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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중대형 모델들의 계기판 구성은 쉽고 직관성을 기조로 합니다만 자세히 보면 장년층들을 위한 엄청난 배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계기판 전체의 50%나 되는 속도계의 비중에 엔진 회전계는 정교하게 보는 목적보다는 그냥 참고용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강 옆에 짱박아 둔 느낌입니다.


AMG는 320km/h스케일로 그려져있지만 AMG가 아닌 모델들은 260km/h까지 밖에 표기가 안되어 있습니다.

저의 97년식 3세대 골프 VR6도 260km/h까지 새겨져 있는데, S600에 새겨진 260이라는 숫자는 어쩌면 초라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W220 S600의 경우 리미트 풀고 튜닝해서 320km/h까지 나가게해도 계기판 바늘은 260km/h에서 멈추고 디지털로 표기해도 259km/h이상은 아예 표기를 안합니다.


때문에 회전수를 보고 역산으로 속도를 계산해야하는 애로사항이 벤츠의 고집에 의해 일어나는 특이한 불편함 중에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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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lti function display의 가운데 화면을 보시면 그 숫자의 크기가 남다릅니다.

W220 S클래스의 바디와 전장을 응용해 만들어진 CL클래스는 기본적으로 젊은 고객보다는 장년층 혹은 실버층들이 뒷좌석의 이용도가 거의없고, 두내외가 이동하는데 가장 편리하고 스타일을 강조한 차로 설계된만큼 이런 사용자의 특성을 고려해 중요한 정보의 경우 과장되었을 정도로 크게 표기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W220 S클래스도 동일한 계기판)


260km/h까지만 새겨진 속도계 역시 리미터가 작동하는 계기판 기준 255km/h를 고려하면 그 이상 필요없다는 명분에 숫자의 간격이 넓어 노안이 심한 운전자들에게 판독을 용이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40대만 되어도 컴퓨터의 글씨나 스마트폰의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며 노안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50대 후반 60대 후반처럼 여전히 운전을 생활화하는 세대의 짧은 거리 시력이 좋기는 힘들 것입니다.

당연히 달려가는 차의 속도속에서 계기판의 작은 숫자들을 판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갈수록 계기판이 다루는 정보의 양이 많아지는 시대이지만 속도와 연료잔량 그리고 냉각수 온도등 가장 중요한 기본정보의 판독성은 대형 벤츠쪽의 것이 장년층에는 확실히 편리한 표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노인들을 배려한 시스템이 아직 젊은 저에게도 보면볼수록 편리하고 판독성은 최강이다라는 느낌을 주다보니 요즘 너무 복잡한 디스플레이에는 직관성을 기준으로보면 예전만 못하다고 봅니다.

자세히 보면 계기판에도 차의 철학과 사용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는 점에서 자세힌 관찰하면 할수록 그 숨은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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