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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탱을 구입하기 전 기존에 타던 차량은 혼다의 CR-V였습니다.
2.4 휘발유 모델이라 연비가 좋지는 않았지만 잔고장이 없었고
실내 공간도 넓고 뒷시트를 폴딩해서 원룸 이사를 도와준 것만 3번이였습니다.

2년동안 소모품들만 열심히 갈아주면서 탔고 
4만9천km의 차를 구입하여 13만이 다 되어서 팔았으니
정말 잘 타고 다녔죠.

그러다 이래저래 안 좋은 일들이 생겨 기분전환이 필요했고
차의 시세+통장의 현금을 생각해서 그동안 드림카였던 머스탱을 사기로 합니다.

동호회에서 1인소유의 개인매물을 보았고 눈오는 밤 친구두명과
청주까지 내려가서 차를 보고 판매자분께 꼭 제가 사겠다고 말했고
그때부터 차를 팔기전까지 초조한 시간이였지만
계약금도 필요 없으시다며 저를 믿어주시고 기다려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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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CR-V 동호회에 올렸고 설 연휴에 차를 보러오신 분이 아니라

그분의 추천으로 다른분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오셔서 구입을 하신다고 하고

같이 구청으로 명의 이전을 하러 갔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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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자분을 먼저 내려드리고 주차를 하고 시동을 끄고 옆에차가 빠지기를 기다리는데
나가시면서 제차를 긁어주십니다.....

순간 머리속에선 구매를 취소하시면 어쩌나 등등의 생각으로 
짜증이 났지만 구매자분이 허허 웃으시며 자신이 덴트샵을 운영한다고 말씀하시네요. 

현금 몇만원을 이야기했는데 가해자분께서는
뭔가 안좋게 보시고 보험 처리를 하자시고 출동까지 부르십니다.

상대방 보험 직원분도 웃으시며
이건 100프로 상대방 과실이라고 하십니다.

다행이 구매자분도 별거 아니라고 이해해주셨고
이 상황은 잘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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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의이전을 하는데 몇번 중고거래를 해봤다고

처음해보시는 구매자분에게 이거저거 설명을 해드리는데

솔직히 기분이 너무 좋지 않더군요.


전날 밤 차에 짐들을 싹 비우고 30분동안 멍하니 운전대를 잡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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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부슬부슬 오던날, 차를 보내고 쓸쓸히 집으로 걸어옵니다.


그리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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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탱을 보러 가던날 함께했던 친구 두명과 함께 

속버스를 타고 청주를 내려가서 차를 가지고 왔습니다.


머스탱 판매자분도 제가 차를 팔았을때와 같은 기분이셨는지

명의이전이 끝나고 쓸쓸한 표정으로 뒤도 안돌아보시고 가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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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년식 10년형, V6의 4009CC엔진인데

큰 배기량에 비해 고작 200마력이 갓 넘는 스펙이라

뒤에서 가끔 똥침 놓는 차들이 있어도 참아야 합니다.


그래도 강변북로를 느긋하게 달리는 운전석에 앉아있으면

이보다 더 기분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는 차를 같이 보러 갔던 친한 친구 둘과 함께 각자의 차를 가지고 

강원도를 시작으로 7번국도를 따라 내려가는 여행을 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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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숙소는 아는 분의 소개로 속초쪽이였고

느지막히 출발을 해서 가평휴게소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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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쪽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국도를 신나게 달리다가 잠시 쉬어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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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대로 사진을 올리면 좋은데 순서가 뒤죽박죽이네요...)

7번국도를 따라서 내려오면 좋은 점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친구 둘과 각자 무전기로 연락을 하면서

예쁜 곳만 있으면 차를 세우고 바다를 풍경삼아 사진을 찍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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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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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쪽이였던걸로 기억을 합니다.

낮에는 계속해서 달리다가 멈춰서 바다를 구경하고

밤에는 아래 도시로 이동을 했는데 항상 12시가 넘어서 숙소를 잡으려하니

남자 셋이서 모르는 동네에서 숙박 할 곳을 찾기란 쉽지 않더군요.


차가 3대가 동시에 움직이다 보니 방 하나에 차3대를 세울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한 모텔에서는 방가격도 괜찮고 주차관련해서 여쭤봤더니

기계식 주차장이라 널널하다고 당당하게 괜찮다고 하시면서

"SUV나 낮은 스포츠카 같은 차들만 아니면 상관없어요"라셔서 

쓸쓸히 빠져 나왔던 기억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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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달려서 남해까지 내려왔습니다.

이날은 서울로 올라가는 날 이였는데 여기서 계속해서 감탄을 하며 해가지는 풍경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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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동안 내내 일어나서 달리고 바다보고 달리고 밥먹고 달리기만 했습니다.

한차에 셋이 타고가는 것도 좋았을 것 같은데

차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면서 무전기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갔더것이

1년이 다되어가는 지금도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고 그때가 그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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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머스탱 클럽을 보다가 이 차량을 봅니다.

06년식 4.6L 무려 V8의 컨버터블 모델.


이 차를 보고 며칠을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자주가는 카페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중

저멀리서 심상치 않은 배기음의 차가 옵니다.


차량은 머스탱이였고 그릴에는 커다란 안개등이 켜져있고

GT룩의 머스탱이겠구 싶었는데 그러기엔 V6의 배기음이 아닙니다.


바로 매물로 올라와있던 차량이였고 웅장한 배기음에 반해서 

바로 판매자분에게 이런 사정을 이야기하고 며칠 뒤 차를 보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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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잘 타던 차를 매물로 올립니다....


차를 보러가서 시동을 거는 순간 주차장으로 퍼지는 배기음을 듣고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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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주차장에서 앞차가 시동도 걸지않고 D레인지로 옮기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고 그대로 차가 흘러서 제차를 박았습니다.


또다시 CR-V때의 악몽이 떠올랐지만

큰소리가 난 거에 비해 흠집은 미세하게 났고

열심히 컴파운드로 문질러서 다시 깨끗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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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국 머스탱 GT 컨버터블을 제명의로 등록을 했습니다.


배기음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가 없을정도로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V6의 배기음을 부르르릉~으르릉~ 정도로 표현하자면

V8의 배기음은 괄괄~거린다는 정도로 표현할 정도로

V6의 소리와는 사뭇 다른 소리를 냅니다.


개인적으로 서울에서 일산가는 자유로를 느긋하게 달리는 걸 좋아하는데

거기에 오픈에어링과 괄괄대는 배기음까지 더해지니

그때만큼은 정말이지 다른 슈퍼카들이 부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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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스러운 디자인이 촌스러워 보여도

요즘 나오는 잘빠진 머스탱보다는 더 머슬카스러운 디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흔히들 머스탱을 감성으로 타는 차량이라고 하는데

느긋하게 배기음 들으면서 한량처럼 다닐때 차의 매력이 나옵니다.


굳이 코너링을 위해 스포츠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냥 날이 좋은 밤이면 탑을 열고 유유히 크루징을 하는 것 만으로도 너무 좋네요.

이 차의 매력에 빠지면 머스탱이여야만 한다, 

내지는 머스탱이니까 용서가 된다는 말을 이해하시게 될겁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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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문제로 당분간 타던 차들을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서 새벽까지 잠이 오지않아 주절주절 

써써그런지 내용이 참 두서가 없네요 ㅎㅎ


분명 테드의 고수분들에 비해선 저의 카라이프가 짧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가지고 계신 차량이 가장 좋은 차량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주 다니세요"라고

감히 제가 말을 하고 싶네요.




늦었지만 회원님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는 사고없이 즐거운 카라이프 되시길.^^