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로 차로 이동하기는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택시, 지하철, 버스를 타는 빈도도 의외로 높습니다.

한국은 경제력에 비해 택시의 비용이 저렴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은 한국의 거의 5대, 일본도 현재의 높은 환율을 고려하면 5배 이상 요금이 나옵니다.


한국의 택시 운전기사들의 운전의 품질을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형편없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가장 큰 불만은 차를 거칠게 모는 것인데 빨리 운전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쓸데없이 가속패달을 깊게 놨다 밟았다하면서 가감하고 가속패달과 브레이크를 아무런 이유없이 주기적으로 번갈아 밟는 부분인데, 이런 경우 심지어 멀미할 것 같은 기분에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짜증나서 내린 적도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너무 짜증이 나 왜 그렇게 가속패달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고 가속패달을 밟았다 놨다하시느냐고 했더니 별 말씀없이 조금 부드럽게 하시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진작 좀 하시지... 하면서 좀 예민한 반응을 보인 적도 있는데,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보다 경제력이 약하고 택시 요금이 훨씬 저렴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출장을 최근 자주 다니면서 택시를 타보면 한국 기사들에 비해 월등히 운전을 잘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동남아시아 기사들이 교육수준이 높거나 운전교육을 따로 받는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운전의 품질이 다를 수 있는 요인을 살펴보면 여전히 동남아시아는 수동변속기의 비중이 높습니다.


수동을 하던 사람이 자동변속기를 운전하는 경우와 첨부터 자동변속기로 운전을 배운 사람의 가속패달을 다루는 방법은 눈에 띄게 차이가 납니다.

결정적 차이는 섬세함의 차이인데, 초기 입력할 때 수동의 경우 클러치를 떼면서 출발하는 특성상 가속패달을 훨씬 조심스럽게 밟아 출발해야 합니다. 자동의 경우는 이런 섬세함을 요구하지 않아 첨부터 확확 밟고 출발하는 습관이 들기 쉽습니다.


수동변속기가 거의 완전히 사라진 최근의 택시들을 보면 자동변속기로 첨부터 택시를 운전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패달을 섬세하게 다루는 그 민감도가 없어 부드러운 운전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 수도 있지만 동남아시아의 운전기사들을 한국으로 수입하고 싶을 정도로 최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서의 반복된 경험은 기사들의 불만이 거의 없어 차는 훨씬 후졌지만 편안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부분에서 매우 만족했습니다.


택시의 만족도가 워낙 낮은 한국의 특성상 우버와 같은 대체수단이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이지만 한국의 택시의 입김과 조합의 파워가 남다른 점을 감안하면 택시업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그 어떤 비즈니스도 한국에서는 어렵다고 봅니다.


회사 택시들의 서비스 수준은 사실 십수년전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는 점을 살펴볼 때 운전기사들의 자질이 스스로 향상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이렇게 택시를 탈 때마다 좀 까칠해질 정도로 불만이 많다보니 운전 정말 차분하게 잘하시는 분들은 전화번호를 받아둘 정도로 택시를 골라탈 수 있으면 요금을 조금 더 내고라도 편안한 차를 타고 싶은 맘이 간절합니다.


이런면에서 여전히 수동비율이 월등히 높은 시내버스의 기사분들의 운전자질은 평균적인 택시의 그것보다 월등히 운전품질이 높다고 봅니다.


수동변속기를 다룰 줄 아느냐의 여부가 전체적으로 운전을 잘하냐 못하냐로 몰아붙이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만 수동변속기를 다루던 사람의 오른발 감각이 좀 더 세분화해서 가속패달을 조절할 수 있는 여지는 분명히 크다고 봅니다.


어찌되었건 대중교통을 운전하는 분들의 의식도 높아져야겠지만 서비스업을 하는 분들을 위한 최소한의 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하는 업종의 사람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처럼 무책임한 것도 없다고 봅니다.

요금의 현실화를 외치는 것도 나무랄 일은 아닙니다만 그에 걸맞는 품질을 갖추는 자발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