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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가 다른 M5의 토크 곡선을 비교하면 차를 몰아보지 않아도 대강의 느낌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몰아본 느낌으로 토크 곡선을 그려 힘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극과극의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지요.

위의 곡선은 E60 M5 V10 5.0 507마력 NA엔진의 토크 곡선입니다.


눈여겨 봐야할 구간은 3군데인데, 붉은 화살표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일단 첫번째 화살표 이전 구간의 곡선이 보여주는 부분은 이차가 저속에서 얼마나 무거운 움직임을 보이는지 예측이 가능합니다. 10기통 5리터나 되는 큰 엔진이 출발해서 2500rpm에 도달하기까지 매우 무겁게 움직이는 이유가 곡선에서 증명이 됩니다.


첫번째 화살표 구간에서 힘이 크게 증폭되는데, 보통 8기통 4.5리터 이상의 엔진들이 과급여부에 관계없이 1000~2000rpm에서도 이미 큰 토크를 뿜어내는 것과 비교하면 이 V10엔진은 최소 2500rpm에 도달해야 겨우 어느정도 힘이 살아납니다.

그 이후 플랫으로 약간의 상승곡선으로 5500rpm까지 상승합니다.


토크 곡선의 상승 즉 토크가 회전수가 늘어남에 따라 늘어난다는 것은 출력곡선의 매우 가파른 상승을 의미합니다.

일단 2500rpm부터 엔진이 좀 시원해지고 회전수가 올라감에 따라 좀 더 강하게 힘빨을 받는 것이지요.


세번째 화살표 이전 5500rpm에서 또다시 토크가 증폭되는데, NA엔진이 토크가 두번 튕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보통 완만한 마루 모양 포물선이 보통인데 이렇게 높은  회전수에서 다시 토크가 증폭한다는 점은 아주 아주 이례적인 경우입니다.


아무튼 5500rpm에 도달하면 다시 한번 힘이 강하게 붙는데 2500rpm때와 토크 상승 가파르기는 비슷하지만 회전력이 2배 이상 있기 때문에 체감으로 고회전구간이 훨씬 강한 펀치를 느끼게 해줍니다.


그 이후 토크는 일단 하강하지만 출력곡선을 보시면 하강의 기울기가 가파르지 않기 때문에 회전력이 늘어남에 따라 출력은 여전히 상승하는 모양입니다. 7750rpm까지 최대출력을 마크하고 이후는 회전력이 올라가도 더이상의 출력상승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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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0 M5의 V8 4.4 560마력 엔진의 토크 곡선입니다.

이 곡선의 모양은 여느 터보 가솔린 혹은 터보 디젤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즉 부스트가 걸리는 시점에서 플랫토크가 시작되고 플랫토크가 끝나면서 점차로 토크가 하강하여 출력상승의 곡선 기울기가 작아지는 모양입니다.


일단 최대토크 구간이 1500rpm이라는 매우 낮은 영역에서 시작되어 5650rpm이라는 상당한 고회전 영역에까지 일정한 최대토크를 그리는 유연한 특성이지만 주행 중 급격한 변화가 없이 힘은 엄청나지만 회전수의 상승은 단조로운 편입니다.

최고출력도 6000rpm부근에서 발휘되고 그 이후의 출력곡선의 하강은 매우 가파릅니다.


E60 M5는 매우 높은 회전수를 유지하면서 타지 않으면 펀치가 없어 기어변속을 부지런히 해야하는 반면 F10 M5의 경우에는 어떤 기어이든지 1500rpm이상만 유지하면 엄청난 토크로 밀어붙일 수 있기 때문에 운전의 난이도가 훨씬 낮다고 보면 됩니다.


E60 M5의 불가사의 한 토크 곡선이 연출될 수 있는 배경은 일단 큰 엔진이지만 토크보다는 회전력을 강조하기 위해

숏 스트로크 방식으로 보어에 비해 피스톤의 왕복거리가 짧은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더블 바노스의 세팅 자체가 엄청나게 Agressive한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어 초고회전에서 매우 정교한 밸브타이밍의 해답을 찾고 흡배기 효율을 최적화해 낸 것으로 판단됩니다.


출력을 얻기 위한 노력의 정도가 터보의 경우 부스트 압을 통해 출력을 쉽게 제어할 수 있다면 NA엔진은 철저하게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높기 때문에 훨씬 복잡한 시뮬레이션과 설계노하우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유니크한 면에서 E60 M5의 V10엔진은 스포티한 느낌의 정점에 있는 엔진으로 볼 수 있고, F10 M5의 엔진은  q벤츠의 AMG나 아우디의 RS에서 사용하는 엔진의 회전 및 토크 특성에서 아무런 차별성이 없어 브랜드별 특성에 대해 크게 언급할 것이 없다고 봐도 됩니다.


운전을 하다보면 엔진이 힘을 받고 치고 나간다는 느낌을 주는 가장 기분 좋은 영역이 있는데, 이 느낌은 꼭 파워가 커야만 강조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토크 곡선의 분포와 모양이 훨씬 중요하지요.


과급의 기조속에 NA엔진이 부각되는 이유가 운전의 즐거움에 어떠한 영향이 준다면 반드시 그 이유가 있는 것이고, 이것이 단순히 막연한 동경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님을 데이터에 기반해서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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