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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V10엔진이 특별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사운드이고,두번째는 토크 곡선입니다.


V8의 낮고 머슬스러움과는 완전히 다른 그렇다고 V12에 가까운 부드러움이냐면 그런 것과는 완전히 다른 사운드입니다.

아우디의 직렬 5기통 엔진도 아주 독특한 사운드를 내는데, 이런 사운드 특성이 V10에도 충분한 차별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배기 튜닝을 했을 때의 느낌은 훨씬 더 그 차별성이 증폭되지만 순정배기로도 충분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터보 엔진의 장점은 높은 파워와 높은 토크입니다. 사실 예전에는 고성능 엔진에 있어서 저속토크를 부각시키려는 노력이 거의 없었습니다.

최대출력과 최고속도 등 높은 부하로 운행할 때에 모든 것이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저중속 영역의 경쟁력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요즘은 연비와 운전성에 워낙 많이 집중되다보니 저속토크, 예를들어 2000rpm이하에서 이미 최대토크를 그리는 등의 엄청나게 유연한 엔진으로 진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플랫토크의 범위가 넓으면 넓을수록 엔진은 덜 다이나믹하게 느껴집니다. 즉 회전에 드라마가 없기 때문이지요.

E60 M5의 토크 곡선을 보면 중속과 고속에서 두번 큰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 영역에서 주행중에 큰 드라마가 연출됩니다.

무거운 영역을 뚫고 상승하면서 2000rpm에서 한번 힘빨을 받고 또다시 5500~6000rpm에서 급상승이 일어나 최대토크는 6000rpm이라는 엄청나게 높은 영역에서 발생합니다.


스포츠 주행을 할 때 끝을 모르고 상승하는 회전계를 보면서 8250rpm을 찍는 순간에도 힘이 떨어져서 변속을 하는 것이 아님을 강하게 느낍니다.


저중속에서의 느낌은 V6 3리터 엔진 정도의 반응성과 토크밖에는 안느껴지지만 5500rpm이 넘어갔을 때의 펀치와 반응성은 최적의 기어비와 어울려 엄청난 견인력을 보여줍니다.

수퍼차져를 얹은 E60 M5들이 360km/h를 넘기는 속도를 발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튜닝 포텐셜과 속도경쟁에서 터보를 베이스로 한 엔진보다 오히려 좋은 점을 가졌다고도 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엄청난 회전력 때문입니다.


F10 M5들이 튜닝으로도 330km/h의 벽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이유는 일단 배기온도의 상승에 의한 자체 제어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요즘 차들이 배기온도뿐 아니라 터빈내부 온도까지 측정해 제어하는 로직이 초고속으로 가면서 오랜시간 버티면서 상승하는 온도 때문에 설계된 출력을 다 쓰지 못하는 부작용인 것이지요.


F1에서도 사라진 V10은 그만큼 매력이 크다고 봅니다. 아우디의 D3 S8과 R8에 올려진 V10도 마찬가지 이유로 엄청나게 스포티하고 멋진 엔진입니다.


최신 수퍼 세단들이 이제는 V8터보로 경쟁하는 시대에 V10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구형으로서 뿐이지만 살아있는 라이브 뮤직을 듣는 것과 같이 짜릿하고 흥분되는 독특한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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