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Talk_20161014_142640042.jpg

 

지난 주에 중국 광저우 자동차부품시장을 구경하고 왔습니다.

아직 한국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인데,

이른바 중국의 장안평 골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장안평에 비해 규모가 어마어마하고

전 세계 자동차들의 무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음먹고 뒤지면 못찾을 부품이 없을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언젠가 스피드헌터스에서 본 포스팅을 보고 한번 가봐야겠다 마음만 먹다가

이번에 마카오로 휴가를 간 김에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별 기대없이 떠난 터라 카메라도 안챙겨가고

그냥 휴대폰으로 몇 장 찍어온 사진뿐입니다만

테드 회원 여러분께도 좋은 정보가 되지 않을까 싶어 올려봅니다.

 

일단 이 시장에 대한 개괄은 스피드헌터스 포스팅에서

양질의 사진과 함께 먼저 보실 수 있습니다. ㅎ

 

http://www.speedhunters.com/2015/01/car-parts-hunting-in-china/

 

1.JPG

 

광저우 월드 드리프트 시리즈에 S15 실비아로 참가했던 드리프터가

경기 도중 언더스티어로 꽂는 바람에 너클도 부러지고 차가 작살났는데

이 시장 덕분에 부품을 구해서 급히 고친 모양입니다.

 

 

KakaoTalk_20161013_160113375.jpg

 

실제로 가보니 역시나 대륙의 스케일은 참으로 경이롭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중국 방문 자체가 처음이고 중국어는 물론 한자 까막눈이라

얻어온 정보가 좀 부실하지만 감안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중화권 문화와 현지 사정에 밝은 분들의 부연 설명도 기대합니다.

 

이 시장(?), 거리(?)의 정식 명칭이 뭔지는 다녀와놓고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ㅎ

 

검색해보니 천탠잔룽치페이청 陈田湛隆汽配巿场

천탠잔룽치페이 시장이라는 곳이군요.

 

陈田湛隆汽配巿场

 

汽配 우리말소리로는 기배.

내연기관 할 때의 기와 나눌 배자인데

이게 중국어로는 [qìpèi], 치페이.

"자동차부속품"이라는 뜻이네요.

 

천탠잔룽은 뭐 종합전문진열 이라는 소리인지

고유명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ㅋ

 

 

광저우 바이원구(广州白云区) 장샤라는 지역이고

바이두 지도의 거리뷰로 미리 구경하실 수도 있습니다.

 

http://j.map.baidu.com/1hYSF

 

map1.JPG

 

혹시라도 가실 분들은 '바이두'라는 중국판 네이버 지도를 통해

미리 주변 지리를 익혀두시길 추천합니다.

 

KakaoTalk_20161014_142730128.jpg

 

구글맵은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ㅋ

지리와 교통편은 후반부에 다시 한번 소개하겠습니다.

 

 

 

KakaoTalk_20161014_142730885.jpg

 

일단 지하철 역에 내리면 얼마안가 시장 골목으로 들어서는데

자동차 마니아라면 벌써 흥분되는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골목 입구에는 이런 정비소(?)가 먼저 보입니다.

무서워서 들어가볼 엄두는 나지 않는다는 게 함정. ㅋ

 

KakaoTalk_20161013_160114061.jpg

 

KakaoTalk_20161013_160029079.jpg

 

여기저기 우시장 도축장처럼 그로테스크한 광경이 흔합니다.

사망선고를 받은 수많은 자동차들이 해체되어

여기저기 갖가지 장기들이 널려 있는 모습.

 

 

 

 

 

KakaoTalk_20161013_160032103.jpg

 

이 시장 구경이 재밌는 이유는

나름대로 세분화된 머천다이징 ㅋ 덕입니다.

이렇게 실린더헤드만 파는 집부터

 

KakaoTalk_20161013_160110549.jpg

 

ABS 모듈만 모아 놓은 집

 

 

KakaoTalk_20161013_160025669.jpg

 

여기는 수박통들을 까서 널어 놨구요.

 

 

KakaoTalk_20161013_160026623.jpg

 

이 집은 온통 쇽과 등속조인트.

