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모터쇼, 정식명칭은 NAIAS (North American International Auto Show) 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작년에 이어 연속 2년, 지난 4년간 3번째 방문이였습니다.

 

한 주 앞서 열리는 CES쇼가 워낙 많은 이슈를 만들고 미국내에서도 LAA 의 규모가 커지는 등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명성은 예전만 못합니다. 자동차 단일품목 만으로는 이슈몰이가 힘든 시대이지만 그래도 북미 최대규모인 NAIAS 를 놓칠수는 없어서 주저없이 디트로이트로 향했습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업무상 해외 출장으로 모터쇼를 가면 '참관 보고서' 나 의미있는 결론 도출에 마음이 급하여 정작 자동차 팬으로서의 즐거움은 누리지 못했는데 작년과 올해는 '순수' 자동차 팬으로서 여유있는 마음으로 구경하고 왔습니다. 관람기 역시 사심 가득한 편한 마음으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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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소인 COBO Center. 매해 같은 시기에 찾다보니 시간이 멈춰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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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배치도 입니다. 매년 비슷한 구조인데 올해는 작년과 달리 제네시스가 현대 부스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규모를 확대해서 단독 부스를 꾸렸습니다.


기아 Stinger 가 궁금하여 제일 먼저 기아 부스를 찾았습니다.
사진에서 보는것보다 비율이 좋았으며 C필러 떨어지는 각도가 과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다소 심심했던 금년 모터쇼에 기아가 신선한 차량을 내놓은 부분은 좋은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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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보다는 강렬한 레드가 더 잘어울리는 듯 합니다.

 

중간단계 생략하고..바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이번 모터쇼 제가 뽑은 최고의 메이커/차량 입니다. Volvo V90 Cross Country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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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볼보 너무 좋아졌습니다. 아마 자동차 M&A 역사에 길이 남을만큼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질리자동차는 볼보의 자동차 개발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전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데 이런 전략적인 부분에서도 중국의 거대한 힘이 느껴집니다. 어쨋든 볼보는 그야말로 환골탈태 했고 최근 신형 XC90, S90, V90을 연이여 연착륙시키며 성공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원래도 웨건을 좋아하는데 이번 V90는 그야말로 내/외관 모두 매우 훌륭합니다. 

(모터쇼장에서 파워트레인등 동적성능에 대한 평가는 잠시 보류하기로 합니다.)

북미 기준 베이스 가격이 $55,000 인데 새차를 산다면 패밀리카로 이보다 멋진 차가 있을까 싶네요. 천천히 마음껏 구경하느라 볼보 부스에서만 1시간 가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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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부스에는 관람객이 편하게 쉴수 있는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충전이 가능한 전원도 배치하여 관람객을 배려한 세심함이 돋보입니다. 저도 이곳에서 휴대폰을 충전하여 한참을 쉬었습니다. 좁은 부스에 차 한대 더 구겨 넣는것보다 이런 아이디어가 고객들을 감동시키는게 아닐까 합니다.

 

다음으로는 월드프리미어 (신차 최초 공개) 로 화제를 모았던 BMW 의 G30 5시리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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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팬으로 기대가 컸던 탓인지 이번 G30 시리즈는 생각보다 아쉬웠습니다.

내/외장에서 F10 시리즈와 차별화가 크게 없었습니다. 차량 주위를 뱅뱅 돌아가며 감흥을 느껴보려 했는데 도무지 당기는 구석을 찾지 못했습니다. (역시 내/외장을 보고 국한된 생각입니다.)

결국 시장이 판단하겠지만 디자인만 놓고 본다면 개인적으로 W213 E클래스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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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도 E400 Coupe 을 비롯해 여러 차종의 월드 프리미어를 공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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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45 AMG는 실물로 처음 봤는데 차는 정말 잘 나온것 같은데 역시 포지셔닝이 애매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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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BMW G30 5er 와 비교했을때 실내 디자인이 너무 우월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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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W의 대형 SUV Atlas도 처음 만나봤습니다. VW는 북미시장에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당히 '차 자체' 로 평가받는 날이 곧 올거라 생각합니다.

