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번 회원님들의 좋은 사진과 글귀만 보다가 처음 포스팅을 합니다.
충남 천안에서 왜건과 해치백을 운용하며 서식중인 눈팅족입니다.


1월 중순경 눈이 소복히 쌓이던 날
올겨울 해보고 싶었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눈이 쌓인 도로를 나홀로 드라이브 후 
라면과 커피를 마시는 일
코스는 629번 지방국도 마곡사 가는 길로 택했습니다.

단순한 전륜 + 윈터 조합.

통행량이 적은 도로라고 예상되어 이 코스를 택했으나, 

이미 아침 시간이 지나서인지 차량이 다닌 흔적이 있었습니다.

전방에서는 눈보라가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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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분 정도 주행하다 산 중턱쯤에서

승합차가 체인을 감고 있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은 위험하다 판단되어 차를 돌려

주행 중 지나가며 미리 점찍어둔 

라면과 커피를 마실만한 곳에 차를 주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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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하우스에 눈이 붙어 있어 마치 다운 스프링을 한 효과처럼 보이네요.

도심속에서 도장면에 여러 분진이 쌓이는 것과는 반대로

눈길 주행 후 이런 더러움은 저에게는 즐거움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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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가 옆에 준비해온 테이블과 의자를 설치합니다.

그리고 준비해온 사발면에 불을 붓기 위해 물을 끓입니다.

설경속에 옆에는 조그마한 시냇물도 흐르고 있어 제법 운치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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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아이의 카시트 보호패드를 꺼내어 바람막이로 사용합니다.

덕분에 바람은 어느정도 차단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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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이 좋아서인지 금새 물이 끓고

면이 익어 한젓가락 먹어 봅니다.

역시나 라면은 이런 곳에서 먹어야 제맛입니다.

자연 보호를 위해 국물은 남김없이 뱃속에 저장함이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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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빠짐없이 즐기기 위해서 

핸드밀까지 준비했으나

산골에서 불어오는 눈보라 때문에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아

차안에서 손을 녹이며 원두[안티구아]를 갈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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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끓이고 드립을 하지만 

추운 날씨에 순식간에 물온도가 낮아져 

커피맛이 떨어질까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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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력을 유지할 수 있는 텀블러를 준비했어야 하는데

컵이 에러입니다.

그래도 주변을 감상하며 잠시동안의 낭만에 빠지기에는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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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는 중간에 

오프로드 튠을 한 루비콘 한대가 마치 오늘을 기다려왔다는 듯

돌격 모드로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4륜 뽐이 안올래야 안올수 없더군요.


다녀간 사람의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커피 한방울도 흘리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이상 드라이브를 가장한 음식물 섭취 경험기였습니다.

두서없는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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