자꾸 고기시장이 생각납니다. ㅎ 돼지족발 -_-

 

 

KakaoTalk_20161013_160031698.jpg

 

이 집은 온통 프로펠러샤프트만 널려있는데

안쪽에 있는 것들을 대체 어떻게 꺼낼지 ㅋ

갖고 있는 물건들이 다 무슨 차 건지 기억은 할지;;;

(그래도 장사꾼이라면 다 기억할테지요. ㅎ)

 

 

KakaoTalk_20161013_160028532.jpg

 

이렇게 나름 정갈한(?) ECU 가게도 있는데

마치 용산전자상가 같군요.

 

 

 

이 집엔 인젝터와 스로틀보디 등이

생선가게처럼 여러 바구니에 담겨 있고

 

 

Larry_Chen_Speedhunters_chinese_parts-17-1200x800.jpg

(스피드헌터스의 사진, 정말 어물전같지 않나요? -_-;)

 

 

KakaoTalk_20161013_160032491.jpg

 

여기는 스티어링휠과 각종 외장품들이 진열돼 있네요.

 

 

KakaoTalk_20161013_160110900.jpg

 

 

KakaoTalk_Video_20161014_1247_29_817.mp4_000001967.jpg

 

에어스프링같은 고가의 부품들도 인기품목이어서인지

이렇게 새로 칠해서 상품화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KakaoTalk_20161013_160111257.jpg

 

그 외에도 여러 가지의 부품들이 종류별로 각각의 가게마다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 부품들도 안버리고 다 모아서

해체, 재활용하는구나 싶은 광경도 자주 보입니다. ㅎ

 

KakaoTalk_20161013_160028189.jpg

 

전동드라이버 들고 앉아 윈도우 레귤레이터를 하나씩 분해해서

모터는 모터대로, 기어는 기어대로 던져서 쌓아놓고 있는데

여기서도 마치 수산시장에서 생선 머리 떼고 내장 손질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ㅎ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헤드라이트 가게들인데요,

 

KakaoTalk_20161013_160026460.jpg

 

KakaoTalk_Video_20161014_1247_33_945.mp4_000002096.jpg

 

가게마다 앞에서 웻샌딩하고 닦아 대느라 분주합니다.

카피품들이 아닐까 싶지만 자세히 보면 다 정품들입니다.

이렇게까지 복원해서 파는 시장이 크게 형성돼있다는 것도 놀랍고

문득 이 많은 차와 부품들이 다 어디서 왔을까...

의심스러운 구석도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ㅎ

 

 

KakaoTalk_20161013_160026128.jpg

 

독일차, 일본차 가릴 것 없이 왠만큼 판매량이 많은 차들은 쉽게 구할 수 있고

출시된 지 얼마 안된 최신 모델들의 헤드라이트도 많습니다.

그나마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부품들이어서

몇가지는 가격을 물어봤더니 저렴한 편이긴 한데

광저우까지 날아올만큼 메리트 있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ㅎ

 

 

KakaoTalk_20161013_160112433.jpg

 

물론, 중국어(광둥어)가 가능하고 현지 사정에 밝은 분이라면

쏠쏠하게 재미를 보는 쇼핑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몇가지 찾는 부품이 있어서 손짓발짓도 모자라

휴대폰으로 사진까지 보여줘가면서 물어봤는데

예상보다 친절하게 물건을 찾아주려는 상인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돌아오는 답변은 모두 '메이요~(없어요)'였지만

상인들의 적극성은 오히려 장안평보다 나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KakaoTalk_20161013_160031375.jpg

 

하지만, 사진에 보이는 부품들에 혹해 당장 맘먹고 헌팅을 가실 생각이라면

일단은 큰 기대는 마시고 그저 재미난 구경거리를

만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둘러보러 가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독일차들의 내외장 부품들을 많이 기대하게 되는데

길가다 줍는 수준의 가격은 드물고

짝퉁 명품 시장에서나 통하는 그 중국식 흥정도 전혀 안먹힙니다. ㅎ

또, 찾는 물건이 눈에 띄더라도 호환 여부와 품번,

작동 상태, 갖고 돌아가서 뒤늦게 발견할지도 모르는 문제 등

따져봐야 할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이 시장에서 찾을만한 메리트가 있는 물건은

어셈블리가 어마어마하게 비싼 부품의 필요한 일부분,

단종돼서 도저히 구할 수 없는 부품들,

물건의 상태를 현장에서 바로 파악할 수 있는 내외장품 등이 아닐까 합니다.

