 달려오는 동안 유-수온도 모두 안정적이었습니다.


엔진룸 사진을 못 찍었는데

다행히 엔진룸쪽에서 누유 한방울 보이지 않는 상태더군요.

다만 파워스티어링 오일이 바닥을 찍고 있던 상태라 집에 도착하자마자 보충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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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로드를 인수하며 가장 신경이 쓰였던 에어서스펜션.

하루 정도 세워놓으니 조수석쪽 프론트가 1cm 정도 내려가는군요 ㅠ

이거 에어서스 당첨인건가요..ㅠㅠ


일본에서 올로드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가장 많은 DIY항목이 프론트 에어서스 교환이라,

저도 직접 교환해보려고 합니다.

다행히 올로드관련 부품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저렴해진 상황이네요.



그외에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다면..

에어컨 작동시 살짝 팬이 돌아가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것과

(옥션에 에어컨팬 중고가 엄청 많이 나와있던데..이것도 고질병인 부분인가 봅니다;;)

가끔 에어서스 컴프레셔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후진 시 사이드미러가 조수석만 아래도 내려가는 부분(운전석이 문제가 있는 거겠죠;;)인데


고쳐가며 탈지, 그냥 대충 타다 깜장 올로드로 갈아탈지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근데 이런 마음으로 정을 안주면 금방 차가 상태가 안 좋아질거 같아,

이베이에서 가벼운 버튼류들 몇개 주문했습니다 ㅎㅎ

(삐지지 말고 잘 버텨주거라..올로드야..)



앞으로 소소한 정비기 한번씩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