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최근에 약 일주일가량 포르투갈에 여행을 다녀와서 그곳에서 느낀 자동차 문화에 대해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수도인 리스본을 기점으로 해서 짧은 일정이었지만 남쪽 지방까지 두루 둘러보고 왔습니다. 따뜻한 나라 
특유의 여유가 느껴져서 좋은 구경 많이 하고 푹 쉬다 온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여행기를 겸한 자동차 문화에
대한 이야기라 사진을 많이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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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기 전엔 개인적으로는 포르투갈의 자동차 문화에 대해서는 별반 기대를 하지 않았고 독일, 영국, 
이탈리아같은 나라가 아닌 이상 '자동차'에 관한 기억에 남는 경험을 할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함께 했던 차는 Peugeot 108입니다. 5도어 해치백이고 1.0L 엔진에 68마력 사양입니다. 
북미에선 타볼 수 없는 브랜드여서 일부러 푸조를 골랐습니다. 유럽답게 자동미션은 아예 카테고리가 따로
있고 가격도 훨씬 비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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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용한 렌트카 회사입니다. 가격도 적당하고 차 종류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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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니 당연히! 수동. 차는 정말 작습니다.



1. 좁은 골목

리스본은 서울과 지형이 비슷합니다. 도시 중간중간 산이 있고 산과 산 사이에도 수많은 언덕이 있고 그 언덕은 
오래되고 좁은 골목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만한 너비의 골목이 있는가하면 유럽 
특유의 세월을 가늠하기 힘든 돌길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골목이든 사람들이 거리낌없이 걸어다니고 길 중간
에서 터덜터덜 잘들 걸어가다가 차가 오면 너무도 익숙하게 자연스럽게 피합니다. 물론 신 시가지로 가면 도로도
널찍널찍해지고 완전한 현대도시의 모습이지만 관광객이 주로 가는 올드타운은 풍부한 운전경험이 없는 분들은
고생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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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 기와가 인상적인 리스본 시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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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차가 오면 피해줘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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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오면 오는대로 비켜주고 다시 길 가운데로 스며드는 사람들


어떤 골목은 어찌나 좁은지 미러를 꺾어서 통과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리고 언덕들의 경사가 심해 68마력급
경차로는 어느정도 속도가 붙어있어도 2단으로 주행하면 속도가 점점 줄어 1단으로 올라가야했던 경우도 
꽤 많았습니다. 길거리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을 보면 80% 이상이 수동인듯 합니다. 드레스 차려입은 예쁜 젋은 
여성이 수동차량을 언덕에 한방에 주차하고 휙 내려 카페로 들어가는 모습은 상당히 이색적이었습니다.


2. 해치백, 웨건 천국

다른 유럽의 나라들도 비슷할것 같지만 포르투갈의 경우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차들을 경차와 경차가 아닌 차로
나눌 수 있고 남은 차들 중에서는 웨건 혹은 해치백이 반 이상인 느낌입니다. 세단이나 SUV는 드물어요.
실용적인 면을 중시하는 유러피언들의 사고방식이 느껴졌달까요. 전 원래 웨건이나 해치백을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이번에 여행 다녀와서 해치백이 너무 이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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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백도 이쁘다는 생각을 처음 심어준 차량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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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웬만하면 해치백 아니면 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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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지나가다 들린 고속도로 휴게소의 양옆의 차도 웨건. E46 웨건은 북미에서도 정말 보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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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서 실물을 처음 본 Civic Sport 해치백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큰 차를 지향하는것 같으나 지형이나 통행량을 보면 이런 차종 구성과 비율이 더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경차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 몰아보니 도심에선 그렇게 편할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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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다니기에 딱 알맞았던 적재공간. 짐이 불어나도 뒷좌석 접으면 되니 걱정은 없었습니다.


3. 추월차로로서의 엄격한 고속도로 1차선 사용

고속도로에 오르고 나서 그리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1차선이 비워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럽의 
전반적인 도로주행 교육과 고속도로 이용법이 그렇게 발달되어 있다더니 포르투갈 역시 그러한 부분들이 잘 
느껴졌습니다. 일부 구간은 차선별로 제한속도가 다르게 표시되어 있고 빨리 갈 차량들은 안쪽 차선으로 
주행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인상깊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상깊었던 것은 1차선에서 계속 주행하는 차량이 정말 
없었습니다. 고속도로에 차가 별로 없어도 1차선은 추월할때만 이용하고 곧바로 바깥쪽 차선으로 옮겨타는걸 
보면서 많이 감탄했습니다.


지방으로 가는 고속도로에는 신기할 정도로 차가 거의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속도제한은 100~110km/h이나 대부분 차량들은 평균시속이 140~150km는 되보였습니다. 저는 
처음엔 경찰도 어디 있을지 모르고 해서 조심한다고 정속으로 달렸으나 이 나라는 카메라도 없고 패트롤하는 
경찰도 거의 없더군요. 일주일동안 고속도로에서 경찰차를 본것이 딱 한번이었습니다. 저도 나중엔 그들처럼 
140km/h씩 밟아대기 시작했습니다. 68마력 주제에 그 속도에서도 편안하게 잘 달리더군요. 이번에 일주일간 
108을 타보며 푸조에 대한 인상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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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앞 차와 노란 삼각형 두개이상 간격을 유지해야 안전하다고 알려주는 표지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시각적으로 앞차와의 간격을 계속 주지시키기 때문에 꽤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포르투갈 사진 몇장 더 보여드리고 글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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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주변 풍경이 남산 같았는데 마침 앞에 현대 그레이스 스타렉스가 있으니 잠시 한국에 온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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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중심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Castle Pena. 좀 롯데월드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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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le Pena를 둘러싸고 있는 돌장벽과 그 밑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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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남부는 야자수로 인해 더운지방 느낌이 물씬 납니다. 도로도 좀더 널찍했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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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오가 있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지만 차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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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플라잉스퍼를 포르투갈 남부에서 볼줄은 몰랐네요. 옆은 역시 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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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런 배경과도 잘 어울리던 Z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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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위의 작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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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곳을 드론으로 촬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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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타운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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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타운에는 클래식카가 워낙 많아서 E46 정도면 모던카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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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포르투갈의 전통간식이자 제일 흔한 간식인 에그 타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