 

 

KakaoTalk_20161013_160031296.jpg

 

특히 눈돌아가기 쉬운 이런 튜닝 파츠들의 경우는 좀 조심해야 합니다.

대체 이게 정품인데 이 가격인지, 짝퉁이라서 이 가격인지...

캘리퍼를 깨물어볼 수도 없고 말이죠. ㅋㅋ

 

 

한편, 말만 통한다면 들어가서

뭔가 얘기를 나눠보고 싶은 가게들도 있는데요,

 

KakaoTalk_20161014_142637129.jpg

 

KakaoTalk_20161014_142637985.jpg

 

이렇게 나름대로 브랜드별 테마를 지닌 가게가 그렇습니다.

JDM 보물창고 같은 분위기를 꽤 여러 군데 본 것 같은데

R34 GT-R 리어엔드 전체를 고이 유리장 안에 모셔놓은 집도 봤습니다. ㅎ

 

 

KakaoTalk_Video_20161014_1247_15_881.mp4_000001000.jpg

 

그리고 이렇게 덩어리 큰 물건들을

전문적으로 포장하는 가게도 따로 있어서

이걸 다 어디로 보내는 건지 유통 체계는 어떠한지 궁금하더군요.

 

 

KakaoTalk_20161014_142722233.jpg

 

 

KakaoTalk_20161014_142723038.jpg

 

KakaoTalk_20161014_142729273.jpg

 

뭔가 좀더 글로벌 환경에 걸맞게 체계적인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전세계를 상대로 한 재활용 부품 유통의 메카가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영어 간판도 찾기 힘듭니다.

어떤 집들은 연락하라면서 명함도 쥐어주는데

이메일, 홈페이지는 커녕 대부분 한자와 전화번호만 적혀 있더군요. 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목골목 웃음이 터져나오는 구경거리 덕에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KakaoTalk_20161013_160111625.jpg

 

늘, 엔진으로 테이블 만드는 궁리를 했었는데

메르세데스 V12의 갈비뼈 인테이크 매니폴드가

저렇게도 기가 막힐 줄은 몰랐습니다. ㅋ

 

 

KakaoTalk_20161013_160029601.jpg

 
KakaoTalk_20161013_160112091.jpg

 

 

KakaoTalk_20161013_160030254.jpg

 

KakaoTalk_20161013_160030023.jpg

 

KakaoTalk_20161013_160028367.jpg

 

KakaoTalk_20161013_160114529.jpg

 

KakaoTalk_20161014_142631063.jpg

 

KakaoTalk_20161014_142632189.jpg

 

플리머스 프롤러인가요.

어디서 나타났는지

무기력하게 앉아있던 시장 사람들을

순식간에 구름떼처럼 모읍니다. ㅎ

 

 

 

 

자, 그럼 헌팅 가실 분들을 위해

교통편을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중국 여행 쪼렙 기준이므로

현지 사정에 밝은 분들의 친절한 부연 설명,

혹여 잘못된 정보의 바로잡음 기대합니다.

 

일단, 인천에서 광저우까지 직항으로 갈 경우

바이윈 공항을 통해 입국하면

72시간까지 비자가 면제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확인 필요)

 

다만, 이 헌팅만을 위해 광저우로 가시는 분보다는

북경/상해(는 솔직히 너무 멀고), 홍콩/마카오 관광차 갔다가

한번 다녀와볼까 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으므로

제가 갔던 마카오 경유 루트를 설명하겠습니다.

 

홍콩이나 마카오를 거쳐 갈 경우에는

미리 한국에서 비자를 받아서 가야 합니다.

물론 접경 도시인 주하이 특구에서만 통용되는 비자를

현지에서도 바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국경 통과는 가능하지만

 

혹시나 광저우까지 갔다가 역에서 검문을 당하거나

(중국은 기차표를 살 때도 신분증을 요구하고,

체크인 검색대를 통과해야 승차가 가능합니다.)

시내에서 사건, 사고에 휘말릴 경우 큰 낭패를 겪을 수 있으니

요즘 외교 분위기를 감안하여 반드시 중국 비자를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럼 마카오에서 갔던 길을 되짚어 볼게요.

 

KakaoTalk_20161014_142837634.jpg

 

 

일단 마카오 시내에서 아침 일찍 택시(추천!)를 타고

버스터미널이 있는 국경으로 갑니다.