여담입니다만 북미시장에서 현대/기아의 대형 SUV 라인업 부재가 참 아쉽습니다. 싼타페 (한국형 맥스 크루즈) 와 쏘렌토의 3열 확장 모델이 근근히 버티고는 있지만 최근 몇년의 저유가 기조와 더불어 날개돋힌듯 팔리는 대형 픽업/SUV 시장에서 현대/기아가 한발 뒤쳐진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문제는 당분간 크게 반전될 포인트가 없다는 것인데 그나마 최근 유가 반등이 위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래부터는 구체적 설명은 건너뛰고 사진으로 간략히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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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알파로메오 부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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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Giulia Quadrifoglio를 보고 너무 멋졌던 기억이 나는데 올해는 실내도 개방하여 착석을 해봤습니다.
잘빠진 외관에 비해 실내 품질 및 마감처리는 썩 좋지는 않네요. 마치 겉과속이 다른 날라리 이태리 남자를 보는 느낌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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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리프트 된 신형 86입니다. 북미에선 올해부터 SCION 브랜드를 폐지하고 토요타의 86 뱃지로 바꿔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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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된 시에나. 원래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그랜드 카니발로 와인딩 하신다는 테드 회원님 (지금 찾아보니 권택환 님) 생각이 불현듯 떠올라서 한장 찍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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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 프리우스와 레이싱카.

신형 프리우스 디자인을 보면 토요타의 디자인의 미래가 걱정되는데 물론 쓸데없는 걱정 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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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Car of the year 에 빛나는 Chevy Bolt 주변에 많은 관람객들이 모였습니다.

서부전선의 테슬라에 대항한 Made in Detroit 의 작품이네요. 개인적으로도 이 모델과 연관이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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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만인지도 모르겠는 모델변경을 단행한 혼다 오딧세이. 이러나 저러나 북미에서는 많이 팔릴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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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특색없이 양산차 전시한 현대차 부스. 비전 그란투리스모나 WRC i20 이라도 전시했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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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부스를 꾸민 제네시스.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모였습니다.

어떤 미국인이 지나가면서 '제네시스가 뭐야'? 하면서 부스를 그냥 지나치길래 쫒아가서 설명을 해주려다가 괜한 오지랍인듯 하여 꾹 참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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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모터쇼 관람의 마지막 코스는 항상 포드 부스 2층으로 올라가 쇼 장을 바라보며 사진 한장 찍는 것으로 마무리 합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다보니 미국 메이커나 다른 메이커 소개가 너무 빈약했네요.


올해의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작년과 비교하자면 새로운 컨텐츠도 부족했도 EV 바람을 몰아치는 업계의 이단아 (디트로이트 입장에서는) 테슬라와 CES에서 반짝 흥행몰이에 성공한 FF (Faraday Future)등 서부전선의 EV 업체들이 참가하지 않아 다양성과  '미래로의 고민' 부분에서 부족함이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는 포르쉐의 불참이 아쉬운데 유일하게 포르쉐의 전 모델을 착석해 볼수 있는 기회인데 그 재미가 사라져 더없이 섭섭했습니다.

 

트럼프는 본인 당선의 일등공신인 Rust Belt (자동차 등 중공업의 쇠락을 상징하는 지역. 미시건, 오하이오, 펜실베니아  주 등) 의 유권자들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미국 자동차 업체의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회귀하라는 강력한 요청을 하고 있고 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그런 압박에 대한 리액션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단순 정책이 훗날 어떤 순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친구는 '자국민'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에서 우리 현실을 반영해 보며 씁쓸함을 곰씹어 봅니다.

 

트럼프 집권 수년 후 이 Motor City (디트로이트) 가 어떻게 격변의 시기를 맞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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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행사 참관 후 한국식당에서 발견한 주간 미시간 헤드 타이틀.

'스팅어'가 디트로이트 하늘을 찔렀다는 표현이 재밌어서 사진 한장 함께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