그리고 걸어서 중국 주하이 시로 넘어 갑니다.

나름 국제 규격 써킷이 있는 도시지요. ㅎ

 

월요일이었는데 운 좋게도 사람이 많질 않아 일사천리로 넘었습니다.

평소에는 국경 너머 출퇴근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고 합니다.

 

여기부터는 영어 표지판을 거의 찾기 힘듭니다.

온통 한자 뿐이므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KakaoTalk_20161014_142835441.jpg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오면 바로 주하이 역입니다.

여기서 광저우 남역까지 가는 기차표를 삽니다.

사진의 티켓에 찍힌 주해 - 광주남 한자를 잘 기억하세요. ㅎ

매표소에서 줄을 한참 기다려 샀는데

대합실로 들어가니 자동 매표기가 있고 심지어 더 빠른 표도 조회됩니다. ㅜ

하지만 기계에 영어 안내 메뉴가 중간에 끊기고

신분증을 접촉시켜야만 하는 것 같으니 걍 매표소 발권 추천. ㅋ

 

 

KakaoTalk_20161014_142835008.jpg

 

 

고속철을 타고 광저우 남역까지 갑니다.

무정차 직행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탔던 편명은

중간에 몇 정거장 섰고 광저우 남역이 종점이었습니다.

소요시간은 대략 1시간 내외.

 

 

KakaoTalk_20161014_142834258.jpg

 

 

기차에 오르는 순간 홍콩이나 마카오에선 맡을 수 없는

야리꼬리한... 내무실 걸레 냄새가 시작되는데 뭐 참을만 합니다.

특실은 20위안 더 비싸고 딱 20위안 어치만큼 덜 열악합니다. ㅎ

 

 

 

IMG_0164.JPG

 

 

광저우 남역에 도착하면, 당일치기인 경우

미리 돌아가는 표를 사놓으시길 추천합니다.

재수없게 저녁 때 매진이라도 돼 버리면 마카오/홍콩 숙박비를 날리고

광저우에서 숙소를 찾아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마저도 불안하면 아예 주하이 역에서

미리 표를 사는 것도 좋을텐데 방법은 자세히 모르겠군요.

 

IMG_0236.JPG

 

 

 

 

광저우 남역에서 주하이 역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살 곳은 여기입니다.

역사 밖으로 나가서 3번 건물로 들어가면 이런 매표소가 나옵니다.

인천공항만큼 광활한 광저우 남역에서 방황하다간

시간을 허비할 수 있으니 약도를 잘 익혀두는 게 좋습니다.

 

부품시장에서 광저우 남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시간은

넉넉잡아도 1시간 반이면 충분하므로

대략 고속철 출발시각 2시간 전에는

쇼핑을 마칠 계획으로 떠나야 합니다.

 

 

이제 광저우 지하철 2호선을 탑니다.

광저우 남역은 광저우 지하철 환승역이자 2호선 시발/종점역입니다.

 

KakaoTalk_Video_20161014_1246_51_569.mp4_000002848.jpg

 

부품시장이 있는 장샤역까지는 21 정거장으로

거의 끝에서 끝입니다. 약 50분 소요.

 

 

 

45.PNG 

 

지하철 표는 이렇게 생겼구요, 자판기에서 뽑으면 됩니다. ㅎ

너무 가벼워서 개찰구 홈에 제대로 안들어가고 걸리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판기에 돈 먹히지 않을 정도의 스냅 아시죠? 힘껏~ 쑉!

 

 

 

 

KakaoTalk_20161014_142832922.jpg

 

지하철 역에서 파는 음식인데 저는 도전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ㅎ

 

가급적이면 헌팅을 가기 전날부터 장을 비워놓으시고

물도 최대한 자제하시길 추천합니다.

 

부품시장 골목에 공중화장실이 있긴 한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KakaoTalk_20161014_142731200.jpg

 

여기서부터는 광저우 직항으로 오신 분,

홍콩에서 오신분도 모두 똑같습니다.

그냥 광저우 지하철 2호선 장샤역 C 출구로 나오면

아래 영상과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5분 이내에 바로 시장에 들어서므로

다른 교통수단은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KakaoTalk_20161014_142640776.jpg

 

 

그럼 테드 회원 여러분들의 득템을 기원하며 이만 마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